ks24 SK하이닉스, 매출 첫 100조원에 영업이익률 80%…AI 메모리 호황 어디까지
- - 3분기 매출 104조6155억원·영업이익 83조3338억원…사상 최대 실적 - - 영업이익률 1년 새 33%p 급등…메모리 가격 상승·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 - - HBM4·서버용 DDR5·321단 낸드 성장 견인…4분기 HBM4 주력 전환
- 박병두 기자
- 기사등록 2026-10-29 12:55:20
2030년까지 메모리 공급 부족 전망…2027~2028년 생산능력 절반 이상 장기계약
내년 용인 공장 가동·설비투자 확대…100조원 규모 주주환원 추진

자료=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올해 3분기 영업이익률 80%를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47%였던 영업이익률이 1년 만에 33%포인트 상승했다. 인공지능(AI) 메모리 수요 증가에 따른 제품 가격 상승과 고대역폭메모리(HBM), 서버용 D램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판매 확대가 수익성 개선을 이끌었다.
특히 이번 실적은 매출 증가뿐 아니라 매출에서 영업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높아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가 메모리 수요를 끌어올리는 가운데 SK하이닉스가 고부가가치 제품을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하면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것이다.
SK하이닉스가 28일 발표한 2026년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104조6155억원, 영업이익은 83조3338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28%, 영업이익은 632% 증가했다. 분기 매출이 100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79조3187억원에서 32%, 영업이익은 60조5426억원에서 38% 늘었다. 영업이익 증가율이 매출 증가율을 웃돌면서 영업이익률도 전 분기 76%에서 80%로 상승했다.
당기순이익은 39조77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6% 증가했지만, 전 분기 93조9226억원보다는 58% 감소했다. SK하이닉스는 이번 발표에서 순이익의 전 분기 대비 감소 원인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영업이익률 80%의 배경…메모리 가격 상승과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
SK하이닉스의 수익성이 급격히 개선된 배경에는 AI 메모리 시장의 수요 확대와 주요 제품 가격 상승이 자리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AI 메모리 수요 증가로 주요 제품 가격이 상승한 시장 환경 속에서 고부가가치 제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제품별로는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인 HBM4 출하가 본격화됐고, 서버용 DDR5 판매도 크게 증가했다. 이들 제품이 D램 실적 성장을 견인했다.
낸드플래시 부문에서도 321단 TLC 기반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판매가 확대됐다. AI 데이터센터에 사용되는 고성능·고용량 저장장치 수요가 증가하면서 낸드에서도 고부가가치 제품의 성장세가 이어졌다.
이처럼 D램과 낸드에서 고부가 제품 판매가 확대된 것이 수익성 개선의 주요 배경이다.
다만 제품별 매출액이나 영업이익, 가격 상승률, 원가 절감 기여도는 이번 실적 발표에서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따라서 영업이익률 상승분 가운데 HBM4와 DDR5 판매 확대, 제품 가격 상승이 각각 어느 정도 기여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확인되는 사실은 AI 메모리 수요 확대와 주요 제품 가격 상승, 고부가 제품 판매 증가가 동시에 나타났고, 이 과정에서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증가율이 매출 증가율을 크게 웃돌았다는 점이다.
HBM4가 4분기 주력 제품으로…첨단 D램·낸드 생산 전환 가속
SK하이닉스는 수익성 개선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 차세대 메모리 생산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다.
우선 올해 4분기 HBM4 출하량과 매출이 기존 주력 제품인 HBM3E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HBM4가 회사의 새로운 주력 HBM 제품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급증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연말까지 M15X 생산시설의 생산능력을 최대한 끌어올려 HBM4 공급을 확대할 방침이다.
일반 D램에서는 10나노급 6세대(1c) 공정 비중을 빠르게 높인다. 서버용 DDR5와 AI 서버용 저전력 메모리 모듈인 LPDDR5 SOCAMM 판매도 늘려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사업구조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낸드에서는 올해 4분기 중 주력인 321단 공정 비중을 국내 생산능력의 절반 이상으로 높일 계획이다. 이를 기반으로 고성능·고용량 eSSD 공급을 확대한다.
중장기적으로는 고대역폭플래시(HBF)와 시스템 최적화 기술을 활용해 낸드를 AI 서비스의 처리량과 경제성을 높이는 핵심 제품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이같은 제품 전략은 AI 서버용 메모리와 저장장치 수요 증가에 대응하면서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판매구조를 강화하려는 것이다.
AI 투자 확산에 2030년까지 메모리 공급 부족 전망
SK하이닉스는 AI 메모리 시장의 수요 증가세가 중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소프트웨어 개발과 고객 응대, 검색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 활용이 생산성 향상과 새로운 매출 창출로 연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AI 사용량이 증가하면서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관련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는 구조가 자리 잡았다는 설명이다.
특히 AI 투자의 주체가 소수 대형 기술기업에서 일반 기업과 국가 차원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인프라 시장이 앞으로도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의 근거다.
메모리 수요도 새로운 분야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단기적으로는 기업용·개인용 AI가, 중장기적으로는 자율주행과 로보틱스 등 피지컬 AI가 수요 증가를 이끌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공급 측면에서는 첨단 반도체 공정의 기술적 난도가 높아지고 신규 생산시설 건설에 긴 시간이 필요한 점을 제약 요인으로 제시했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는 2030년까지 메모리 수요가 공급을 웃도는 구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장기공급계약으로 2027~2028년 생산능력 절반 이상 확보
SK하이닉스는 수익성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장기공급계약(LTA)도 확대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 대형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CSP)를 포함한 14개 주요 고객과 장기공급계약을 체결했다. 확보한 계약 물량은 2027년과 2028년 전체 생산능력의 50% 이상에 해당한다.
일부 고객과는 통상 5년인 계약 기간을 더 연장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특히 계약 가격은 고객과 합의한 범위 안에서 시장 상황을 반영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장기계약 확대는 향후 생산 물량의 상당 부분에 대해 판매처를 확보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메모리 산업 특유의 수급 변동에 대응하고 생산 및 투자계획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다.
지난 10월 SK하이닉스 곽노정 대표이사 사장(왼쪽)이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오른쪽)에게 용인 클러스터 내 ‘트리니티 팹’ 구축 현황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SK하이닉스]
내년 용인 1기 공장 가동…반도체 소부장 공급망에도 변수
SK하이닉스는 장기계약을 통해 확보한 수요를 바탕으로 생산능력 확충에 나설 계획이다.
2027년에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1기 팹(반도체 생산공장)이 본격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국내외 생산 인프라 투자가 활발해지면서 전체 투자 규모도 올해보다 크게 늘어날 것으로 회사는 전망했다.
다만 구체적인 투자금액은 고객 수요와 제품 경쟁력, 수익성, 투자 효율성을 검토해 투자 규모와 시기를 탄력적으로 조절할 방침이다.
이러한 생산능력 확대 계획은 국내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업계에도 중요한 산업적 변수다.
HBM4 생산 확대와 첨단 D램 공정 전환, 고적층 낸드 생산 확대에는 관련 제조장비와 공정 소재, 부품 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순현금 98조7000억원…100조원 규모 주주환원 추진
실적 증가와 함께 SK하이닉스의 재무구조도 개선됐다. 3분기 말 현금성 자산은 114조5000억원으로 전 분기 말보다 26조5000억원 늘었다. 차입금은 2조8000억원 감소한 15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순현금은 98조7000억원으로 확대됐다.
SK하이닉스는 이 같은 재무 여력을 바탕으로 대규모 설비투자와 주주환원을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이날 2026 회계연도 기준 현금배당 30조원 이상, 자사주 매입 및 소각 60조원 이상 등 총 약 100조원 규모의 주주환원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잉여현금흐름(FCF)의 50% 이상을 주주에게 환원하겠다는 방침에 따른 것이다.
자사주 매입 및 소각 계획에는 지난 8월 발표한 40조원이 포함된다. SK하이닉스는 해당 자사주 매입을 지난주 완료했으며 조만간 소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3분기 현금배당 14조원과 자사주 매입 20조원을 결의했다. 새로 매입할 자사주 가운데 10조원은 주주환원 목적으로 전량 소각할 예정이다. 나머지 약 10조원은 임직원 보상용으로 활용하며 주주환원 규모에는 포함하지 않는다.
3분기 배당금은 주당 2만원으로 결정했다. 실적 개선을 반영한 배당 1만원과 일본 반도체 기업 키옥시아 투자 성과에 따른 특별배당 1만원으로 구성된다.
SK하이닉스는 앞으로도 영업 실적을 기반으로 배당 규모를 결정하고, 전략적 투자에서 상당한 수익이 발생하면 특별배당을 추가하는 한편 자사주 매입도 매 분기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솔리다임 IPO 검토 중단…전략적 투자 성과는 주주환원
SK하이닉스는 미국 낸드플래시 자회사 솔리다임(Solidigm)의 기업공개(IPO) 검토를 중단했다. 솔리다임 상장을 통해 외부 투자자금을 유치하고 생산시설 확충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려던 계획을 재검토한 결과다.
솔리다임은 SK하이닉스가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을 인수하면서 확보한 미국 자회사로,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를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CEO)은 이날 실적발표에서 “IPO는 외부 자본을 활용해 솔리다임의 생산시설 확충 재원을 마련하고, 당사의 투자 부담을 덜어 주주환원 여력도 넓히기 위한 방안이었다”며 “다만 최근 금융시장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현 시점에서는 당초 기대했던 효과를 충분히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검토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솔리다임 IPO 검토 중단은 상장을 통한 외부 자금조달 계획을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는 의미다.
곽 CEO는 이와 함께 전략적 투자를 통해 확보한 수익을 주주에게 환원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그는 “당사는 전략적 투자가 결실을 맺으면 그 대부분을 주주들과 나누는 것을 원칙으로 삼아 왔다”며 “미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줄어들 수 있는 주주환원 여력을 그 성과로 채워, 지속 성장을 위한 투자는 과감하게 이어가면서도 주주 이익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원칙에 따라 올해 실현한 키옥시아 투자 수익을 특별배당으로 돌려드리기로 했다”며 “앞으로도 당사는 이 원칙을 변함없이 지켜나가며 주주들이 전략적 투자의 성과를 직접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영업이익률 80% 유지될까…가격·제품 구성·공급 확대가 관건
이번 실적에서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매출 증가 속도보다 영업이익 증가 속도가 더 빨랐다는 점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28%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632%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47%에서 80%로 상승했다.
AI 메모리 수요 증가에 따른 가격 상승과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가 동시에 작용하면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SK하이닉스는 4분기 HBM4 주력 제품 전환, 첨단 D램과 낸드 생산 확대, 장기공급계약 확보 등을 통해 성장 흐름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내년에는 매출과 이익 규모를 한 단계 더 키운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그러나 이번 분기의 영업이익률 80%가 앞으로도 지속될지는 별개의 문제다.
메모리 수급과 제품 가격, 고부가 제품의 판매 비중, 신규 생산시설 투자 규모와 생산 효율 등이 향후 수익성을 판단하는 주요 변수다. 특히 SK하이닉스가 전망한 중장기 공급 부족이 실제 시장에서 어느 정도 지속되는지가 중요하다.
SK하이닉스는 “앞으로도 견조한 메모리 수요 성장과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성과를 만들고, 이를 주주와 꾸준히 나누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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