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장마가 물러간 후, 기온이 급격히 떨어졌다. 길었던 여름에 갇혀 있던 계절의 색은 재빨리 가을의 옷으로 갈아입으며 사람들의 마음을 조급하게 만든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가을은 낭만적이고 화려하지만 체감하기에 1년 중 가장 덧없이 짧은 계절이기 때문이다. 무더위 속에서 선선한 날씨를 애타게 기다리다 보면, 어느새 찾아온 강력한 동장군 앞에서야 가을이 이미 떠났음을 뒤늦게 알아차리곤 한다. 이처럼 짧고 놓치기 아쉬운 계절, 낭만 가득한 가을날의 추억을 하나 더할 수 있는 서울의 새로운 명소를 찾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오늘 찾아가 볼 서울의 풍경 맛집은 바로 ‘용양봉저정공원’이다. 사실 이곳이 현재의 모습을 완성한 것은 2021년으로 이미 몇 해가 흘렀다. 그러나 지난달 성황리에 마무리된 ‘서울 세계불꽃축제’의 명당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비로소 더 많은 시민들이 찾는 서울 명소로 우뚝 섰다. 동작구 주민이 아니라면 이름조차 생소하고 쉽게 기억하기 어려운 명칭일 수 있으나, 막상 이곳을 찾아 구석구석 거닐어 보면 왜 이 장소가 사랑받는지 그 이유를 즉시 깨닫게 될 것이다.
용양봉저정공원은 노량진 취수장 주변에 조성된 녹지 공원이다.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면, 조선 제22대 임금 정조가 아버지 사도세자가 묻힌 수원 현륭원을 방문할 때 잠시 쉬던 정자가 바로 ‘용양봉저정’이다. 한강을 건너기 위해 배를 기다리며 머물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해 지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도 용양봉저정공원을 오르기 위해 지하철 9호선 노들역 3번 출구로 나와 걷다 보면 가장 먼저 ‘용양봉저정’을 마주하게 된다.
용양봉저정을 지나 5분 정도 노들로를 따라 걷다 보면 본격적으로 공원으로 오르는 산책로를 보게 된다. 사실 규모가 제법 큰 공원으로 바로 옆 ‘더 한강 카페’ 또는 ‘구립 실버센터’에서 전망대로 향하는 길도 있지만 결국 모든 산책로는 연결된다.
용양봉저정공원 내에는 일루미아트리, 그림자 포토, 어린이 놀이터, 쉼터와 데크길, 하늘 전망대 등으로 조성되어 있다. 그중에서도 어린이들이 도심 속 자연에서 즐길 수 있도록 만든 모험 놀이시설은 무척이나 인상적이다. 또한 야경 감상을 위해 찾아온 이들을 위해 꾸며 놓은 발자국 조명은 오르막길을 오를수록 점점 두 발자국 사이가 가까워진다. 따로 걷기 시작했지만 결국 걸을수록 하나가 되어 걷는다는 통합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해가 지기 시작하면 산책로에는 하나둘 조명이 켜진다. 깊어진 가을, 떨어진 낙엽과 어우러진 노란빛 조명은 예상보다 더욱 감성적이고 낭만적이다. 슬로프와 계단을 따라 정상을 향해 조금씩 올라가다 보면, 나무 틈 사이로 서울의 야경이 힐끔힐끔 모습을 드러내고, 저절로 감탄사가 흘러나온다. 전망대에 도착하면 인생 사진을 남기기 좋은 쉼터와 조형물이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거기서 멈춘다면, 그것은 함정! 멍석이 깔린 산책로를 따라 단 5분만 더 걸어보자. 그러면 오늘의 최종 목적지인 하늘 전망대에서 후회 없이 가을빛으로 물들어 가는 서울의 풍경과 한강의 야경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지하철 9호선 노들역 3번 출구로 나오면 용양봉저정공원이 가까이 있다. ©김주연

동작구 흑석동에 위치한 용양봉저정공원 ©김주연

조선 22대 정조가 아버지 사도세자의 능을 방문할 때 쉬어가던 ‘용양봉저정’ ©김주연

용양봉저정을 지나 노들로로 5분 정도 걸으면 공원 입구를 만날 수 있다. ©김주연

용양봉저정공원 안내도 ©김주연

계단과 데크길을 따라 산책을 즐길 수 있다. ©김주연

공원 내 아이들이 좋아하는 숲속 놀이터 ©김주연

해 질 녘 데크길에는 조명이 들어와 낭만적인 산책을 즐길 수 있다. ©김주연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발자국 조명 ©김주연

멋진 야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용양봉저정공원 ©김주연

곳곳에 쉼터와 벤치가 놓여 있어 데이트를 즐기기 좋다. ©김주연

전망대에 마련된 쉼터와 인증 사진 조형물들 ©김주연

전망대에서 바라본 한강의 풍경이 아름답다. ©김주연

첫 번째 전망대에서 뒤로 보이는 멍석 깔린 산책로 ©김주연

용양봉저정공원 하늘 전망대에서 바라본 야경 ©김주연

하늘전망대에서 여의도 풍경까지 조망할 수 있다. ©김주연

서울의 야경과 함께 가을밤의 낭만을 만끽할 수 있다. ©김주연
○ 위치 : 서울시 동작구 본동 산3-9
○ 교통 : 지하철 9호선 노들역 3번 출구 도보 20분
○ 운영시간 : 연중무휴 24시간
○ 입장료 : 무료

시민기자 김주연
소소한 서울의 아름다움을 담아내는 서울시민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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