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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10 합리적 럭셔리vs프리미엄 SPA…패션시장 ‘경계’가 무너진다 - - 불경기 소비트렌드 변화에 중간지대 시장 재편 본격화 출처 : 한국섬유신문(http://www.ktnews.com)
  • 박병두 기자
  • 기사등록 2025-10-22 13:0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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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패션브랜드 계층구도가 흔들리고 있다. 예전에는 ‘럭셔리=플렉스’, ‘SPA=가성비’라는 차이가 뚜렷이 존재했지만, 최근 불경기를 맞아 럭셔리 브랜드는 합리적 가격대 제품을 강화하고 SPA는 프리미엄 라인을 신설하면서 ‘가심비’를 화두로 한 중간지대로 패션시장이 재편되는 추세다.

SPA와 럭셔리 산업이 거대한 중간지대를 구축하는 추세다. 사진=게티이미지


럭셔리 성장둔화, SPA는 소폭 상승세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과 관세 인상, 환율 변동이 겹치면서 패션소비가 위축되고 있다. 특히 고가 명품 브랜드의 중산층 수요가 빠르게 이탈하면서 럭셔리 시장은 15년 만에 역성장을 기록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베인앤드컴퍼니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럭셔리 시장 규모는 3630억 유로로 –2% 감소했고, 2025년은 –5%~+2%의 보합세 혹은 소폭 역성장이 예상된다. 이는 가격 인상 누적, 글로벌 불확실성 증가, 관광소비 약화가 겹친 결과다.

반면 SPA는 합리적 가격, 빠른 기획·생산, 옴니채널 효율성을 기반으로 소비 둔화의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불황 속에서도 유니클로·자라·H&M 등 주요 브랜드가 모두 실적 개선을 보이며, 포춘 인사이트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SPA 시장 규모는 2025년 1628억 달러 규모로 전년 대비 10% 확대될 전망이다.

럭셔리 시장이 심각한 양극화와 더불어 소폭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구찌


럭셔리 양극화 속 가격인상 피로도 심화

럭셔리 산업 내부에서는 뚜렷한 양극화가 진행되고 있다. 대표적 럭셔리 기업 LVMH의 지난 3분기 그룹 매출은 1% 플러스로 전환했지만, 핵심 산업인 패션·레더 부문은 –2%로 여전히 부진했다. 또 다른 대형 럭셔리 기업 케링의 지난 상반기 총매출은 16% 감소했고 주요 브랜드인 구찌 매출은 –26% 급감, 순이익은 반토막 났다.

반면 하이엔드 럭셔리 및 하이주얼리의 초격차는 더욱 강화했다. 에르메스는 상반기 매출 8% 증가를 기록하며, 영업이익률 41.4%의 독보적인 성장세를 이어갔다. 리치몬트 역시 카르티에, 반클리프앤아펠 같은 하이주얼리 부문의 선방으로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심각한 양극화와 더불어 럭셔리 성장 둔화에 영향을 미친 주요 원인 중 하나는 가격 인상 전략이다. 팬데믹 이후 3~4년간 LVMH·샤넬·구찌 등 주요 럭셔리 브랜드의 가격은 평균 30~40% 올랐고, 불황에 직면한 소비자들의 피로감을 넘어 이탈을 유발하고 있다.

이 틈새를 파고든 것이 바로 합리적 럭셔리다. 많은 브랜드들이 고가 제품 라인과는 별도로 입문가 제품군을 강화해 소비층을 넓히는 전략을 취하고 있고, 코치(Coach), 토리버치(Tory Burch), 마이클 코어스(Michael Kors) 같은 중저가 브랜드들이 아웃렛 이미지를 벗고 중산층의 소비 대안으로 자리 잡고 있다.

H&M이 유명 디자이너 글렌 마틴스와 협업 컬렉션을 선보였다. 사진=H&M


소폭 성장 중인 SPA, 프리미엄 전략 강화

SPA 시장은 불경기 속에서 소폭 상승한 가운데, 프리미엄 베이직, 감성 디자인, 고급 소재 중심으로 전략을 전환하고 있다.

유니클로 모회사인 패스트리테일링의 2025 회계연도 매출은 9.6% 상승했으며, 순이익도 두 자릿수 상승을 기록했다. 특히 북미 매출은 +24.5%, 유럽은 +33.6%로 지역 다변화가 가시적이었다. 유니클로는 ‘라이프웨어(LifeWear)’ 콘셉트을 내세워 르메르·질 샌더 등 디자이너 협업 및 고급 소재 라인 강화로 SPA의 프리미엄화 흐름을 선도했다.

자라 모회사 인디텍스 역시 올해 상반기 매출이 1.6% 성장했으며, 특히 8~9월에는 현지통화 기준 +9% 상승해 양호한 가을 시즌을 시작했다. ‘자라 스튜디오(ZARA Studio)’와 ‘조인 라이프(Join Life)’로 고급소재와 지속가능성을 결합한 “에코 프리미엄” SPA 모델을 구축 중이다.

H&M 그룹 역시 2025년 6~8월 분기 매출 2% 상승한 가운데 총이익률은 52.9%로 개선했으며, 10월 말에는 메종 마르지엘라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글렌 마틴스와 협업한 캡슐 라인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들 SPA 브랜드는 중국계 울트라패스트패션과의 저가 경쟁을 피해 디자이너 협업을 다양화하고 캐시미어·수피마 코튼·실크 블렌드 등 고급 소재를 확대하는 등 ‘프리미엄 베이직’으로 시장 이동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SPA와 럭셔리 사이 ‘중간지대 재편’

럭셔리와 SPA가 각각 완만한 하락과 소폭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시장 경계는 빠르게 허물어지고 있다. 에르메스가 상징하는 최상위층과 쉬인으로 대표되는 최저가층을 제외한 ‘거대한 중간지대’가 구축된 것이다.

럭셔리 브랜드가 스몰 럭셔리 위주의 입문 라인을 강화하고, SPA 브랜드는 소재와 디자인, 마케팅을 고급화하며 앞으로 가격대·구매경험·유통 채널이 겹치는 지점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패션 피라미드가 붕괴되는 상황에서 소비자는 더 이상 가격이나 로고로 지출을 결정하지 않는다. 앞으로는 럭셔리나 SPA라는 카테고리에서 벗어나 ‘가격 대비 가치’, ‘디자인·감성’, ‘브랜드 정체성’이 동시에 충족되는 브랜드가 소비자의 선택을 받게 될 전망이다.
 
Tag#럭셔리#S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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