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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24 “지금이 기회”…英·유럽, 美 외국인 인재 ‘스카웃’ 경쟁 - - 美 H1B 비자 수수료 갈등 여파, 실리콘밸리 등 인재 사냥 나서 소셜미디어에 다양한 조건 채용공고, “AI·반도체 인재 확보의 기회” - - “美와 달리 안정된 삶, 고임금, 풍부한 인프라, 비자·이주비 지원” 등 제시 - - 美 정부 ‘비자 조건 완화’ 등 불구, 외국인 인재들 여전히 “불안”
  • 박병두 기자
  • 기사등록 2025-10-07 12:3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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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과 유럽 각국에선 실리콘밸리의 외국인 인재들을 스카웃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다.[이미지=펙셀]


트럼프 행정부가 H-1B 비자 수수료를 종전의 10배인 10만달러까지 인상하면서 사실상 실리콘밸리를 비롯한 미국의 테크산업에 종사하는 외국인 직원들이 불안과 혼란을 겪고 있다. 그 중엔 ‘아메리칸 드림’을 접고, 좀더 안정된 직장과 생활이 가능한 다른 주요국으로 눈을 돌리는 인재들도 늘어났다.

이때를 놓칠세라 최근 영국을 비롯한 유럽국들은 미국의 기술 인재들을 대거 스카웃할 기회를 노리고 있다. 영국은 금년 들어 실리콘밸리 빅테크의 투자를 대거 유치하는 등 유럽의 AI 최강국을 겨냥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 벌어진 이번 사건은 절호의 기회일 수도 있다.

영국이 가장 적극적으로 인재 사냥 나서

다른 유럽 각국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각국의 기술 스타트업들은 트럼프의 비자 변경에 환멸을 느낀 숙련된 외국인 근로자들을 흡수하기 위한 자국 정부의 전략과 정책적 노력을 촉구하기도 한다. 또한 미국에 환멸을 느낀 외국인 근로자들을 자신들에게 끌어들이기 위해 그야말로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백악관이 “바뀐 규정은 처음 비자 신청을 할 때만 해당된다”고 수정했음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러트닉 상무장관과 백악관 대변인, 그리고 연방정부 공보매체 등의 말이 서로 달라, ‘불확실성’만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통계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 H-1B 비자로 일하는 사람은 70만 명이 넘으며, 수십만 건의 신청에도 불구하고 매년 8만 5천 건만 발급되고 있다. 정책 변화는 미국 기업뿐 아니라 여러 국가의 외국인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BBC 뉴스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그 중 인도가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몇 년 동안 H-1B 비자 발급자의 70% 이상을 인도 국민이 차지했다. 다음으로 중국이 차지하고 있으며, 비록 절대 숫자는 작지만 한국도 5번째로 많다.

실리콘밸리가 있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전경. [출처=언스플레시]


이에 유럽 기업들은 나름대로 매력적인 공세를 펼치기 시작했다. 특히 영국이 그런 움직임의 선두에 서있다. 영국의 핀테크 유니콘 기업 ‘클레오(Cleo)’의 창립자 바니 허시 여는 ‘링크드인’과 ‘더 버지’에 “만약 미국을 떠나고 싶은 고급 인재들이 있다면 우리가 나서 적극 돕고 싶다”고 추파를 던지기도 했다.

그는 아예 자사의 런던 지사를 통해 이런 내용의 채용 공고를 무려 100개나 냈다. 채용 공고에서 이 회사는 H1B 비자로 어려움을 겪을 근로자들을 겨냥 “(비자문제로 미국에서 쫓겨나는) 삶을 송두리째 바꾸는 것이 당신의 계획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때로는 예상치 못한 변화에서 최고의 기회가 찾아온다”고 적극적인 스카웃 의사를 밝혔다.

영국의 기술 정책 및 스타트업 지원 단체인 ‘스타트업 연합’(Startup Coalition)도 발벗고 나섰다. 아예 공식적으로 영국 정부에 “트럼프 행정부의 H-1B 비자 단속을 적극 활용할 것”을 촉구했다. 미국행 인재들의 발길을 영국으로 돌리게 하는 적극적 정책을 주문한 것이다. 물론 그러기 위해선 높은 임금과 인프라, 생활 환경 등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런던에 본사를 둔 AI 비디오 스타트업이자 또 다른 유니콘 기업인 신테시아(Synthesia)도 미국의 고급 인재들에 대한 ‘이삭줍기’에 적극 나섰다.

공동 창립자 겸 CEO인 빅터 리파벨리(Victor Riparbelli)도 ‘링크드인’에 비슷한 글을 올렸다. 그는 “H-1B 비자 때문에 지금 많은 불확실성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다행히 실리콘 밸리와 똑같은 직업을 구하는 데 H-1B 비자 따윈 필요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행정부의 조치에 반감을 가진 실리콘밸리 인재들을 자사로 유인하려는 유럽 기업들이 내건 조건도 다양하다. 스코틀랜드 법률 AI 회사 ‘워즈미스’사는 “H-1B 비자 신청이 조금 까다로워 보인다면, 영국에서 잠깐 일해보고 싶은 엔지니어들을 위해 비자(수수료 1억4천만원을)를 지원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일단 영국에서 단기간 일해보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시 미국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비자 수수료를 지원하겠다는 뜻이다. 선뜻 실리콘밸리를 떠나 제3국에 둥지를 트는게 망설여지는 사람들을 회유하기 위한 것이다.

영국 런던 중심가 풍경.


유럽 기업, 美인재 겨냥 ‘구인’ 광고 홍수

이 밖에도 현재 ‘링크드인’과 X에는 ‘Definely’, ‘Exo Labs’, ‘Verto’와 같은 소규모 기술 기업의 창업자와 임원들이 올린 게시물이 넘쳐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인재 영입을 위해 (앞서 법률 AI 회사 ‘워즈미스’사처럼) 미국으로 다시 돌아가는데 필요한 H-1B 비자(수수료 지원)를 언급하고 있다. 이들은 또 실리콘밸리 인재들에게 높은 급여, 비자 및 이주 비용,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미국 근로자들이 현재 직면한 것보다 불확실성이 적다는 점을 약속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다시 백악관이 세계 유수 인재들의 비자 수수료를 폐지하려는 움직임으로 돌아서게했다. 미 행정부는 이번엔 특정 전문직종과 산업에 대해선 아예 수수료 면제를 약속했다. 백악관이 수수료 면제 대상에 가장 먼저 포함시킬 것으로 예상했던 집단 중 하나는 의사였다. 그러나 H-1B 비자는 기술 분야를 비롯해 연구소와 대학에도 필수적이다. 그래서 아직은 두고봐야 한다는 분위기다.

문제는 ‘불신’이다. 실리콘밸리와 빅테크 등 기업들은 정부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를 꺼리고 있다. 앞서 수수로 인상 발표 직후 기업들은 연방 정부가 변경조치가 시행되기 직전인 9월 21일 마감일까지 자사 직원들을 미국으로 복귀시키려고 애썼다. 그 후 사태가 진정된 후에도 여전히 직원들에게 출장 계획을 취소하고 그대로 미국 내에 머물도록 권고하고 있다.

미국 기업들은 트럼프의 정책이 얼마나 큰 타격을 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기술 인큐베이터 ‘Y Combinator’의 CEO 겸 사장인 개리 탠은 ‘더 버지’에 “빅 테크 기업들은 이러한 (비자 사태 등) 어려움을 헤쳐나갈 만큼 충분히 크지만, 스타트업들은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스타트업들은 그 만한 세금(수수료)을 감당할 수 없다”며 “AI 군비 경쟁이 한창인 상황에서 ‘비자 제도 변경’으로 인재들을 쫓아내는 것은 (유럽 등) 해외 기술 허브에 엄청난 선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MAGA’에 충실한 트럼프 행정부와 기술 업계는 여전히 서로를 불신하고 있는 분위기다. 특히 트럼프는 비자 제도를 빅테크 기업들을 견제하기 위한 유용한 채찍(혹은 당근)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그 때문에 업계의 불만따위는 그에게 큰 걱정거리가 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덕분에 실리콘밸리 등 미국의 외국인 인재들을 빼가려는 유럽과 영국의 ‘스카웃’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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