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미국 관세 정책에 국내 의료기기 산업이 피해가 예상된다.
미국의 의료기기 관세 정책이 국내 의료기기 산업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이 로봇·산업기계·의료기기 수입품에 대한 국가안보 조사를 개시하면서 한국 의료기기 업계에 미칠 파급 효과가 본격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지난 9월부터 관련 조사에 착수했다. 이는 향후 고율의 수입 관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번 조사는 마스크, 장갑, 주사기, 카테터 등 기초 의료 소모품부터 CT·MRI 장비, 인슐린 펌프, 심장박동기 등 첨단 의료기기까지 포괄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 기업들이 직면할 불확실성은 어느 때보다 크다는 전망이다.
미국은 이미 철강, 알루미늄, 자동차 등 다양한 품목을 국가안보를 이유로 규제해왔다. 이번 의료기기 조사 확대는 자국 내 공급망 자립을 강화하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해석된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의료 장비와 개인보호장비(PPE)가 전략물자로 부상하면서 미국은 해외 의존도를 줄이고 자국 내 생산을 확대하려는 기조를 분명히 하고 있다. 더불어 232조 관세는 대통령 교체에도 장기간 유지될 수 있다. 따라서 업계가 단기 대응을 넘어 중장기 전략 전환에 나서야 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
한국 의료기기 업계의 경우, 미국 시장은 꾸준히 주요 수출처로 자리 잡아 왔다. 하지만 관세가 현실화될 경우 가격 경쟁력이 크게 약화될 수 있다. 이는 중소·중견기업 중심의 산업 구조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강원지역의 최근 수출 실적만 보더라도 미국향 수출은 감소세를 보인 반면 대만, 브라질, UAE 등 신흥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이는 미국 의존도를 낮추고 시장 다변화를 가속화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
실제로 중남미 주요국은 한국산 의료기기와 의약품에 대한 인증 및 통관 절차를 잇따라 간소화하고 있다. 멕시코는 의료기기 위생등록 동등성 인정국으로 한국을 지정해 심사 기간을 대폭 단축했다.
파라과이와 파나마는 GMP 현장 실사를 면제했다. 에콰도르는 한국 약전을 자국 약전에 포함시키며 제도적 장벽을 완화했다. 이는 한국 기업들이 새로운 기회를 확보할 수 있는 긍정적 변화로 미국 시장 리스크를 상쇄할 대체지로 떠오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 의료기기 업계는 시장 다변화, 현지 생산 확대,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이라는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멕시코나 동남아시아 국가에 생산거점을 마련하면 관세 부담을 줄이고 북미 시장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가운데 단순 소모품 중심의 수출 구조에서 벗어나 AI 진단 장비, 디지털 헬스케어, 스마트 웨어러블 기기 등 혁신 제품을 앞세워야 한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정부는 무역 분쟁에 대응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과 함께 해외 인증 획득·현지 네트워크 강화 등 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뒷받침해야 한다"며 "미국발 관세는 한국 의료기기 업계에 단기적으로는 위협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체질 개선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촉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는 만큼 전략적 선택과 투자를 통해 기회를 선점한다면 위기를 새로운 도약의 발판으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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