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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병두 기자
  • 기사등록 2025-08-21 08: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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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수 소모성 의료기기의 공급난이 심화되고 있다.


최근 필수 소모성 의료기기(치료재료) 공급난이 심화되면서 소아 환자와 지방 거주 환자들이 제때 진단과 치료를 받지 못하는 위기 상황에 직면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의료기기 공급난이 심화된 가운데 일각에서는 저수가 건강보험제도와 규제 부담이 누적된 결과라며 정부 차원의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의료 현장에서는 의료기기 공급난으로 인해 이미 일부 희귀질환 진단이 불가능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선천성 거대결장증(히르슈슈프룽병)'이다. 


소아 5000명 중 한 명꼴로 발생하는 이 질환은 장 운동신경세포가 선천적으로 없어 변이 내려가지 않는 병으로 무엇보다 직장 흡인생체검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검사에 사용되는 직장용 흡인생체검사기와 카테터가 국내에 더 이상 공급되지 않고 있다. 유일한 공급사였던 이탈리아 사모 바이오메디카가 폐업했기 때문이다.


인공혈관 수급난 역시 심각하다. 매년 약 20~30명의 환아가 수술을 필요로 하지만 한 제품을 여러 개로 쪼개 쓸 수밖에 없고 다양한 크기가 필요한 신생아·소아 환자들에게 적합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수술 자체가 지연되거나 불가능해지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환아는 성장하는 동안 합병증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치료재료 공급이 극히 제한된 상황에서 의료기기 물량이 환자가 집중된 수도권 대형 병원에 우선 공급되는 것도 문제다. 지방 환자들은 사실상 진료 접근권을 박탈당하는 셈이다.


아울러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는 저수가 구조와 규제 부담 때문에 기업들이 국내 시장을 떠나고 있다고 지적한다.


코로나19 이후 회복세를 보이던 의료기기 수급은 원자재 가격 상승, 고환율, 물류 지연 등 외부 요인과 더불어 국내의 낮은 상한금액 제도가 겹치며 다시 불안정해졌다는 설명이다.


특히 심장 수술용 카테터, 신경외과 소모품 등 필수 치료재료는 공급 업체가 2~3곳에 불과하다. 


협회 조사에 의하면 공급 위기에 놓인 품목은 100여 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협회는 지난해부터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수차례 문제를 전달했지만 아직 뚜렷한 제도개선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처럼 업계와 의료계 모두 현 제도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치료재료 상한금액 제도는 원가 상승이나 환율 변동에도 탄력적으로 조정이 어렵다. 


그 결과 기업은 적자를 감수하거나 시장 철수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품목갱신제 등 추가 규제까지 겹치면서 공급 안정성은 더욱 흔들리고 있다.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이진휴 부회장은 "의료기기 수급 불안정은 환자 진료 차질로 직결된다"며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제도를 보완하고 공급 안정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소아·지방 환자들의 피해가 늘어가는 상황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사회적 과제인데 공급 물량을 늘리는 임시방편이 아니라 저수가 구조 개편과 규제 개선을 통한 근본적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며 "의료 취약계층일수록 피해가 먼저 발생한다는 점에서 정부 차원의 선제적이고 실질적인 대응이 절실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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