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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병두 기자
  • 기사등록 2025-07-21 11:5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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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패션협회 성래은 회장


“패션산업은 미래산업, 정부가 전략적으로 지원해 달라”

우리 패션산업이 지속 가능성과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전략적인 지원이 절실하다.

패션산업은 국가의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고 국부를 창출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미래 산업이다. 그러나 현재 산업의 기반과 현실을 감안할 때 민간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패션산업의 가장 시급한 문제는 두 가지다. 하나는 제조업의 구조적 취약성이고, 다른 하나는 지식재산권 침해다. 제조업은 영세한 소규모 공장이 대부분이라 투자 여력이 없고 생산성도 낮다.

숙련 인력은 고령층에 집중돼 있고, 청년층 유입이 없어 기술 단절 우려가 크다. 그 결과 국내 생산 기반이 약화되면서 패션산업의 지속 가능성이 위협받고 있다.

또한 K-패션의 위상이 높아진 만큼 해외에서의 지식재산권 침해도 심각하다. 브랜드 로고와 디자인이 무단으로 도용되는 사례가 빈번하다. 특히 중소 브랜드는 대응할 역량이 부족하다. 협회가 패션IP센터를 통해 지원하고 있지만 정책적 뒷받침이 없다면 실효성이 떨어진다.

정부가 제조업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규제를 개선하고, 근로시간과 임금 구조를 업종 특성에 맞게 혁신해야 한다. 패션산업은 소재, 제조, 유통, 물류, 테크 등 전후방 산업을 아우르는 핵심 산업으로, 이러한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

K-패션이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AI 기반의 생태계 구축도 필요하다. AI를 활용한 수요예측, 디자인, 샘플링, 마케팅은 이제 필수 역량이 되었다. 그러나 업계는 대부분 중소기업이라 인적·물적 자원이 부족하다. 정부가 기술 개발, 도입, 보급을 지원하는 통합 프로젝트를 추진해 주길 바란다.

국내 패션시장 환경의 변화도 크다. 디지털 전환은 우리에게 기회가 되고 있다. 생산, 기획, 마케팅, 물류까지 디지털로 전환되면서 산업이 한 단계 진화하고 있다. 반면 ESG(지속 가능성)에 대한 요구는 도전이다.

유럽을 중심으로 강화되는 규제로 인해 기업들은 비용 부담과 기술적 대응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선도 기업들은 대응하고 있지만, 대다수 중소기업은 한계가 명확하다. 정부와 업계가 함께 대응할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K-패션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려면 현실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신생·중소 브랜드들이 해외 진출에 필요한 자금과 마케팅, 물류비를 지원받을 수 있도록 저리대출 등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패션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도 친환경 소재 개발과 테스트를 위한 공동 인프라가 시급하다. 공용 염색·가공시설과 재생섬유 순환센터를 마련하고, AI 기반의 날씨·수요 예측 기술도 개발해야 한다.

ESG가 부담이 아닌 경쟁력이 될 수 있도록 인증비용을 완화하고, 국제 규제에 부합하는 가이드라인을 제공해 주어야 한다. 또한 지속 가능한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선택받을 수 있도록 판로와 연계하는 정책도 필요하다.

정부와 업계의 소통도 아쉽다. 정부가 추진하는 문화산업 육성 정책이 K-콘텐츠나 엔터테인먼트에 국한되지 않고 패션, 뷰티, 푸드 등 산업 생태계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도록 논의돼야 한다. 정부가 민간이 추진하기 어려운 협업의 장을 마련해 주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새 정부에 바라는 점은 분명하다. 패션산업은 16만여 개 사업체가 종사하는 국내 두 번째 규모의 산업이다. AI와 문화산업 발전에 발맞춰 국가 브랜드를 높이고 국부를 창출할 수 있도록 패션산업을 미래전략산업으로 인식하고 정책적 우선순위를 두어 주기를 기대한다.

■ 한국섬유수출입협회 방주득 회장

“국내 섬유산업 생태계 복원 없이는 미래도 없다”

국내 섬유산업의 위기가 심각하다. 무엇보다도 국내 생산기반이 급격히 약화되고 있다는 점을 가장 시급한 문제로 본다.

1995년 직물 수출 100억불 시대를 달성했던 한국 섬유산업은, 이후 신흥국의 저가 공세, 기술투자 부진, 인력난 등으로 경쟁력을 잃고 수출이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현장에선 고비용·저효율 구조가 고착화되어 공장 가동률이 떨어지고, 폐업이 속출하는 상황이다.

특히 선진국은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앞서가고, 중국은 저가 공세를 이어가는데, 우리 산업은 투자와 혁신의 부재로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글로벌 시장의 ESG 요구에도 대응이 더디다. 국내 기업들이 친환경·저탄소 설비 전환을 위한 투자와 실행을 서둘러야 한다고 본다.

국내 공장에서 생산이 어려운 이유는 인력, 설비 투자, 기반 마련 등 구조적인 한계 때문이다. 현재는 편직·염색 공장과 타 공장으로부터 도움을 받는 기업들이 많지만, 획기적으로 생산량을 늘릴 방안이 없으면 국내 기업들이 국내 공장과 해외 공장을 병행해 운영하기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국산 소재 사용과 원사 국산화 인증을 통해 시장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현실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제안과 정부 지원이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한다. 특히 외국인 노동자 유치를 위한 제도 개선과 유연한 정책도 필요하다. 외국인 근로자 직접 선발 자율권을 부여하고, 고용 인원도 더 확대해야 한다. 사업장 이탈을 방지할 실효성 있는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

설비 노후화도 심각하다. 현장 설비의 80% 가까이가 10년 이상 된 노후설비다. 중소·영세기업이 대다수라 교체는 엄두도 못 낸다.

정부는 설비 교체 자금 지원 한도를 대폭 확대하고, 초기 투자금 대출·보증까지 연계한 실질적인 자금지원을 마련해야 한다. 단순 자금지원에 그치지 않고 공정진단, 컨설팅, 자동화·디지털 전환까지 패키지로 지원해야 한다. ESG·저탄소 전환에 대한 인센티브도 강화해 친환경 인증 취득, 공공조달 우대 등도 병행해야 한다.

국방성유 산업도 주목해야 한다. 군인 의복이 대부분 외국산 제품으로 채워지고 있는 것은 큰 문제다. 미국은 정부가 모든 군수용품은 100% 자국산만 사용하도록 하고 수입은 절대로 허용하지 않는다. 규모가 큰 만큼 국산화했을 때 국내 섬유산업에 미치는 효과는 매우 크다.

국방섬유 산업에 대한 정부 지원과 설비 융자가 필요하다. 국산 군복 사용을 늘리고 국방 조달물자 시장에서 패션의 중요성을 인식해 관련 제도와 지원을 개선해야 한다. 이를 통해 섬유산업의 존속과 새로운 성장 기반을 함께 마련할 수 있다.

중국과의 가격경쟁력은 생산비용 구조가 가장 큰 걸림돌이다. 우리나라의 고임금, 높은 에너지 비용, 불안정한 인력 수급에 비해 중국은 저렴한 인건비와 대규모 일관생산으로 원가 경쟁력이 막강하다. 우리는 설비 현대화, 혁신 역량 강화, 인력 문제 개선 없이는 이 격차를 좁히기 어렵다.

새 정부에 무엇보다도 국내 생산기반 유지·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수출 확대를 위한 전략적이고 실질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주길 바란다.

일본은 섬유 공장이 풀가동인데, 우리는 인력·설비 투자 부족으로 공장 가동률이 떨어지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미래도 없다. 정부의 결단과 업계의 혁신이 절실하다.

■ 대구경북섬유산업연합회 한상웅 회장  

“섬유산업, 젊은 인력과 설비가 숨통이다”

지금 섬유산업 현장에서 가장 시급한 문제는 인력 부족이다. 임금은 낮고 일은 힘들어서 젊은 친구들이 거의 들어오지 않는다. 남아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고령이라 공장을 유지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 문제도 크다. 지금처럼 배정된 사람을 그대로 받아야 하는 방식으로는 현장이 원하는 경험과 기술을 가진 사람을 뽑을 수가 없다.

언어도 잘 안 되고 적응 기간도 길어서 도움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외국인 근로자는 사업장이 직접 선발할 수 있도록 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본다.

현장 사정이 얼마나 심각한지 말하자면, 우리 업계 내국인 인력 절반 이상이 60대가 넘는다. 젊은 인력이 필요한 공정들은 외국인 없이는 아예 돌릴 수 없는 수준이다. 최근 지역 100여 개 업체를 조사해 보니 외국인이 업체당 평균 4.8명씩 일하고 있었고, 비중으로는 전체의 16.5% 정도였다. 그만큼 절실하다.

설비 노후화도 문제다. 중소기업이 대부분이라 자금 여력이 없어서 설비를 교체하지 못하고 낡은 설비로 버티니 경쟁력이 떨어진다. 정부가 저리 융자와 세제 혜택을 더 주면 우리가 설비를 바꾸고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중국과의 가격 경쟁을 하려면 인건비와 전기료부터 해결돼야 한다. 중국은 아직 인건비가 싸고 에너지 단가도 정부 보조를 받는다. 우리는 그 두 가지 때문에 가격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게다가 우리나라에는 원사를 생산하는 업체도 거의 없어서 새로운 원단을 개발하기도 어렵다.

정부와의 소통도 아쉽다. 정책을 만들기 전에 현장 목소리를 들으려 하지 않는다. 우리 얘기를 듣고 정책을 만들면 훨씬 나을 텐데, 상시 간담회도 하고 현장 방문도 하면서 진짜 사정을 알아야 한다고 본다.

마지막으로 새 정부에 꼭 부탁하고 싶다. 인력과 설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중장기 대책을 세우고, 중소 섬유기업들이 판로를 개척할 수 있도록 마케팅 지원을 강화해 달라.

섬유산업이 첨단산업은 아니어도 여전히 중요한 전통산업이다. 정부가 관심을 놓지 말고 계속 지원해 주길 바란다.

■ 반월패션칼라사업협동조합 박영태 이사장

“LNG 발전 전환 따른 증기 단가 폭등…섬유염색업계 존폐 위기”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이 친환경이라는 대의명분을 갖고 추진되는 것은 충분히 공감한다. 하지만 그 비용을 고스란히 산업단지의 영세 중소기업들에게 떠넘기는 방식이라면 우리 업계는 버틸 수 없다.”

반월열병합발전소수용가조합장을 맡고 있는 사람으로서 최근 산업단지 내 집단에너지 발전소의 LNG 복합발전 전환 계획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산업단지에 입주한 섬유염색업체들은 대부분 정부의 에너지 합리화 정책에 따라 산업단지에 들어와 집단에너지로 증기를 공급받아왔다. 초창기에는 정부의 승인 하에 공공성을 띠고 요금 체계가 운영됐지만, 민영화 이후 영리 위주로 운영되면서 이미 많은 기업들이 높은 증기요금에 시달려왔다.

문제는 이제부터다. 노후화된 설비를 친환경 LNG 발전으로 교체하는 과정에서, 증기 단가가 현재 톤당 4~5만 원 수준에서 최소 6만 원 이상으로 급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업계는 증기 원가가 매출의 20%를 차지하고 있는 구조다. 이 정도 상승 폭이면 공장을 돌릴수록 적자가 쌓이는 형국이 되고, 결국 채산성을 감당하지 못해 공장을 접는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게 된다.

이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유연탄 가격이 폭등하면서 많은 염색업체들이 도산했고, 최근 들어서야 간신히 숨통을 틔우고 있는데 또다시 LNG 발전 전환이라는 비용 폭탄이 떨어지게 생겼다. 친환경 전환이라는 명분은 이해하지만, 그로 인해 업계가 무너진다면 이 정책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정부는 탄소중립과 친환경이라는 정책 기조를 유지하되,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은 국가가 일정 부분 책임져야 한다. 산업단지 내 전력 매입금액을 조정해 증기요금을 안정화하고, 설비 전환에 따른 연료비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보조금과 지원 방안을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 특히 LNG 설비 도입의 구성과 규모, 사업자 선정 등 전 과정에 있어 영세기업의 현실을 충분히 고려한 정책적 개입이 필요하다.

우리는 친환경을 거부하려는 것이 아니다. 다만, 정부가 영세한 중소기업들에게도 지속가능한 환경을 마련해주길 바랄 뿐이다. 정부가 책임 있는 정책을 통해 섬유염색업계의 경쟁력을 지켜주고 국가 경제의 한 축을 지탱해온 이 산업이 지속될 수 있도록 하루빨리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Tag#섬유업계#패션업계#단체장#한국패션협회#한국서뮹수출입협회#대구경북섬유산업연합회#반월패션칼라사업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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