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앙코르와트로 가는 하늘 길이 곧 열릴 예정이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앙코르와트의 전경 [박정연 재외기자]
캄보디아 씨엠립 하늘길이 다시 활짝 열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사실상 끊겼던 국제 직항편이 하나둘 회복되면서, 오랫동안 침체됐던 씨엠립 관광시장에도 모처럼 ‘훈풍’이 불고 있다. 특히 한국 저비용항공사(LCC) 3곳이 취항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에, 현지 한국 여행사들은 “그야말로 단비 같은 소식”이라며 반색하고 있다.
이 같은 내용은 현지 영자 신문 '크메르 타임스' 6월 25일자 보도를 통해 전해졌다. 보도에 따르면, 캄보디아민간항공청(SSCA)의 신 찬세레이 부타 총무국장은 “한국 '이스트젯', '티웨이항공', '제주항공'을 포함한 6개 항공사가 씨엠립 신공항(SAI) 취항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운항 일정은 미정이지만, 분위기는 이미 달라졌다”
아직 항공사들의 구체적인 취항 시점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여행업계는 벌써부터 희망에 부풀어 있다. “이번에는 진짜일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프놈펜의 한 여행사 대표는 “정기편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공식 신청만으로도 분위기가 살아났다”고 전했다.
특히 최근 6월 3일부터 9일까지 캄보디아 관광부 고위 당국자, 즉 후엇 학 관광부 장관이 이끄는 대표단이 서울을 방문해 한국 항공사 관계자들과 만나 씨엠립 취항을 요청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러한 외교적 움직임 역시 긍정적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주춤했던 씨엠립 하늘길…이제 다시 날개를 펼 때”
2000년대 중반부터 인천-씨엠립을 연결하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정기노선은 코로나19 이전부터 차례로 축소되다가 결국 완전히 중단됐다. 이후 겨울 성수기에만 간간이 전세기가 운항됐지만, “겨울 몇 차례 전세기 운항만으로는 그야말로 언 발에 오줌 누기와 다름이 없었다”고 한 여행사 대표는 비유했다. 실제로 전세기 몇 대 운항만으로는 씨엠립이 예전의 활기찬 관광도시로 회복되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말이다.
한때 1000명이 넘던 씨엠립 교민사회는 국적 항공사들의 잇따른 운항 중단과 코로나19라는 악재가 겹치며 큰 어려움을 겪었다. 여행업에 종사하던 상당수 교민이 씨엠립을 떠났고, 현재는 3분의 1도 안 되는 교민만 남아 있다. 50여 개에 달했던 한인 식당도 이제는 고작 6~7곳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천년 고도 '씨엠립' 신공항, 이제는 모든 준비 완료
한편, 2023년 10월 개항한 씨엠립 앙코르국제공항(SAI)은 3600m 활주로와 38개 주기장을 갖춘 4E급 공항으로, 연간 700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2040년까지는 연간 1200만 명까지 수용할 수 있도록 확장 계획도 마련돼 있어, 미래를 위한 투자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 SSCA는 에어캄보디아(K6)가 7월 18일부터 씨엠립–중국 심천 노선을 첫 운항한다고 발표했다. 취항식에는 캄보디아 항공당국 장관과 중국 대사가 참석할 예정으로, 항공 확장 정책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에미레이트항공(Emirates)은 올해 초 두바이–방콕–씨엠립 노선을 신설하며 중동과 유럽을 잇는 연결성도 크게 높였다. 이제 남은 과제는 한국 노선의 재개라고 할 수 있다.
“다시 한국 손님 맞이할 수 있기를”
씨엠립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한 해 평균 10만~20만 명 이상의 한국인 관광객이 찾던 천년고도의 도시였다. 하지만 항공편이 끊기자 현지에서 일하던 한인 관광업체가 문을 닫거나 가이드로 일하던 한인 상당수가 베트남 등 제3국으로 이주했고, 앙코르 유적지도 한동안 한적한 상태가 이어졌다.
씨엠립에서 10년 넘게 가이드로 일해온 한 교민은 “매년 소문만 돌던 한국 직항 정기편이 실제로 다시 운항되면 주춤했던 씨엠립 경기가 훨씬 살아날 것”이라며, “공항에서 다시 한국 손님을 맞이하는 기분 좋은 날이 하루라도 빨리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소식을 접한 다른 교민들도 "이번 한국 항공사들의 정기운항 소식이 단순한 노선 확대 증가를 넘어, 씨엠립 관광시장 회복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며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하늘길이 다시 열릴 준비를 마친 지금, 씨엠립은 10여 년 전처럼 다시 한 번 세계의 이목을 끌 수 있을까. 이제 남은 것은, 그 문을 지나 날아오를 첫 비행기의 이륙 소리다.
출처 : 재외동포신문(https://www.dongpo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