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엔 마늘 냄새가 강하고 낯선 이국적인 음식으로 여겨졌던 한식이 이제는 뉴욕, 파리, 방콕 등 세계 주요 도시의 식탁 위에 올라있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진화한 한식, K-컬처의 힘을 바탕으로 맛과 문화, 건강을 아우르는 글로벌 콘텐츠로 성장하고 있다.
2019년 1월 22일 문화체육관광부 해외문화홍보원이 발표한 2018년도 대한민국 국가이미지 결과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한국의 대표 이미지로 한식(40%)을 가장 많이 떠올렸으며 이어 케이팝(22.8%), 한국문화(19.1%), 케이-뷰티(14.2%) 등으로 조사됐다. 한국에 대한 정보 습득 매체는 SNS, 인터넷 등 온라인 매체가 46.6%로 가장 높았고 이어 방송(33.4%), 신문·잡지(9.5%) 순으로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다수 국가들이 주로 온라인 매체로 한국 정보를 접하는 반면, 일본(46.6%), 영국(44%), 독일(42.6%), 미국(40.2%)은 방송에 대한 의존도가 가장 높았다.
'OTT'는 Over-The-Top의 약자로, 인터넷을 통해 방송, 영화, 드라마 등의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의미한다. 한국은 2015년부터 OTT 플랫폼의 확산이 한식 드라마의 파급력을 한층 강화했다. OTT를 통해 한국 드라마와 예능이 전 세계에 실시간으로 공개되면서,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한식 메뉴가 해외에서도 빠르게 확산됐다. ‘오징어 게임’의 달고나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김밥이 대표적이다. 무엇보다 한식 열풍의 정점은 2003년 MBC에서 방영된 ‘대장금’이다. 이 드라마는 2003~2013년 통계로 세계 87개국에 수출되었다는 경이적인 기록을 수립했다. 중동권 특히 이란에서는 방송의 황금 타임버프를 받아 시청률 70%를 받을 정도로 히트를 쳤다.
한식과 드라마: 음식은 문화, 한식은 정체성과 스토리 담아
드라마 속에서 등장하는 한식은 단순히 음식 그 이상의 역할을 하며, 문화적 아이콘이되기도 했다. 우리의 일상에서 음식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기에 어느 드라마나 영화나 심지어 만화에까지 음식이 반드시 등장한다.
한식을 알린 최초의 드라마 ‘대장금’에 이어 세계적인 현상까지 일으킨 <오징어 게임>. 특히 잊혀진 추억의 간식 ’달고나’는 사람이 모이는 곳이면 쉽게 구할 정도로 여기저기에서 흔히 볼 수 있게 되었다.
2003년부터 2004년까지 방영된 MBC 드라마 ‘대장금’은 한국 전통 음식과 한식의문화를 중심으로 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 드라마는 대장금이라는 주인공이 조선 왕조에서 궁중 요리사로 활동하면서 한식의 전통과 다양한 요리법을 배우고 성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치, 불고기, 비빔밥 등 외국인에게 익숙한 한식부터 죽, 국, 탕, 찌개, 적, 회 등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한식이 궁중의 식탁에 오르는 모습을 아름답고 섬세한 영상미로 담아냈다. 이후 조선왕조 궁중음식에 대해 관심이 높아져, 옛 복원음식 연구가 활발해졌고, ‘대장금’은 한국뿐만 아니라, 아시아를 넘어 세계 각국에 방영되면서 한식의 국제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실제로 해외 시청자들은“음식이나 약이 등장하는 장면”이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꼽으며, 한국 전통 음식문화에 대한 호기심과 긍정적 이미지를 갖게 되었다고 평가했다.
드라마에서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은 신선로, 구절판, 장국죽, 타락죽, 홍시죽순채, 맥적, 떡, 한과, 전, 비빔밥, 수정과, 배숙 등 다양한 궁중음식과 전통 한식을 드라마 속에서 선보이며, 나아가 한식의 정교함과 아름다움, 건강함을 국내외 시청자들에게 알렸다.
‘대장금’ 이후 한국 요리의 세계화에 기여한 대표적인 드라마로는 ‘식객(2008)’ 시리즈가 꼽힌다.‘식객’은 만화가 허영만의 동명만화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와 영화로, 각종 전통 한식과 지역 음식, 김치 등 다양한 한식의 조리법과 이야기를 대중적으로 알렸다.
특히 ‘식객’에서의 ‘김치전쟁’은 김치를 중심으로 한식의 다양성과 깊이를 보여주며, 한식 세계화에 새로운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음식에 담는 두 나라의 세계관이 표출된 ‘사랑의 불시착’
2019년에 방영한 <사랑의 불시착>은 북한에 불시착한 한국 재벌 상속녀와 그녀를 숨기고 지키다가 사랑하게 된 북한 장교의 사랑이야기이다. 전 세계뿐만 아니라 한국에 북한 음식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 최초의 메이저 드라마이다. 한국과 북한의 음식을 비교하는 장면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북한의 평양냉면과 만두 등은 해외 팬들에게도 큰 인기를 끌었다. 또한 평양을 배경으로 한 고급 식당 장면이“간부들이 자주 가는 실제 식당과 흡사하다”라는 평가도 있다. 특히 여기서는 ‘두부밥’ 한국에서는 떡볶이와 김밥과 같은 길거리 음식이 소개 되었다. 이 드라마 덕분에 북한 음식에 대한 관심도 급증했다.
특히 일본에서는 2020년 넷플릭스 재팬 인기 순위 1위를 장기간 유지했고, 일본 주요 일간지(아사히신문, 요미우리 등)에서도 “한류의 제2 전성기”로 평가하기도 했다. 도쿄·오사카 일부 한식당, 재일 조선인 운영 식당 등에서 북한 음식 테마 메뉴를 한정 출시로, ‘정혁 정식’, ‘불시착 냉면’, ‘세리 도시락’ 등까지 나왔다.
힙한 한식의 반란은 일본에서는 뮤지컬로 탄생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오는 6월에 도쿄 브릴리아 홀에서 뮤지컬로 재탄생된 ‘이태원클라쓰’를 만나게 된다고 지난 1월에 발표했다. 드라마는 2020년에 JTBC에서 한식의 퓨전과 창업 문화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내용이‘이태원 클라쓰’이다. 주인공이 이태원에서 한식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설정으로, ‘불고기버거’, ‘훈제삼겹살’ 같은 퓨전 한식이 등장하며 세계 시장에서 한식의 변화를 보여주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2020년 싱가포르와 태국에서‘이태원 클라쓰’ 등 한국 드라마의 인기로 인해 한식 선호도가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특히, 드라마에 등장한 순두부찌개 등 한식 메뉴가 현지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며, 가정 내 한식 요리를 위한 고추장과 된장 같은 소스류의 판매가 급증, 고추장 수출 35.2% 증가, 된장 수출 29.1% 증가했다고 발표.
한식을 ‘스토리 텔링의 자원’으로 승격시킨 ‘오징어 게임’
2021년에 방영된 <오징어 게임>은 한국드라마 최초로 전 세계적인 대 성공을 거둔넷플렉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456억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 스릴러로서의 재미를 넘어, 전통 간식부터 밥상 문화까지 전 세계에 한식 문화를 각인시킨 상징적인 드라마의 사례로 꼽힌다. 80개 이상의 나라에서 신드룸에 가까운 흥행을 야기하면서 2화에 등장한 전통간식 ‘달고나’는 드라마 방영 한 달 만에 뉴욕 레스토랑과 카페 곳곳에서 다양한 형태로 라떼 토핑, 아이스크림, 도넛 글레이즈 등으로 판매되며 현지인과 교민 모두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상업적으로도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한식 관련 상품(달고나, 오징어가 들어간 만두, 참가자 번호가 붙은 위스키 등)이 잇따라 출시되며, 한식 식품과 브랜드가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또한 극중에서 주인공이 안주로 생라면을 부수어 먹거나, 포장마차에서 떡볶이와 소주를 마시는 장면은 해외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특히 생라면을 부숴 먹는 방식은 한국에서는 익숙하지만, 해외에서는 이색적으로 받아들여져 SNS 챌린지와 체험 영상으로 확산됐다.
아울러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천재 변호사 우영우의 이야기를 다룬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주인공의 독특한 성격과 법정 에피소드뿐만 아니라, 그녀의 일상과 선호하는음식인 김밥을 세계에 알렸다. 미국의 워싱턴포스트는 "이 드라마가 김밥에 대한 드문 스포트라이트를 불러일으켰다"고 보도하며, 김밥의 글로벌 인기를 조명했다. 또한, 미국의 대형 유통업체인 트레이더 조스와 코스트코에서는 김밥 제품이 출시되자마자 빠르게 품절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출처 : 재외동포신문(https://www.dongpo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