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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뷰티의 열풍이 거센 가운데, 국내 뷰티 업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LG생활건강·애경산업 등 레거시기업 브랜드 또는 상품 변별을 내세우며 고소득층을 공략한 고가 화장품은 부진을 면치 못하는 반면, 중·저가 포지셔닝의 인디 브랜드들은 국내외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호텔신라가 지난 2022년 홍콩계 사모펀드 앵커에쿼티파트너스, 로레알과 함께 합작법인(로시안)을 설립해 야심차게 출시한 초고가 화장품인 ‘시효’는 지난 1월 법인 청산 절차에 돌입했다. 지난해에만 80억 원이 넘는 손실로 부진한 성적이 원인이 됐다. 
한섬이 2021년 출시한 고가 화장품 ‘오에라’도 전개 4년이 넘었지만 지난해 연 매출이 100억 원에 미치지 못한다. LG생활건강은 1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6979억원, 영업이익 1424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8%, 5.7% 감소한 수치다. 애경산업 역시 1분기 매출은 전년대비 10.7% 줄어든 1511억 원, 영업이익은 63.3%나 감소한 60억 원을 기록했다.
반면 인디 브랜드들은 국내외서 고성장 중이다.
화장품 브랜드 ‘조선미녀’ 전개 기업으로 알려진 구다이글로벌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3237억 원, 영업이익은 1406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31.9%, 104.2%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인수한 크레이버코퍼레이션(매출 3033억원, 영업이익 700억원)과 티르티르(매출 2736억원, 영업이익 391억원)의 실적까지 합산하면 전체 매출은 9000억 원대, 영업이익은 2497억 원에 이른다. 일각에서는 공시되지 않은 해외 법인과 관계사까지 포함할 경우 전체 매출이 1조 원을 넘었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달바 퍼스트 스프레이 세럼
지난 2016년 설립한 달바글로벌은 설립 이후부터 9년간 매출과 영업이익이 급성장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대비 54% 증가한 3091억 원, 영업이익은 84% 증가한 598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는 1137억6000만 원의 매출을 캤다. 영업이익은 300억5100만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661억7900만 원) 대비 72% 증가한 수치며 영업이익은 300억 원이다. 오는 22일에는 유가증권(코스피) 시장에 상장을 앞두고 있다. 상장 후 시가총액은 8002억 원 수준이다. 달바글로벌은 K인디뷰티 브랜드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다.
해외 매출 50~90% 달하는 인디브랜드 속속 등장
인디 브랜드들은 K뷰티의 글로벌 인기와 함께 쑥쑥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 화장품 수출액은 전년대비 20.6% 증가한 102억 달러(한화 약 15조 원)에 달한다. 미국 시장에서는 프랑스를 제치고 수입 화장품 점유율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해외 매출이 50~90%에 달하는 브랜드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달바글로벌의 전체 매출 중 절반은 해외에서 발생했다. 그중에서도 러시아의 비중이 29%(404억 원)로 가장 높고, 일본은 22%(315억 원), 아세안 19%(261억 원), 북미 18%(254억 원) 순이다.
스킨케어 브랜드 ‘넘버즈인’과 색조 메이크업 브랜드 ‘퓌’를 운영하고 있는 비나우도 해외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에는 전년대비 약 2배 신장한 2664억 원,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3.1배 늘어난 751억 원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의 51.4%는 해외에서 발생했다. 현재 일본, 중국, 미국에 현지 법인을 두고 있으며 미국과 일본, 유럽 등 14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스킨케어 브랜드 ‘아누아’를 전개하는 더파운더즈는 지난해부터 미국, 영국의 울타뷰티와 부츠에 입점하며 매출 규모를 키워가고 있다. 더파운더즈는 지난해 매출 4278억 원, 영업이익 1457억 원으로, 이는 각각 전년대비 약 3배 증가한 수치다. 이중 해외 매출액은 전체의 90%에 달하는 3644억 원이다.
스타 아이템 1개로 브랜드 각인 후 SNS 입소문으로 매출 훨훨
다수의 인디 브랜드들은 1~2개의 시그니처 상품으로 브랜드를 각인시켜 성공 궤도에 올랐다. ‘달바’의 경우, 일명 ‘승무원 미스트’로 유명한 ‘퍼스트 스프레이 세럼’이 유명세를 타며, 브랜드를 알리는 계기가 됐다.
이 제품은 현재까지 글로벌 누적 판매량 5000만 병을 돌파할 정도로 꾸준히 사랑받는 제품이다. 이렇게 달바는 미스트 맛집이 되었다. 지난해 글로벌 매출 중 미스트 품목이 54%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 1분기는 선크림의 긍정적인 반응으로 미스트 매출 비중이 51%로 줄었으나 여전히 효자 품목이다.
뷰티 크리에이터 미스달시가 티르티르의 레드 쿠션을 소개했다.
다양한 색상의 파운데이션으로 입소문을 탄 ‘티르티르’는 지난해 5월, 구독자 386만 명을 보유한 흑인 뷰티 크리에이터 ‘미스달시’에게 피부에 딱 맞는 쿠션을 개발해 선물한 유튜브 쇼츠 영상이 화제가 됐다.
영상 속 미스달시는 티르티르의 ‘마스크 핏 레드 쿠션’ 제품을 직접 사용하며 자신의 피부톤에 딱 맞는 쿠션이라며 감탄한다. 영상은 지난 5월부터 현재까지 6283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후 이 제품은 K뷰티 쿠션 최초로 미주 아마존 전체 1위를 기록하며 ‘티르티르=레드쿠션’이라는 공식이 생겨났다.
‘조선미녀’의 효자품목은 ‘맑은 쌀 선크림’이다. 지난 2022년, 팔로워수 110만 명을 보유한 외국 틱톡커 ‘사라 팔미라(Sarah Palmyra)’가 영상을 통해 자신이 사용하는 다양한 브랜드의 제품을 소개하며 점수를 매겼다. 영상에서 10점 만점을 받은 제품이 이것이다.
이후에도 그녀는 여행갈 때 챙기는 아이템 소개 등 다양한 영상에서 이 제품을 보여줬고, 이후 틱톡 전체에서 폭발적인 바이럴을 일으키며 아마존 선케어 부문에서 1위를 기록했다. 백탁 현상이 덜하고 발림성이 좋으며 끈적이지 않다는 평을 받으며 현재는 한 달 평균 200만 개 이상의 제품을 미국과 유럽, 호주, 인도 등 100여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아이코닉한 패키지·스토리텔링으로 젊은 세대 취향 저격
성공한 인디 브랜드들은 아이코닉한 패키지 디자인, 스토리텔링을 담은 공간 중심 브랜딩 전략으로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고객들은 국내 코스메틱 브랜드만의 스토리와 철학, 재미있는 용기디자인 등에 매우 많은 호감과 관심을 갖고 있다. 또한 한 번 신뢰를 갖게 된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탬버린즈 삼청 플래그십은 삼청 공예 거리의 특징을 탬버린즈만의 시선으로 해석했다.
‘탬버린즈’는 독특하고 세련된 패키지 디자인과 재미있는 스토리텔링이 담긴 아이템으로 사랑받고 있다. 보조개를 본떠 디자인한 차랑용 방항제, 체인을 매달아 가방이나 키링처럼 제작한 핸드크림, 립밤 등이 대표적이다.
플래그십 스토어는 화장품 매장이 아닌 갤러리에 입장한 듯한 느낌으로 고객 경험을 극대화 하고 있다. 이는 화장품을 단순히 제품이 아닌 콘텐츠로 인식하게 하려는 의도다. 각 플래그십마다 지역 콘셉트를 반영한 독특한 조형물과 시선을 압도하는 오브제를 사용하여 마치 전시장에 온 듯한 느낌을 준다. 탬버린즈 삼청점은 삼청 공예 거리의 특징을 탬버린즈만의 시선으로 해석했다.
퓌 푸딩팟과 키링
‘퓌’는 립과 치크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푸딩팟 제품을 통해 해외 인지도를 쌓고 있다. 이름처럼 푸딩이 들어있을 것 같은 팬시한 용기에, 기존 블러셔와 다른 퐁실퐁실한 푸딩 제형, 국내에서는 흔하지 않은 수십가지의 컬러로 차별화를 뒀다.
퓌 아지트라 불리는 플래그십은 브랜드의 시그니처 컬러인 블루톤 외관, 핑크와 블루로 꾸며진 내부로 이루어져 있다. 이처럼 통통 튀는 컬러와 팝한 이미지로 브랜딩한 퓌는 미국 젊은 층 사이에서도 선호도가 높다.
지난해 10월에는 미국에서 트럭 코스메틱 팝업을 진행했다. 블루톤을 사용한 팝한 디자인의 트럭으로 시선을 끌며, 오픈전부터 대기줄이 발생하며 인기를 입증했다.
30달러 이하의 저렴한 가격 또한 호감 요소
미국과 일본 등 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브랜드들은 대부분 30달러 이하라는 공통점이 있다. 아마존 판매 상위권에 올라와 있는 K뷰티 제품들은 대부분은 30달러 아래로 구성되어 있다. 저렴한 가격에도 높은 제품력이 해외 고객의 이목을 끄는 이유다.
이러한 배경에는 코스맥스, 한국콜마 등 세계 최고 수준의 국내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기업이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K뷰티의 중저가 제품 이미지 고착화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특정 제품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쌓았다면 이제는 전문성을 높이고 카테고리를 넓혀 브랜드 전반의 신뢰를 견고하게 쌓는 것이 롱런을 위한 넥스트 스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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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한국섬유신문(http://www.k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