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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14 트럼프, 美경제와 국민의 운명을 건 ‘도박’ - - 美 NYT, WSJ “트럼프 관세정책, ‘경제’를 판돈 삼은 도박” - - 진보·보수매체 불문, 주요 언론 ‘트럼프 관세정책’에 비판적 논조 - - 美국민 68% ‘관세폭탄 비판’, 80% ‘관세보단 인플레 신경써야’
  • 박병두 기자
  • 기사등록 2025-03-23 11:4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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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관세정책에 대한 미국 주류언론들의 비판이 거세다. [NYT]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정책이 전세계의 정치·경제적 지형의 근본적 변화를 예고하며, 충격을 주고 있다. 그러나 정작 미국민들 다수는 그의 정책에 대해 비판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가장 대표적인 진보매체인 뉴욕타임스, CNN, 그리고 보수매체의 대표격인 월스트리트저널 등은 진영과는 무관하게 한결같이 트럼프의 관세 및 경제정책에 날선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실제로 그가 취임한 지 6주가 지난 3월초 CBS News와 ‘YouGov’ 여론 조사에 따르면 미국 유권자의 80%가 “트럼프가 인플레이션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정작 “그렇게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29%에 불과했다.

또 트럼프 관세정책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이코노미스트와 ‘YouGov’의 최근 여론 조사에선 전체 응답자의 68%가 “관세 인상은 (국내 소비자) 가격 상승을 유도함으로써 소비자자들이 많은 부담을 지게 될 것”이라고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WSJ, ‘트럼프와 참모들의 조악한 논리’ 질타

실제로 관세정책이 향후 경기침체와 함께 인플레이션을 심화시킬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 트럼프는 지난주 의회 연설에서 “약간의 혼란이 있을 것이지만, 그 정도는 괜찮다”고 별일 아니란 듯한 반응을 보였다. 이에 ‘뉴욕타임스’는 기다렸다는 듯 그를 질타했다. 사설을 통해 “(트럼프와 달리) 다른 사람들의 생각은 다르다. 과거 관세를 연구한 경제학자들은 과도한 관세가 철폐된 후에도 그 부작용이 지속되었음을 발견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도 미국인들의 인플레이션 수치가 높아지고 가격이 급등할 수 있다는 점에 우려하고 있다”고 맞받았다.

그럼에도 트럼프는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있다. 이에 월스트리트저널도 11일(현지시각) ‘트럼프, 관세에 경제를 배팅하다(Trump Bets the Economy on Tariffs)’란 제목의 기사에서 ‘트럼프의 경제철학’을 분석하며, ‘트럼프 저격’에 가담했다.

이에 따르면 트럼프와 주변 참모들의 논리는 단순하다. 우선 저렴한 수입품은 미국 소비자에게 이익이 될 수 있지만, (수입품을 만든 해외 수출업체와는) 경쟁할 수 없는 미국 생산자에게는 피해를 준다. 생산자는 생산을 줄이거나 문을 닫아 좋은 제조업 일자리를 없앤다. 실직한 근로자가 새로운 일자리를 다시 찾더라도, 임금은 전보다 낮아지는 경우가 많아 건강이 나빠지고, 메디케이드(건강보험)에 대한 정부 예산이 증가한다. 더 가난해진 지역 사회는 범죄와 약물 사용이 증가할 수 밖에 없다. 이처럼 저렴한 수입품은 의도치 않은 나쁜 결과, 즉 경제학 용어로 ‘부정적인 외부 효과’를 초래한다. 이에 관세를 통해 수입 제품의 가격을 올림으로써 이런 사태를 방지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은 일시적인 혼란을 감수하고라도, 미국 제조업을 되살리고 외국 기업들이 시설을 미국으로 이전하도록 강요함으로써 미국인들에게 좋은 일자리를 제공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러면 임금도 높아져서 값이 비싸진 제품도 충분히 구매할 수 있고, 모든 사람이 더 나은 삶을 살게 될 것이란 논리다.

그러나 WSJ는 이를 비웃기나 하듯 반박하고 있다. “우선 관세는 (결국 제품을 수입하는) 수입국에서 부담해야 할 수입세나 마찬가지”라며 “캐나다, 멕시코, 중국, 유럽연합 등이 가만히 앉아서 관세 명목으로 미국 금고에 수십억 달러를 쏟아붓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드시 보복관세에 나설 것이란 얘기다. 이에 “미국 내 수입업체들은 결국 인상된 수입 제품 가격을 소비자에게 전가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문제는 제품 가격이 임금보다 더 빨리 상승한다는 점이다.

WSJ는 “그럼에도 트럼프는 미국민들에게 임금 인상이, 관세로 인한 수입품 가격 인상과 맞먹거나 더 높을 것이라고 믿을 만한, 설득력 있는 이유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며 “결국 소위 말하는 ‘아메리칸 드림’은 훨씬 더 꿈꾸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WSJ는 “결국 이런 전략은 대중의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다. 미국인들은 중국에 대해선 맞서 싸울 의향이 있지만,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관세폭탄에는 대부분 반대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의 관세정책을 비판하는 선을 넘어, “미국민과 경제를 볼모삼아 도박을 하고 있다”고 공격을 퍼붓고 있다. NYT는 ‘트럼프의 한탕 도박’(Trump’s Big Bet)이란 제목으로 “미국인들은 제조업 회복을 위해 경기 침체를 용인할 것을 강요당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관세정책은 “엄청난 경제적, 정치적 도박”이라며 “미국인들은 미국 중부(러스트 벨트)의 再산업화라는 ‘막연한 희망’을 위해 몇 달 또는 몇 년 동안 경제적 고통을 겪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엄청나게 위험한 사태”라고 경고했다.

미-캐나다 국경의 앰배서더 다리. 캐나다산 자동차 부품을 실은 화물트럭들이 수없이 이 다리를 오가며 미국의 완성차 업체들에게 납품하고 있다. [WSJ]


“트럼프 관세정책, 가장 큰 피해자는 자신의 지지자”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철강 및 알루미늄 수입에 의존하는 산업, 즉 러스트벨트를 비롯한 제조업 분야에 자칫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NYT가 인용한 브루킹스 연구소에 따르면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인 2018년에도 그는 철강에 25%, 알루미늄에 10%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미국의 국가 안보를 보호하고 미국에서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 결과 잠시 전국적으로 약 5000개의 일자리가 증가했다. 하지만 곧 중국과 유럽 등 주요국의 상호관세 내지 보복관세 여파로 오히려 철강과 알루미늄 등 제조업 분야에서 무려 75,000개 이상의 일자리가 줄어들었다.

NYT는 그 때에 비해 “지금 시도하고 있는 실험은 훨씬 더 규모가 크다”고 걱정했다. 즉, 유럽은 트럼프에 맞서 켄터키 버번과 미시간, 펜실베이니아와 같은 (트럼프 지지층이 많은) 지역에서 만든 ‘보트’와 할리 데이비슨 오토바이 등에 대해 똑같은 상호관세를 계획하고 있다. 그럴 경우 “트럼프는 자신의 지지자들이 가장 고통을 느낄 만한 곳에 고통을 주기 위해 정교하게 고안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NYT는 브루킹스 연구소의 윌리엄 갈스톤 박사를 인용해 “트럼프가 끝내 관세를 고수하겠다고 한다면, 그는 ‘미국 국민의 인내심’에 대통령직을 걸고 있는 셈”이라며 “국민들의 인내심이 곧 바닥을 드러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트럼프는 관세의 세 가지 열매, 즉 레버리지, 수익, 재산업화를 생각하는 듯 하다”고 했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중국으로부터 600억 달러 이상의 관세라는 ‘레버리지’를 작동시켰지만, 반대로 베이징이 부과한 보복 관세로 타격을 입은 미국 농부들에 대한 보조금 등 보상을 해야 했다. 이를 모두 감안하면, 관세효과는 ‘제로(0)’인 셈이다.

NYT는 “국가가 서로 무역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고 했다. 즉 국가 간에는 비교 우위가 있고, 발전과 개발 단계가 다르다. 또 어느 나라든 언제까지나 기술이 뒤떨어진 산업분야(레거시 산업)에 “갇히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보스턴 북쪽의 한 마을은 1800년대 내내 미국의 신발 산업을 지배했지만, 오늘날에는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로펌, 미국에서 가장 비싼 부동산으로 더 잘 알려져 있는 도시가 되었다”고 사례를 비교했다.

하지만 트럼프의 세계관에서 중요한 것은 전통적인 제조업이다. NYT는 “2016년 언론 인터뷰에서 자신이 인정했듯이, 1950년대가 미국의 제조업과 권력이 최고로 군림했던 이상적인 시대라고 믿고 있다”고 꼬집었다. “관세정책을 비판하는 경제학자들이 비교우위와 분업을 강조해도 트럼프는 들은 척도 않는다”며 “예를 들어 캐나다에서 만든 자동차 부품이 국경을 수십 번 넘나들며 미국산 차량에 최종 조립되는 국제분업의 현실도 외면한다”고 했다. 그래서 NYT는 “미국 경제와 미국민의 운명을 건, 그의 ‘도박’의 끝이 어떨지 알 수 없다”고 우려하고 있다.

출처 : 재외동포신문(https://www.dongpo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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