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처럼!~ 해가 뜨기 전의 늦은 가을아침은 고요하고 적막하기만 합니다. 먼 길 달려와 숨을 몰아쉬다 잠든 나그네의 모습과 닮았구요. 모든 가식을 벗어버리고 본래의 자리로 돌아간 인간 본연의 모습도 보입니다. 그러기에 가을은 찬란한 색의 향연을 넘어서는 무엇입니다. 눈부심에 취해 있다면 가을의 반쯤은 놓친 것인지도 모르구요. 산을 오르며 들녁을 걸으며 만난 가을이 눈으로 말한 진실이 이것이 아닐까 싶구요. 이렇듯 휴일 아침 통도사의 숨은 가을을 만나며 삶의 상념에 젖어든 중년 사내의 작은 깨달음이라 여겨 주시면 좋겠습니다. 마지막 잎새같이 매달려있는 10월의 끝에서 맞는 새로운 한 주, 넉넉한 마음으로 열어가시구요. 지난 한 주 잘 지내셨는지요? 한밤중에 된서리가 팔방에 두루 내리니, 숙연히 천지가 한번 깨끗해지네. 바라보는 가운데 점점 산 모양이 파리해 보이고, 구름 끝에 처음 놀란 기러기가 나란히 가로질러 가네. (半夜嚴霜遍八紘 肅然天地一番淸 望中漸覺山容瘦 雲外初驚雁陳橫) 조선 중기의 학자이자 문신인 권문해는 상강(霜降)을 이렇게 아름답게 표현했더군요. 서리가 내리고 단풍이 절정에 이르며 국화가 만발하는 늦가을의 서정이 그대로 품에 안기는 듯한 즈음입니다. 쌀쌀한 날씨에 부디 편안하시고 행복하시길 두 손 모읍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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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차로 아름다운 사회 칼럼 227. 공룡능선을 걸으면서 그래서였을까. 마등령삼거리부터 시작되는 본격적인 공룡능선은 아이러니하게도 힘은 들었지만 오히려 즐기는 산행이 되었다. 퇴로가 없다는 것이 더욱 자극제가 되어 걸음을 부추겼다. 나한봉(1279봉)을 시작으로 큰새봉, 촛대봉, 킹콩바위, 1275봉, 노인봉, 신선대로 이어지는 공룡능선은 기암괴석과 눈부신 가을 단풍이 뒤엉켜 중년 사내의 혼을 빼놓는다. 잠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험한 길의 연속인데 이미 깊어진 형형색색의 가을이 선물하는 장관 덕분에 공룡에 푹 빠져버린 나를 발견한다. 아... 이래서 공룡, 공룡 하는구나. 숨차게 여기까지 달려온 산사람들이 살갑고 따뜻하게 다가온다. 삶의 땀방울들의 가치가 이렇게 빛이 나는구나를 생각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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