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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병두 기자
  • 기사등록 2025-01-31 12: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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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료기기 유통 관련 논란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 의료기기 유통 관련 논란이 잇따르며 의료계의 윤리적 책임 및 인식 개선이 중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의료기기 영업사원의 의료행위 개입, 대리수술 문제, 불법 리베이트 등 의료법 위반 사례가 반복되면서 업계 전반의 신뢰도에 빨간 불이 켜졌다. 이에 전문가들은 의료기기 유통 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강력한 규제와 의료계의 자발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는 실정이다.


무엇보다 최근 불거진 의료기기 영업사원의 의료행위 개입 논란이 구조적 문제로 지적을 받고 있다. 최근 의정부지방법원은 의료기기 업체 직원이 치과에서 임플란트 시술을 보조한 사건과 관련해 치과의사와 해당 직원에게 각각 벌금형을 선고했다. 의료법상 의료인이 아닌 자가 의료행위를 하는 것은 엄격히 금지되어 있다. 하지만 여전히 일부 병원에서는 영업사원이 수술 보조 역할을 수행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연세사랑병원과 이대서울병원의 사례에서도 의료기기 영업사원의 의료행위 개입이 문제로 떠올랐다. 연세사랑병원에서는 의료기기 영업사원이 인공관절 부품 교체 등 의료행위를 수행한 혐의로 원장을 비롯한 의료진과 영업사원들이 기소됐다. 이대서울병원에서도 한 성형외과 교수가 영업사원에게 수술 중 부품 교체를 맡긴 사실이 드러나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이러한 문제는 의료기기 업계와 의료계의 구조적인 문제로 지적된다. 의료기기 업체와 병원의 계약 관계에서 영업사원들은 제품 설명 이상의 역할을 강요받는 경우가 많다. 한 의료기기 영업사원은 "수술실에서 의료진의 요구를 거부하면 병원과의 거래가 끊길 수 있어 어쩔 수 없이 따를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털어놨다. 이는 의료기기 영업사원의 불법적인 의료행위 개입이 생존과 직결된 문제라는 점을 시사한다.


이에 정부는 의료기기 유통 투명성 확보를 위해 지출보고서 공개 입장을 발표했다.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의료기기 업체와 제약사가 의사 및 약사에게 제공한 경제적 이익 내역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함으로써 업계의 대리수술 문제 및 불법 리베이트를 근절하고 보다 투명한 영업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방침이다.


경제적 이익 지출보고서에는 △견본품 제공 △학술대회 지원 △임상시험 지원 △제품설명회 △시판 후 조사 △대금 결제 조건에 따른 비용 할인 등 허용된 범위 내에서의 경제적 지원 내역이 포함된다. 정부는 이를 통해 의료기기 및 제약업계의 불법적 관행을 사전에 방지하고 투명한 영업 질서를 확립하는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그동안 불법 사례 적발 후 사후 조치가 이루어졌다면 이제는 지출보고서 공개를 통해 업계 스스로 자정 노력을 기울일 수 있도록 유도할 것"이라며 "보고서에 명시된 경제적 지원 내역이 법적으로 허용된 범위 내에서 이루어진 것이므로 업계도 규정 준수에 대한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지출보고서 공개가 의료기기 및 제약사의 합법적인 영업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 의료기기 업계 관계자는 "공개된 자료가 기업과 의료인 간의 합법적인 관계를 부정적으로 왜곡할 가능성이 있다"며 "정부가 합법적 지원과 불법적 리베이트를 명확히 구분하여 국민들에게 올바른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의료기기 유통 질서 확립을 위해 산업계 역시 자정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는 ‘KMDIA 윤리위원회 정기워크숍’을 개최해 의료기기 공급질서와 관련된 주요 현안을 논의하고 산업계 실무자의 역량 강화를 위한 다채로운 강연을 진행 중이다.


무엇보다 의료기기 유통 질서를 확립하려면 의료계 내부의 윤리의식 강화와 인식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의료기기 영업사원이 수술 과정에 개입하도록 요구하는 병원의 관행이 지속되는 한 의료법 위반 사례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이는 리베이트 역시 마찬가지다.


의료기기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의료계 내부의 윤리 기준이 강화되지 않는 한 대리수술, 의료기기 영업사원의 시술 개입, 불법 리베이트 등의 문제는 계속될 것"이라며 "의료진의 윤리의식을 높이고 병원 내부 감시 체계를 정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의료소비자인 국민들도 의료법 위반 행위에 대한 감시 역할을 강화해야 하는데 의료기관과 의료진의 불법적 행태에 대한 적극적인 신고와 문제 제기를 통해 의료계의 투명성을 높이고 불법 관행을 뿌리 뽑아야 한다”며 “의료기기 업계 내부도 자정 노력을 강화해야 하는데 대리수술, 리베이트 등으로 경쟁력을 높이려는 영업 행태를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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