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서울대병원 최의근 교수팀의 삼차원 펄스장 절제술 장면
국내 의료기관들이 심장 수술 관련 유의미한 성과를 나타내며 치료 역량을 입증하고 있다.
18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삼성서울병원 등이 바흐만 다발 심조율 시술, 인공심장 수술 등에 대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서울대학교병원운영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은 최근 원내 순환기내과에서 한국 최초로 '바흐만 다발 심조율' 10회를 성공했다.
'바흐만 다발 심조율'은 서맥 환자의 심방 조율을 보다 전기생리학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는 시술법이다.
바흐만 다발 심조율이 가진 의학적 이점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유럽에서도 비교적 최근에 시술이 시도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아직 대중화되지 않고 있다.
보라매병원은 지난 2024년 12월 10일 첫 바흐만 다발 심조율 성공을 시작으로 시술법이 필요한 환자에게 바흐만 다발 심조율을 성공적으로 시행해왔으며 2025년 1월 14일 국내 최초로 바흐만 다발 심조율을 10건을 시행한 기관이 됐다.
보라매병원의 바흐만 다발 심조율 10회 달성은 최신의 치료법을 공공의료에 선도적으로 적용한 사례이기 때문에 대한민국 공공의료의 위상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병원측은 기대했다.
기존의 심박동기 삽입술은 심방 심조율 시 전극선을 우심방에 거치해왔다. 하지만 이로 인해 부자연스러운 심박동이 발생하고 장기적으로는 심박동기와 관련된 부정맥 발생 위험을 증가시켜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었다.
반면 바흐만 다발 심조율은 서맥 환자의 좌우 심방 간의 전도 지연을 해소하여 보다 자연스럽게 심방을 조율하게 된다. 이로 인해 기존 시술법과 비교하여 심박동기로 인한 부정맥 발생 위험을 줄일 수 있고, 심박동기 환자의 예후를 개선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여러 이점에도 불구하고 바흐만 다발 심조율은 시술을 위한 특수한 도구의 필요성, 시술 난이도와 시술 시간의 증가 등 여러 이유로 해외의 일부 의료기관에서만 시행되어 왔을 뿐, 국내에는 잘 도입되지 못했다.
따라서 보라매병원을 시작으로 국내에 본 시술의 대중화가 이루어진다면 서맥 환자들의 예후가 크게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보라매병원 순환기내과 권순일 교수는 "바흐만 다발 심조율을 보라매병원에서 그동안 성공적으로 시행해올 수 있었던 이유는 심혈관센터 교직원들의 남다른 노고와 열정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앞으로도 우수한 실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심박동기 시술 분야에 있어 보라매병원이 선도적인 입지를 가질 수 있도록 애쓸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은 최근 '인공심장'이라 불리는 좌심실보조장치 수술 200회를 국내 최초로 돌파했다.
좌심실보조장치는 말기 심부전으로 심장 이식을 기다리기 어렵거나 이식이 불가능한 중증 심부전 환자의 치료에 쓰인다. 2018년 10월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돼 전국에서 수술이 이뤄지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은 2012년 첫 수술을 시행한 후 2016년 국내에서 가장 먼저 인공심장 클리닉을 개설했고, 지난달 중순 200번째 수술을 마쳤다.
이 병원에서 시행한 좌심실보조장치 수술 200회를 분석한 결과 환자들의 생존 퇴원율은 95%, 3년 생존율도 80%에 달해 심장이식 후 생존율과 유사했다.
서울대병원은 최근 국내 최초로 3차원 펄스장 절제술(3D Pulsed Field Ablation, 3D PFA)을 이용한 심방세동 치료에 성공했다.
이번 시술은 심방세동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향후 더 많은 환자들에게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를 제공할 것으로 병원측은 기대했다.
심방세동은 세계에서 가장 흔한 부정맥으로, 심방이 불규칙하게 빠르게 뛰는 상태로 심장이 효율적으로 혈액을 펌프질할 수 없게 되어 혈전이 생길 위험이 커지고, 뇌졸중, 심부전 등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심방세동은 고령, 고혈압, 당뇨병 등 여러 위험 요소와 관련이 있으며, 국내에서도 발병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기존의 고주파 전극도자 절제술(RFCA)은 심방세동 치료의 표준 치료법으로 자리잡고 있지만 열 에너지를 사용해 조직을 파괴하는 방식이므로 주변 정상 조직에 미치는 손상과 부작용이 문제로 지적돼 왔다.
이에 따라 새로운 치료법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됐고, 펄스장 절제술(PFA)이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펄스장 절제술은 고주파 대신 전기장을 사용하여 병변 조직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비열적 방식이다.
이 기술은 기존의 고주파 전극도자 절제술에 비해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
기존 전극도자 절제술은 고주파 열 에너지를 사용해 조직을 태우는 방식으로, 혈관, 신경, 식도 등 주변 조직에 손상을 줄 수 있는 단점이 있었지만 펄스장 절제술은 전기장을 활용해 병변 조직에만 작용해 주변 조직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시술 후 염증 반응이 적으며 시술 시간이 단축된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시술 후 환자들의 빠른 회복이 가능하고 의료진의 시술 부담을 경감시킬 수 있다.
이미 미국과 유럽에서 이미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여러 의료기관이 이를 도입하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3차원 펄스장 절제술은 기존 펄스장 절제술과 차별화되는 점이 있다.
3차원 펄스장 절제술은 3차원 영상 기술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카테터 위치를 확인하고 병변 조직에만 정확하게 절제를 가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기존 펄스장 절제술이 전기장을 이용해 병변을 제거하는 것에 비해 3차원 펄스장 절제술은 더욱 정밀한 치료가 가능하며, 치료의 정확도를 더욱 높였다.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부정맥팀(오세일, 최의근, 이소령, 안효정 교수)은 지난 14일, 국내 최초로 '3차원 펄스장 절제술'을 심방세동 환자 2명(50대 남성, 60대 여성)에게 성공적으로 시행했다.
이번 시술에서 3차원 펄스장 절제술은 정확도 향상, 시술 시간 단축, 안전성 증대 등 중요한 성과를 거두었다.
실시간으로 카테터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3차원 영상 기술 덕분에 방사선을 사용하지 않고도 카테터 위치를 정확하게 추적할 수 있었으며 이를 통해 방사선 노출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특히 병변 조직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하여 주변 정상 조직에 대한 손상을 최소화함으로써 치료의 정확도를 크게 향상시켰다.
또 기존 고주파 전극도자 절제술에 비해 시술 시간이 단축되어 환자와 의료진의 부담을 경감시켰다.
시술 후 출혈, 혈전 형성 등의 합병증이 발생하지 않았고 환자들은 빠르게 회복할 수 있었다.
3차원 영상 기술은 환자가 노출되는 방사선 양을 최소화하고 부작용을 줄여 안전성을 크게 증대시키는 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최의근 교수(순환기내과)는 "3차원 펄스장 절제술은 심방세동 치료에 중요한 진전을 이룬 기술로 보다 안전하고 효율적인 치료 방법을 제공하여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줄 것"이라며 "시술 후에는 환자 개별 상태에 맞춘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관리가 필요하며 이 시술의 안전성과 정확성을 바탕으로 심방세동 치료의 질을 지속적으로 선도하고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