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관리에 꼭 필요한 존재. 아침 일찍 출근해 쾌적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청소근로자와 모두가 잠든 밤에도 외부인으로부터 건물을 지키는 보안요원이다. 이들은 청소·경비·주차부터 건물이 따뜻하도록 보일러를 켜는 일, 사람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전깃불을 밝히는 일 등을 도맡아 한다. 사소해 보이지만 하루라도 빠지면 일상이 불편해진다.
이처럼 사람들에게 편리함을 제공해 주는 '건물관리서비스업'은 일상의 소금과도 같은 존재이지만, 종사자 대부분이 고령으로 산업재해로부터 매우 취약하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사업시설관리업(건물관리업)과 사업지원서비스업(인력공급, 경비 등)에서 발생한 사고사망자 수는 111명이다. 이 중 50대 이상 고령 작업자는 104명(93.7%)에 달했다. 건물관리서비스업종의 우지기업(주) 송문현 대표이사는 안전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정기적인 안전교육을 실시하는 등 직원들의 산재예방을 위해 20년간 노력해왔다. 그는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산업안전보건의달 기념식에서 철탑산업훈장의 영예를 안았다. 산업훈장은 국가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가 뚜렷한 자에게 주어지는 것으로, 송 대표이사는 업종 최초로 철탑산업훈장을 받는 영광을 얻게 됐다. 수훈(受勳)의 비결과 우지기업(주)의 안전관리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송문현 대표이사를 만나봤다.
우지기업(주) 대표 송문현.
Q. 철탑산업훈장 수훈의 원동력이 있다면?
철탑산업훈장 수훈은 안전을 위해 노력해 온 지난 20년에 대한 보상이 라고 생각합니다. 1982년 우지기업에 입사해 40여년간 근무했지만, 안전에 관심을 두게 된 건 20년 전 대표이사가 되고 나서부터였습니다. 직원 대부분이 고령이라, 근무 중 다치면 직원과 가족 모두 힘든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런 모습들을 접하면서 자연스럽게 '직원을 보호해야겠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안전과 관련해 다양한 시도를 이어왔습니다.
대표이사가 되고 직접 만든 슬로건은 '건강과 안전, 존중과 배려, 즐겁게 일하자'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건강과 안전'입니다. 건강과 안전이 확보되어야 서로 간의 존중과 배려가 이어지고, 직원들이 즐겁고 활기차게 일할 수 있는 직장문화가 형성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직원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이런 점을 좋게 봐주셔서 이번에 훈장을 받을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Q. 건물관리서비스업에서 안전보건관리란?
어느 업종이나 마찬가지겠지만, 건물관리서비스업에서는 더욱 꼼꼼한 안전관리가 필요합니다. 청소, 경비, 주차 등 건물을 관리하는 우리 업종은 계단통로 등에서 넘어짐 사고, 사다리에서 떨어짐 사고, 차량 부딪힘 사고 등의 발생 우려가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기본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청소용품은 독성으로 건강에 매우 해롭습니다. 고령자인 직원들은 고혈압 때문에 일어서다가 넘어질 수 있고, 청소하다 다리가 꼬여서 미끄러질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수많은 위험이 존재하고 있지만, 매년 입찰을 통해 계약이 이뤄지는 업계 특성상 기업들이 안전관리에 적극 투자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송문현 대표는 2023년 산업안전보건의 달 기념식에서 철탑산업훈장을 받았다.
Q. 안전보건관리 측면에서 우지기업의 장점
우리는 다른 곳에 쓸 비용을 줄여서라도 안전에 많은 투자를 기울이고 있습니다. 직원들이 다치지 않게 하는 것이 사업주의 의무이며, 이를 지키기 위해 투자는 당연히 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가장 먼저 약품 및 장비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우리 기업이 관리하는 53개 사업장에서는 공업용 락스나 시너 등 유해물질이 많이 함유되어있는 물품을 구매금지품목으로 정하고 청소 업무를 할 때 일절 사용하지 않습니다. 대신에 일반 제품보다 3배 비싼 친환경 세제를 구비하고, 폐슬러지를 발생시키는 대리석 광택 약품을 고가의 패드로 대체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롯데백화점은 1988년에 본점부터 수주를 시작해서 지금까지 계약을 진행하고 있는데, 직원들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청소 업무를 할 수 있도록 당시에는 생소했던 '자동 스크럽 머신'을 업계 최초로 도입한 바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약품도 직원들의 건강을 위해 롯데백화점에 먼저 건의를 했고, 고맙게도 백화점에서 이를 받아들이면서 친환경 세제로 바꾸게 됐습니다.
이를 기점으로 안전과 건강에 지속적인 투자를 진행할 수 있었고, 사업장의 위험요인을 꾸준히 개선·제거하고 안전한 작업 환경을 구축할 수 있었습니다.
아울러 고령의 근로자에게 안전의식을 심어주는 것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제가 직접 사업장을 방문하면서 안전교육을 실시했습니다. 그러던 중 교육을 더욱 체계적으로 진행해야겠다는 열망이 들면서 'S&E센터(안전교육센터)'라는 안전관리 전담조직을 만들었습니다. 그간 여러 조직에 흩어져서 진행되던 안전교육 업무를 하나의 조직으로 일원화하고, 업종에 맞는 교육을 효과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한 것입니다.
Q. 'S&E센터'에 대해
센터는 2019년에 조직됐는데, 이때가 중대재해처벌법이 제정되기 전입니다. 처음 센터를 만든다고 했을 때는 직원들의 반대가 심했습니다. 그때는 안전관리에 대한 중요성이 지금처럼 크게 대두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센터 설립 이후 2018년 14건이던 산업재해가 2020년 3건으로 감소하면서 지금은 모두가 센터에 대해 호의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센터에서 가장 먼저 한 일은 '안전보건 매뉴얼 등 안전과 관련된 책자를 만들어서 사업장에 배포한 것입니다. 건물관리서비스업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와 그 예방법, 대처법 등을 집대성한 것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또 일하느라 바쁜 직원들이 책자를 일일이 볼 시간이 없을 것 같아 핵심 내용만 한장으로 요약해서 한 번 더 배포했습니다.
이 외에도 센터는 코로나19 재확산이나 폭우폭염처럼 갑자기 발생하는 안전관련 이슈를 각 사업장의 안전관리자들이 모인 SNS 단체 대화방에 게시해서 TBM(Tool Box Meeting) 시간에 직원들에게 공지토록 하고 있습니다.
교육은 단순히 가르치고 배우는 것이 아닙니다. 근로자들이 스스로 위험을 인지하고, 안전하게 행동하도록 만드는 것이 교육의 진정한 목적입니다. 'S&E센터'는 이에 중점을 두고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 개인적으로 안전관리에 있어 교육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사업장에 수시로 찾아가 안전보건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양손이 무겁게 간식을 준비해가면서 교육 시간을 최대한 즐겁게 만들기 위해 항상 노력합니다.
지금은 안전보건교육에 대한 직원들의 공감대가 어느 정도 형성된 것 같아 개인적으로 매우 뿌듯한 마음이 들고 있습니다.
인터뷰 중인 송문현 대표.
Q. 앞으로의 계획 및 목표
다양한 연령층이 자부심을 가지고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습니다.
사실 청소는 20대부터 8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을 흡수할 수 있는 산업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청소는 힘없고 나이 많은 사람들이 종사한다는 인식이 강해서 청년들이 꿈이나 목표로 삼지 않습니다.
한국건물위생관리협회 회장 재임 시 청소를 전문직으로 만들기 위해 건물관리서비스업과 관련된 단독법 제정을 추진한 바 있습니다. 현재 건물관리서비스업은 공중위생관리법이 정의한 6개 직종 중 건물위생관리업에 속해있어 전문성이 미흡합니다.
그러므로 건물위생관리업을 분리해 단독법으로 제정하고, 건축물청소, 공기정화설비청소업, 배수관청소업, 종합건물위생관리업 등 건물관리에만 관련된 업종으로 세분화·전문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단독법이 만들어지면 청소업 등이 전문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근거가 마련돼 청년들도 관심을 가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업계의 고령화·안전사고 문제도 크게 해소될 수 있습니다. 또 기업마다 안전에 투자할 여력이 생기면서 사업장의 안전수준도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와 함께 우리 업계의 근로자들이 안전에 대한 인식을 강화하고, 안전한 행동을 습관화할 수 있도록 안전교육도 꾸준히 진행할 계획입니다.
출처 : 안전저널(http://www.anjunj.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