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식품의약품안전처
의료기기의 무허가 제조, 불법 밀반입, 허위 광고 사례가 지속적으로 적발되면서 소비자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관세청이 무허가 체온계 제조 및 판매, 중국산 의료기기 밀반입, 온라인 의료기기 허위 광고 사례를 연이어 적발하며 강력한 단속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가 반복되면서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식약처는 의료기기 제조업 허가 없이 체온계를 제조·판매한 업체 대표를 검찰에 송치했다. 이 업체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중국에서 반제품(케이스, 전자기판 등)을 수입해 체온계 1072개를 조립·포장한 뒤 판매했다. 이 중 996개가 온·오프라인에서 유통됐고 남은 제품과 반제품은 현장에서 압류됐다.
해당 제품은 정확한 체온 측정이 어려워 감염병 예방 및 환자 관리에 심각한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식약처는 국민들에게 반드시 의료기기 허가번호와 ‘의료기기’ 문구가 표기된 제품을 구매할 것을 당부했다.
최근 관세청 서울본부세관은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를 통해 치과용 의료기기 1만1000여 점을 자가 사용 물품으로 위장해 국내로 밀반입한 치과의사 13명을 적발했다. 이들은 치료 목적을 숨기고 관세를 회피한 채 불법 기기를 사용했으며, 단체 채팅방을 통해 정보를 공유하기도 했다.
관세청은 이들에게 각각 1000만 원에서 2000만 원에 달하는 범칙금을 부과했다. 의료기기는 정식 수입 절차와 식약처의 검증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그러나 일부 의료인이 비용 절감을 이유로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제품을 사용하면서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온라인상에서의 허위 광고 문제도 심각하다. 식약처는 최근 의료기기 허가를 받지 않았거나 허가사항과 다르게 광고한 온라인 게시물 155건을 적발해 차단 조치했다. 적발된 광고들은 ‘족저근막염 치료’, ‘키 성장’ 등 의학적 효능을 강조하며 소비자를 현혹했고 일부는 ‘잠자는 성장판을 깨우다’, ‘근본적인 통증 완화’ 등의 문구를 사용했다.
혈당 측정기 광고에서는 ‘최대 14일 동안 유지되는 정확한 혈당 측정값’ 등 허가받지 않은 표현이 사용됐고 ‘무첨가’, ‘무방부제’ 등 과장된 표현도 있었다. 의료기기 광고는 반드시 자율심의를 거쳐야 한다. 만약 허가사항과 다르게 광고할 경우 제품 안전성에 대한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다.
의료기기 무허가 제조, 불법 수입, 허위 광고 문제는 단속과 처벌만으로 해결되기 어렵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의료기기 허가 절차를 보다 투명하게 관리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또한 플랫폼 사업자에게도 책임을 부과해 무허가 제품이 판매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의료기기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의료기기 허가 절차가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드는 것이 문제인데 절차 간소화와 함께 철저한 모니터링 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며 "특히 소비자들이 의료기기 인증 여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온라인 통합 인증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 다른 의료기기 업계 관계자는 "정부, 업계, 플랫폼, 소비자가 함께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공동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의료기기를 구매할 때 의료기기 문구와 품목 허가번호를 꼼꼼히 확인하고 안전성이 검증된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