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차세대 의료기기 기술이 잇따라 개발되고 있다.
국내에서 차세대 의료기기 기술을 잇따라 개발해 상용화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12일 의학계 등에 따르면 국내 연구진이 뇌질환 치료위한 새 비침습적 신경 조절 기술, 로봇·센서 활용 방사성핵종 자동 분리 장치, 우울증 환자 자살위험도 간편 측정 바이오마커 등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융합의학교실 조일주 교수팀은 최근 경북대학교 IT대학 전자공학부 신효근 교수팀과 함께 뇌를 정밀하게 자극해 뇌 기능을 조절하고 간편하게 머리에 붙이는 형태의 새로운 광유전학 기반 시스템을 개발했다.
기존 비침습 뇌 전기자극 기술은 자극 범위가 넓고 정밀한 조절이 어려워 치료 효과에 한계를 보였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광민감 단백질(opsins)과 상향변환입자(upconversion particle)를 활용해 밀리미터 범위 내의 뇌 영역에서 신경 세포를 활성화하거나 억제하는 새로운 시스템을 개발했다.
적색광으로 신경을 활성화(ReaChR)하고, 근적외선(NIR)을 통해 신경 활동을 억제(stGtACR2)할 수 있는 양방향 조절 방식을 구현했다.
또 초소형 무선 광전자 장치를 개발해 실험동물이 자유롭게 움직이는 상태에서도 휴대폰으로 다중 뇌 부위의 정밀한 신경 조절을 가능하게 했다.
연구팀은 다양한 동물 실험을 통해 이 기술의 효용성을 확인했다.
실험에서 개발된 기술은 동물의 움직임을 정밀하게 제어하고, 특정 행동을 유도하거나 억제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뇌의 운동 영역(M2)과 상구 영역(SC)을 선택적으로 자극함으로써 동물의 움직임을 휴대폰으로 제어했다.
또 뇌의 중간 전두피질(mPFC)을 자극해 경쟁의지를 높이거나 경쟁을 피하게 유도하여, 인위적으로 경쟁에서 이기거나 지게 만들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두 개의 서로 다른 광민감 단백질을 활용해 하나의 뇌 영역에서 신경을 활성화하거나 억제하는 '양방향 광유전학 조절'이 가능함을 파악했다.
이번 기술은 신경 퇴행성 질환 치료 가능성에서도 중요한 진전을 보였다.
연구팀은 파킨슨병 동물 모델에서 운동 능력 회복을 목표로 기술을 적용했다.
운동 영역(M2)과 중간선조체(dmST)에 각각 광민감 단백질과 상향변환 입자를 주입한 후 적색광과 근적외선을 이용해 해당 부위의 신경을 활성화했다.
그 결과 머리에 붙이는 형태의 뇌 자극기를 이용하여 파킨슨병 증상인 운동 저하가 개선된 것을 확인했다.
기존에는 뇌에 전극을 심어 파킨슨병과 떨림을 치료하는 뇌심부 자극술이 주로 사용됐으나 이번 연구는 머리에 부착하는 형태의 안전한 시스템으로 이를 대체할 가능성을 입증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최근 액체를 제어할 수 있는 로봇과 비접촉 센서를 통해 밸브 없이도 방사성 시료를 자동으로 분리할 수 있는 장치를 개발했다.
방사성폐기물 처분을 위해서는 방사성핵종 분석이 먼저 이뤄져야 하는데 크게 전처리, 분리, 계측 과정으로 나뉜다.
방사성핵종 분리는 방사성폐기물을 녹인 시료에 특정 핵종과 반응하는 시약을 넣어 각 핵종을 분리하는 공정으로, 사람이 직접 분리 용기에 시약을 투입하는 방식과 펌프를 활용한 자동 방식이 있다.
수동 방식은 시약 투입 속도를 조절하기 쉽지 않아 주로 자동 방식을 활용하며 펌프와 밸브, 밸브와 연결된 튜브 등으로 구성된 기계에서 사전에 정한 시간에 따라 밸브를 조절해야 하고, 밸브와 튜브에 방사성 시료가 남아 있지 않도록 매번 세척해 사용해야 한다.
연구팀이 개발한 장치는 센서가 시약이 투입된 것을 감지, 분리 용기 내부 흡착제에 핵종이 흡착·분리되는 과정이 끝나는 것을 실시간으로 알 수 있어 기존 펌프 방식보다 더 정확하며 밸브가 필요 없어 방사성 시료 잔류로 인한 교차오염 가능성을 원천 차단할 수 있다.
연구팀은 개발한 공정을 통해 테크네튬, 스트론튬, 철, 나이오븀, 니켈을 기존 방식보다 3배 빠르게 분리하면서도 83∼97%의 높은 핵종 회수율을 달성했다.
화순전남대학교병원 병리과 김형석 교수, 법의학 이수진 교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민 교수팀은 최근 코로나19 진단키트처럼 간편하게 자살 위험도를 예측 평가하는 바이오마커를 확인했다.
앞서 화순전남대 의학과 재학생들은 자살로 판정받은 사망자의 뇌 조직에서 일반 사망자와 다르게 발현하는 유전자를 발굴해 이를 말초혈액에서도 확인했다.
이 같은 결과를 연구팀과 함께 임상시험을 통해 실제 적용 가능성을 입증했다.
연구팀은 100여 명의 주요 우울증 환자를 대상으로 자살 위험 가능성을 예측하는 유전자 바이오마커 3종을 개발했으며, 기존의 우울증 설문지(PHQ-9)보다 높은 정확도로 자살 위험군을 구분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
또 특정 바이오마커를 통해서는 주요 우울 장애 환자의 중증도를 경증 우울증과 구분하는데 성공했으며 앞으로 치료 과정의 모니터링에도 활용 가능하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연구팀은 이 연구가 우리 사회의 큰 난제인 자살 예방에 한 걸음 다가갈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