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의료 분야에서 VR·AR의 활용도가 늘고 있다.
의료계에서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솔루션의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의료진들은 VR·AR 솔루션을 이용해 난이도가 높은 수술을 쉽게 하고 의료진들을 교육하며 수술 전 환자의 불안을 줄여주기도 한다.
◆ 혼합현실 3D 홀로그래피 기술로 뇌혈관 모형 구현
고려대구로병원 신경외과 윤원기 교수는 최근 고대안암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고재철 교수와 함께 VR과 AR 기술을 접목한 혼합현실 3D 홀로그래피 기술을 이용해 3D로 환자의 뇌혈관모델을 구현함으로써 수술과정에서 실시간으로 눈앞에서 뇌혈관 구조를 확인하면서 수술할 수 있는 기술과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해당 기술을 활용하면 고도의 섬세함을 필요로 하는 뇌동맥류 수술시 3차원으로 뇌혈관의 해부학적 구조 확인이 가능하며 특히 중첩혈관 등 위험부위를 360도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정상조직 손상을 최소화하고 보다 안전한 수술이 가능하다. 간단한 손동작으로 360도 회전은 물론 혈관을 확대해서도 볼 수 있다.
윤 교수는 지금까지 120회 이상의 뇌동맥류 코일색전 수술에 이 기술을 적용했고 모두 성공적으로 안전하게 수술을 마쳤다.
특히 모동맥(동맥류를 품고 있는 뇌동맥)과 동맥류의 경계가 불명확하고 매우 큰 동맥류를 치료할 경우 미세 도관을 비롯한 기구들이 동맥류를 뚫거나 정상 혈관을 손상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는데 이 기술을 사용함으로써 안전한 수술이 가능했다.
이 기술을 수술에 적용했을 때의 효과 측정을 위해 여러 항목(동맥류와 모체 동맥 사이의 각도 평가, 중첩된 혈관의 해부학적 확인, 위험한 동맥류 벽 재확인, 미세 카테터 팁의 위치 추정 등)을 평가한 결과 모든 동맥류 수술에서 본 기술이 매우 유용했다.
특히 가장 효과가 높았던 항목은 뇌혈관의 복잡함과 2차원 영상에서는 정확한 확인이 불가능한 혈관 겹침 때문에 생기는 혼동을 급감시킴으로써 수술을 보다 쉽고 안전하게 시행할 수 있었다는 점이었다.
윤 교수는 이 기술을 개두술에 의한 클립 결찰 수술에 사용했을 때도 뇌혈관의 복잡한 해부학적 구조를 보다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어 수술 전 전략 수립에 매우 용이했으며 보다 안전한 수술이 가능했기에 고난도 수술 경험이 적은 의료진 수련에도 매우 용이할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향후 가상현실 수술 교육 시뮬레이션, 홀로그래피를 이용한 뇌수술 내비게이션 개발, 환자 설명용 공동망 시뮬레이터 등의 분야로 확대 발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 AR활용 인공호흡기 시뮬레이션 교육
고려대학교 구로병원은 AR장비를 활용한 인공호흡기 시뮬레이션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 교육은 2023년 '스마트병원 선도모델 개발 지원사업'을 통해 개발 및 구축된 의료진 대상 VR·AR 교육 플랫폼을 사용해 진행 됐으며 응급환자를 응대하는 간호사를 대상으로 증강현실(AR)을 활용한 인공호흡기 시뮬레이션 교육이 진행됐다.
교육에 참여한 간호사들은 기본적인 이론 교육을 받은 뒤 실제 AR 도구를 사용해 응급환자 조기 대응, 인공호흡기 대처 등 주요 간호술기를 배우고 경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병원측은 지속적인 플랫폼 개발과 업데이트를 통해 의료진들의 역량을 강화하고 나아가 의료기관 시스템의 디지털전환과 스마트 병원으로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계획이다.
◆ VR 교육 플랫폼 개발
삼성서울병원 이식외과 유진수 교수는 최근 임상역학연구센터 강단비 교수와 함께 자체 개발한 VR 교육 플랫폼의 연구 결과 간암 수술을 앞둔 환자에게 가상현실(VR)을 활용해 수술 과정 등을 설명하면 환자 이해를 높이고 수술 불안감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간은 해부학적으로 복잡한 장기 중 하나다. 수술 전 설명시 의료진이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등의 검사 결과로 설명하지만 충분하지 않다는 평가가 많았다.
연구팀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의료교육 시뮬레이터 기업인 브이알애드(VRAD)와 함께 간암 수술의 모든 과정을 설명하는 VR 교육 플랫폼을 개발했다.
플랫폼은 실제 병원 내 교육실 모습과 동일하게 제작됐다. 의사와 환자가 함께 접속하면 교육 영상이 방영되며 교육이 시작된다.
교육은 간의 3차원(3D) 모형을 활용해 진행된다. 환자가 VR 기기를 이용해 투명도를 조절하면 복잡한 간 내부를 생생하게 들여다 보면서 의료진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의료진이 간의 3D 모형을 실제 수술하듯 잘라내는 모습을 보여주면 환자는 가상현실 속에서 의사가 어떤 방식으로 간암을 수술하는지 여러 각도에서 직접 볼 수 있다.
교육 영상엔 간의 역할과 간세포암이 생기는 원인, 개복과 복강경 수술의 차이, 간절제술 중 담낭 절제, 수술 후 합병증 등도 담겼다.
연구팀은 효과 검증을 위해 2022년 1월~2023년 2월 간암 수술을 앞둔 환자 88명을 모집해 한 그룹은 VR 플랫폼으로 교육하고 다른 그룹은 말로만 설명한 뒤 차이를 비교했다.
VR 플랫폼으로 교육받은 환자는 수술에 대한 지식이 수술 전 교육 받기 전보다 5.86점 증가해 17.2점으로 나타났다. 말로만 교육을 받은 그룹은 2.63점 상승해 13.42점에 그쳤다.
수술에 대한 불안 정도의 차이는 더 컸다. 불안 정도 측정 검사(STAI-X-1)에서 VR 교육 그룹의 불안 점수는 4.14점 감소했지만 기존 교육 그룹은 0.84점 떨어졌다. 통계적으로 보정했더니 VR을 이용하지 않은 그룹은 VR 이용 그룹보다 수술에 대한 불안도가 2.9배 높았다.
연구팀은 백 마디 말보다 직접 눈으로 보는 게 낫고, 직접 간을 이리저리 돌려가며 볼 수 있으면 금상첨화이기에 임상적 효과를 규명한 만큼 기술발전을 뒷받침하는 정책적 지원이 뒤따라 의과학자와 병원, 관련 산업계가 뛰어들 공간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