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연세사랑병원
연세사랑병원의 대리수술 논란이 다시금 주목받으며 의료계에서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최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2단독 박소정 판사 심리로 진행된 2차 공판은 검찰이 신청한 증인 신문 기일을 정하고 짧게 마무리됐지만 사건의 내용이 상당히 중대하다는 점에서 사회적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검찰이 제기한 공소장에 따르면 연세사랑병원 고용곤 병원장은 의료기기 회사 영업사원과 간호조무사 등 비의료인에게 수술 부위 봉합, 리트랙터 사용, 석션 기기로 피 제거 등의 수술적 행위를 맡기고 심지어 의료용 드릴로 환부에 구멍을 뚫고 핀을 박는 의료 행위까지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러한 대리수술은 명백히 의료법 위반에 해당되며 의료 윤리의 심각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법원 앞에서는 공익감시 민권회의, 국민연대, 기업윤리경영을 위한 시민단체협의회 등 국민생명안전네트워크 소속 시민단체들이 대리수술과 유령수술을 근절할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연세사랑병원의 불법행위가 단순히 일회성이 아닌 체계적이고 장기간에 걸쳐 이루어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며 철저한 전수조사를 통해 진상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법원과 검찰에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을 적용하여 강력히 처벌할 것을 요구했다.
이러한 논란은 국정감사에서도 중요한 사안으로 부각됐다. 민주당 박희승 의원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근거로 한 의사가 연간 3천 건 이상의 수술을 집도한 사실을 언급하며 대리수술 가능성을 제기했다. 특히 2019년부터 2024년 상반기까지 연평균 3천 건 이상의 수술을 기록한 고용곤 병원장의 일정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우며, 대리수술 및 유령수술이 광범위하게 이루어졌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국감 자료에 따르면 해당 의사는 2019년에만 4,016건의 수술을 기록했으며, 이는 주말과 공휴일을 제외한 기간 동안 하루 평균 13~16건의 수술을 진행한 것에 해당된다. 외래진료와 학회 참석, 방송 출연까지 병행한 상황에서 이러한 수술 건수는 대리수술 가능성을 짙게 하고 있다.
실제로 검찰이 특정한 범죄 일람표에 따르면 2021년 6월 28일부터 8월 2일까지의 35일 동안 특정된 대리수술 및 유령수술 혐의는 43건에 이르렀다. 그러나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21년 한 해 동안 총 3,486건의 수술이 이루어진 것으로 드러났고, 이는 검찰이 특정한 수술 건수와의 차이가 커 많은 의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고용곤 병원장은 줄기세포 채취 수술에서도 109건의 유령수술 혐의를 받고 있으며, 실제 집도의가 성명불상자인 상태에서 본인이 수술한 것처럼 진료기록부를 허위 작성했다는 의혹도 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들은 대한의사협회에도 대리수술 의혹 병원을 고발하라고 촉구했으나, 협회의 반응은 미온적이었다고 비판했다. 또한, 국민신문고를 통해 보건복지부에 1년간 4천 건 이상의 수술을 집도한 병원과 의사에 대한 공개를 요청했으나 명확한 답변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은 이러한 대응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불법 의료 행위의 근절을 방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건복지부는 대리수술 및 유령수술에 대한 행정처분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최근 5년간 대리수술로 인한 행정처분은 76건에 달했으나, 수사 단계 또는 기소된 사건에 대한 행정처분 사례는 없었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는 무죄추정 원칙에 따라 재판 결과가 확정되기 전까지 처분을 유보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다만, 국민 건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신속한 처분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민권익위원회는 11월 21일까지 대리수술, 무면허 의료 행위, 사무장 병원 운영 등 불법 의료 행위에 대해 집중적인 신고를 받기로 했다. 신고는 청렴포털을 통한 온라인 접수나 국민콜을 통해 할 수 있으며, 국민들의 적극적인 신고를 통해 불법 의료 행위를 근절하기 위한 노력에 동참할 것을 독려하고 있다.
최성훈 기자ehealth@e-health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