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의료기기 업체들이 신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국내 의료기기 기업들이 정부 사업에 참여하며 실질적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브이픽스메디칼, 큐제네틱스 등이 정부 사업을 활용해 인공지능(AI) 판독 의료기기, 합성골 이식재 등을 개발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브이픽스메디칼은 AI를 기반으로 한 위암 내시경 점막하 박리술(ESD) 시술 중 실시간 절제연 판독이 가능한 첨단 의료기기를 개발하고 이에 대한 연구 성과를 국제 학술 저널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정부 사업의 일환인 범부처전주기의료기기연구개발사업단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범부처전주기의료기기연구개발사업단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4개 부처가 공동으로 의료기기 개발의 전주기를 지원하여 글로벌 제품 개발, 미래의료 선도, 의료복지 구현 등을 추진하는 사업을 담당한다.
브이픽스메디칼은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연구진과 의료 AI 기업 제이엘케이(JLK)의 AI 진단 알고리즘을 결합한 실시간 조직검사 플랫폼을 통해 새로운 의료기기를 개발했다. 이 기기는 위암 ESD 시술 중 발생한 검체에 대해 실시간 절제연 판독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해당 연구 결과는 최근 SCI급 저널인 'NPJ Precision Oncology'에 게재됐다.
위암 ESD는 위암 조기 치료의 대표적 방법으로 내시경을 통해 암을 발견하고 제거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ESD 시술 중 발생한 검체에 대한 절제연 판독은 주로 동결조직검사를 통해 진행되지만 실시간으로 이뤄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검체 스크리닝 과정에서 검체 소실, 시간 소요, 진단 정확성 등의 문제를 야기한다.
추가 절제가 필요한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영구 절편 조직 검사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이 과정에는 약 1~2주의 시간이 소요되며, 의료진과 환자 모두에게 부담이 된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브이픽스메디칼은 cCeLL 플랫폼이라는 디지털 조직검사 시스템을 개발하고, JLK의 AI 진단 솔루션을 접목하여 임상적 유효성을 아주대학교병원에서 검증했다. 연구에 따르면 cCeLL 플랫폼은 AI 기반 위암 진단에서 96.4%의 암정상 진단 정확도와 99%의 암종 분류 정확도를 기록했으며 AI 알고리즘을 적용한 병리과의 진단 정확도 역시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AI 기술을 병리 진단에 접목하는 가능성을 입증했다. 기존 영구 절편 검사는 병리 진단이 가능한 이미지를 확보하는 데 수일이 걸리며, AI 적용이 어려운 아날로그 이미지를 사용해야 했다. 반면, cCeLL 플랫폼은 실시간으로 디지털 이미지를 생성하고 AI 진단 솔루션을 적용할 수 있어 더욱 신속하고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브이픽스메디칼은 2024년 AI 기반 진단 플랫폼 cCeLL의 탐색 임상을 진행 중이며 내년 다기관 확증임상을 통해 품목 인증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기술은 위암뿐만 아니라 뇌종양, 전립선암 등 다양한 암종에도 적용 가능하며 수술 중 실시간 암 진단이 필요한 분야로의 확장 가능성도 기대되고 있다.
브이픽스메디칼 황경민 대표는 "이번 연구는 첨단 하드웨어 기술과 AI 기술이 결합되어 단기간에 임상적 유효성을 입증한 혁신적 결과"라며 "앞으로 진행될 임상을 통해 의료기기의 혁신성을 증명하고, 의료 현장의 미충족 수요를 해결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전했다.
큐제네틱스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는 ‘2024년도 소재부품기술개발(이종기술융합형)’ 과제에 선정되며 의료기기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 과제 선정으로 큐제네틱스는 2년 6개월 동안 약 25억 원을 지원받아 비임상연구, GMP 승인, 임상연구 등 주요 개발 단계를 추진할 계획이다.
큐제네틱스는 현재 골다공증 치료용 신약 후보물질 QG3030의 골형성 촉진 효과에 중점을 두고 기존 치조골 이식에 사용되는 rhBMP-2를 대체할 수 있는 합성골 이식재 ‘QBone’을 개발 중이다. QBone은 TCP/HA 기반 합성골 뼈대에 QG3030을 결합한 융합형 의료기기로, 오는 2027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과제 선정으로 QBone의 상용화는 가속화될 전망이며, 큐제네틱스는 rhBMP-2 시장에서 10%의 점유율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현재 치조골 이식재 시장에서는 rhBMP-2를 활용한 골 촉진 의료기기가 유일하지만 이는 생산 비용이 높고 일부 부작용이 보고되어왔다. 이에 따라 큐제네틱스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한 대안으로 QBone을 개발하고 있으며, 연간 약 5조 원에 달하는 rhBMP-2 시장에서 5천억 원 규모의 점유율을 목표로 한다.
큐제네틱스의 QG3030은 골다공증 치료용 신약으로, 지난 6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1상 승인을 받아 현재 임상 시험이 진행 중이다. 특히 QG3030은 연구 과정에서 체중 감소 효과도 확인되어 큐제네틱스는 이를 바탕으로 비만 치료제 개발을 위한 약물 재창출에도 나서고 있다. 내년까지 임상 1상을 완료하고 이후 비만 치료제로서의 임상 2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서울바이오허브에 입주한 큐제네틱스는 케이그라운드벤처스 등으로부터 초기 투자를 유치하였고, 정부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연구 성과를 거두고 있다. 더불어 서울산업진흥원(SBA)과 서울바이오허브가 주관하는 글로벌 진출 프로그램에 선정되어 미국 케임브리지 혁신 센터(CIC)에 입주하며 글로벌 제약사와의 협업 및 기술 수출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최성훈 기자ehealth@e-health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