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년 재외동포 문학상 대상에 시 부문 장혜영(아랍 에미리트)의 ‘모시’, 단편소설 부문 조성국(미국)의 ‘낙원에 있으리라’, 수필‧수기 부문 이명란(뉴질랜드)의 ‘이웃집 여자 린다’가 각각 선정됐다.
재외동포청(청장 이상덕)은 26일 이들 각 부문 대상 수상작과 함께 ‘제26회 재외동포 문학상’ 수상작 총 13편을 선정해 발표했다.
발표는 재외동포청(oka.go.kr)·코리안넷(korean.net)·소통24(sotong.go.kr) 웹사이트를 통해 진행됐다.
수상자 13명에게는 총 3000만원의 상금과 상장이 수여되고 수상작은 작품집 ‘재외동포 문학의 창’을 제작해 배포할 예정이다.
시상식은 12월 중 온라인으로 개최된다. 또한 ‘제18회 세계한인의 날 기념식(10월 4일)’에서 단편소설 부문 대상 수상자(조성국)가 수상 작품을 직접 소개할 예정이다.
'제26회 재외동포 문학상' 단편소설 부문 대상 수상자인 조성국 씨.
심사는 문태준, 정호승(이상 시 부문), 구효서, 은희경(이상 단편소설 부문), 박상우, 이경자(이상 수필·수기 부문) 등 한국 문학계를 대표하는 문인과 전문위원이 맡아 진행했다.
심사위원들은 “다양한 배경과 경험을 가진 재외동포들이 높은 수준의 작품을 제출해 심사가 매우 뜻깊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문학상 공모는 6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 시, 단편소설, 수필·수기 3개 부문에서 이뤄졌고, 전 세계 53개국에서 504명이 1304편의 작품을 응모했다.
특히 올해 수상 부문과 상금이 축소됐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보다 접수작이 84% 증가해 재외동포들의 한글 문학 창작에 대한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재외동포 문학상은 재외 한인 문학도들의 작가 등용문으로 자리매김했으며 ‘카디예프 문학상’, ‘쿠프린 문학상’ 등을 수상한 고려인 작가 박미하일 등 다수의 문인을 배출했다.
이상덕 청장은 “26년의 긴 역사를 가진 ‘재외동포 문학상’은 꾸준히 동포사회의 관심과 사랑을 받아왔다. 올해는 전 세계에서 훌륭한 작품들이 많이 접수돼 재외동포 문학 저변의 폭과 깊이가 확대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다음은 '제26회 재외동포 문학상' 시 부문 수상작이다.
< 모시 >
장혜영(아랍에미리트 거주)
아, 덥구나
가마솥더위 날씨
바다 건너 일년내내
한더위의 대지
나를 걱정하는 우리 식구들에게
이내 모시 민소매 꺼내입은 나는
견딜만한 날씨라 답하며
그새 서천 할머니 생각에 잠긴다
정초에 북두칠성 하늘나라 가신 할머니가
여름이면 누렇고 단단한 앞니로
물고 쪼개 만드시던 모시
시골집 눅눅한 건넌방에서
가끔 물것 지네 나오는 곳에서
반짇고리 옆에 두고 모시 베틀 두고
어린날 어머이 아바이 벼개맡 곁에 뉘고
침칠에 모시짜기 하셨겠지
우리 식구 연(緣)마냥 질긴
연중 여름나기가 개운한 위로로
돌아오는 내 살 감싼 모시
모시옷 입고 자라
뙤약볕 모래바람 바닷바람 아래서도
건재하는 내모습 우리모습
하늘에서도 보고 계실게다
이곳 아낙네들도 전통 수공예, 자수
(알-사두(AL-SADU), 탈리(TALLI))하며
나날을 살았다는데 타향살이 민속촌서
베틀, 자수대 앞 다른 할마이들 굽은 등 거친 손에
우리 할머니 모시쪼갬 떠올린다
이골날 때까지 짜인
한필 한필 켜켜이 쌓인
아낙네들의 희로애락
그네들의 하소연 담긴 사랑방서
시집살이 지청구 모시 잎 털듯
떨쳐내는 노동요 지저귀는 듯
수많은 할머이들 어머이들
순치(脣齒)내어 쪼개어 이은 질긴 모시
베질 위 절절히 흐르는 내리사랑에
어느 물쿤 날씨도 견뎌내어라
출처 : 재외동포신문(https://www.dongpo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