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것도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은 없나 봅니다.
안간힘을 쓰며 버티는 늦더위 탓에 문턱을 넘어온 가을이 엉거주춤 멈칫거리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주말 오대산에서 만난 '살짝 가을 살짝 단풍' 덕에 가을은 분명 곁에 있음을 확신하게
됩니다. 하지만 마지막 땡볕이 오곡백과를 튼실히 할 것이기에 여름도 가을도 다 좋습니다.
어쨌거나 폭우와 태풍을 잘 이겨내고 가을의 여정에 오신 모든 님들께 수고 많으셨다는 인사
드립니다. 인생은 결국 잘 견디고 버티는 게임이니까요.
새로운 한 주도 즐겁고 힘차게 시작하시길 기원합니다.
지난 한 주 잘 지내셨는지요?
휴일 결혼식에 갔다가 봉은사 산책을 하는데 더위가 여름 못지 않더라구요.
백로가 지나 추분이 코앞인데 조금만 움직여도 등에 땀이 줄줄 흘러내리더라구요.
오락가락하는 환절기 날씨에 건강 잘 챙기시구요.
대세의 가을에도 버티는 여름이 그러하듯이 요즘 날씨에 삶의 흐름을 거역하다 끝내
나락으로 떨어지는 사람들의 모습이 오버랩됩니다. 강물이 흘러가듯 바람이 불어가듯
삶에도 순리가 있는 법인데 고집과 독선에 갇혀 쩔쩔매는 삶들이 적지 않으니까요.
자연과 삶의 이치에 깨어있는 삶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도 있음을 다시 새깁니다.
지난 주엔 오래된 친구와 대화를 나누다 소통이 여의치 않아 서로 불편해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조금 더 너그럽게, 마음을 열고 이야기를 했어야 했는데, 나도 모르게 그것을
놓쳐버렸습니다. 서로 다른 존재이기에 서로 다른 생각을 할 수 있음을 인정하지 못한게
아쉬웠구요. 하지만 비가 온 후에 땅이 굳어지듯이 더 좋은 관계로 가기 위한 진통이라는
것을 믿습니다.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을 슬며시 내밀어보구요.
주말에는 가을의 입구에서 오랜만에 산사랑 동무들과 오대산 산행을 했습니다.
중대 사자암과 적멸보궁을 거쳐 비로봉에 올랐다가 상원사로 내려오는 여정이었지요.
특히 상왕봉 코스는 그만두고 여유로운 하산길을 선택하니 얼마나 널널하던지요.
덕분에 적멸보궁에서 명상과 기도를 하고 상원사 찻집에선 션한 오미자차도 한 잔하니
진정 산행의 여유로움이 그대로 묻어나더라구요. 오래전 지리산 세석에서 야생화들과 놀며
낮잠자던 추억이 떠올라 더욱 좋았습니다.
가을이 아름답게 깊어갈 무렵 오대산 선재길을 걸어야겠다는 생각을 했구요.

주말 오대산 산행에서 만난 중대 사자암의 하늘과 풍경~ 느낌이 참 좋다~
너그럽고 열린 마음, 땀흘리고 공부하는 자세,
진실함과 사랑이 있는 소통으로 살아갑니다.
모든 행복한 순간을 소중히 간직하라:
노후에 훌륭한 대비책이 된다. - 크리스토퍼 몰리(미국의 소설가,시인)
2022. 9.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