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짝 차가운 기운을 머금은 바람 한 줄기가 통도사 마을을 휘감아 돌아갑니다.
백로와 추석이 지났고, 하늘엔 툭하면 아름다운 구름 퍼레이드가 펼쳐지는 걸
보니 분명 계절은 가을로 가는 문턱을 넘은 듯 하구요.
폭우와 태풍을 진하게 겪고 난 가을이라 더 살갑고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휴일 아침, 통도사로 향하는 계곡길을 걷다보니 하얀 백로 한 마리가 외로운
날개짓을 하며 반겨주더라구요.
일상의 걷는 그 길, 그 걸음속에 세상의 많은 것들이 가득합니다.
그러니 어찌 걷자 생존, 걷자 행복이 아닐까요?
추석연휴끝에서 시작하는 새로운 한 주, 즐겁고 힘차게 열어가시자구요.
지난 한 주 잘 지내셨는지요?
지난 한 주는 추석연휴와 함께 후다닥 날아간 것 같습니다.
수요일 일찍 고향으로 간 이후 오늘 월요일 아침에도 양산 통도사 마을에 있으니
추석여행길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으니까요.
때론 쉼과 힐링의 시간을 이렇게 충분히 가져보는 것도 좋은 듯 하구요.
먼저 한가위 추석 명절 잘 보내셨는지 안부를 여쭙니다.
여러모로 어려운 때이지만 건강하고 넉넉한 명절 보내셨으리라 믿습니다.
소생은 수요일 고향으로 가서 아버지 상속절차를 마무리하고 모처럼 고향에서
여유로운 추석 연휴를 보냈습니다. 텃밭에서 쇠스랑질을 하고 홀로 계신 어머니와
삼겹살에 막걸리 한 잔도 하고, 고모댁에 바람쐬러 다녀오기도 했구요.
무엇보다 이번 명절은 아버지 돌아가신후 처음 맞는터라 그 빈자리가 허전했고,
처음으로 모신 차례상 풍경도 낯설었구요. 하나하나 적응해가야 하겠지만요.
아버지를 모신 익산 정수원에 성묘를 하고 예쁜 노란꽃을 하나 달아드리며 인사도
드렸구요.
지금도 아버지께서 잘 지켜주시고 보살펴주시는 것 같아 든든합니다. 추석날 아침 고향 하늘을 곱게
물들인 환상적인 붉은 노을이 그 증표인 듯 했구요.
30년 넘게 쭈욱 그래왔지만 양산 부모님 뵈러
고향을 떠나 양산 통도사 마을에도 들렸습니다. 백수(白壽)를 코앞에 둔 아버님, 늘 자식 걱정에
여념이 없는 어머님의 사랑과 환대가 고맙고 또
고마울 뿐이구요.
휴일 아침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무풍한송길을
따라 통도사에 다녀왔구요. 고즈넉한 산사의
아침을 맨발로 맞으며 편안함과 자유로움,
상큼함을 그대로 느끼고 즐겼음은 물론이구요.
휴일 오후엔 딸 정인이와 평산 마을 입구의 멋진 카페에서 차 한 잔 하며 삶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힘든 시대, 당당하고 의연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니 대견하게 느껴지면서도 마음이 아려옴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
딸아! 너의 삶의 길과 선택을 사랑하고 응원한다!
지난 화요일 저녁에 인생연기학교 두 번째 시간을 그대로 즐겼고, 사람의 숲에서 좋은 인연들과의 삶도 쭈욱 이어졌음을 보고드립니다.

추석 아침에 만난 고향의 붉은 노을, 뜨거운 사랑의 기운이 느껴져 참 좋더라구요.
너그럽고 열린 마음, 땀흘리고 공부하는 자세,
진실함과 사랑이 있는 소통으로 살아갑니다.
당신 그대로의 모습으로 미움받는 것이
당신답지 못한 모습으로 사랑받는 것보다 낫다.
- 앙드레 지드(프랑스 소설가)
양산 통도사 마을에서
2022. 9.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