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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병두 기자
  • 기사등록 2024-06-26 01:3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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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월 산업재해는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지 못한 채 여전히 빈발했고 안전한 일터의 조성을 위한 국민의 여론은 결국 새로운 입법으로 이어졌다. 기업의 시스템과 조직문화 등의 구조적 차원에서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여론에 힘입어 경영책임자에 대한 형사처벌을 내용으로 하는 특별형법, 이른바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것이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시행 전후를 둘러싸고 많은 논란이 있었다.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상 법률의 내용이 명확하지 않다는 등의 위헌시비가 끊이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용두사미가 돼 한창 끓어오르다 금방 식어버리는 것 아닌지 회의적인 시각도 있었다. 그러나 그 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결국 법은 시행됐고 검찰이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해 기소한 사건만 약 50건이 넘었다. 그 중 법원을 통해 현재까지 총 16건의 1심 판결선고가 이뤄졌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된 16건의 판결 동향을 살펴보면 몇 가지 두드러진 시사점을 확인할 수 있다.

첫째, 업종별로는 전체 16건 중 15건이 건설업과 제조업이다. 재해 유형으로는 떨어짐, 끼임, 물체에 맞음 등의 재해가 가장 많았다. 재해 발생 업종이 건설업과 제조업에 집중돼 있다. 대부분의 재해 유형이 떨어짐, 끼임, 물체에 맞음 등이다. 전형적인 우리나라 산업재해의 특징인데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된 16건의 판결 역시 이와 크게 다
르지 않았다. 이로써 중대재해처벌법의 가장 효과적인 대응은 사후 형사처벌의 면책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다. 사전적인 기업의 컴플라이언스 시스템이 실질적으로 운용됨으로써 현장에서 기본적인 안전수칙이 준수될 수 있도록 ‘사전적 재해 예방’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것임을 알 수 있다.

둘째, 법원은 중대재해처벌법상 안전보건확보의무 중, 유해·위험요인 확인·개선 절차(시행령 제4조 제3호), 안전보건관리책임자 등에 대한 평가기준(시행령 제4조 제5호) 등에 관한 판단기준을 제시했다. 사업장의 각 고유한 특성을 반영해 유해·위험요인을 확인하고 이를 개선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 안전보건관리책임자 등이 자신들의 업무수행 평가 기준을 인식하고 그에 따라 각 사업장에서 실질적으로 유해·위험요인을 개선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법원은 여러 사건에서 현장의 특성을 반영하지 못한 일반적인 매뉴얼 마련이나 단순히 형식적인 서류 작성만으로는 안전보건 확보의무를 충실히 이행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일각에서는 치밀한 논증을 거친 법리라고 보기에는 여전히 불분명하다는 비판도 있다. 그러나 법원이 중대재해처벌법의 입법취지를 최대한 존중해 엄정한 법 집행의 의지를 보이고 있음은 분명하다.

셋째, 법원은 형량에 있어서도 중대재해처벌법위반죄에 대해서는 무거운 형을 선고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는 원청의 경영책임자를 향할 때 더욱 두드러진다. 종전의 산업안전보건법만 적용되던 다수의 재해 사건에서는 무죄 판결이 다수 있었고 유죄가 인정되더라도 벌금형의 선고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된 16건의 1심 판결은 아직 단 1건의 무죄 판결도 없는 상황이고 모두 집행유예 이상의 형이 선고됐다. 특히 그 중 2호 판결에서 징역 1년의 실형이, 최근 2024년 4월에는 15호 판결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이 선고되는 등 점차 강력한 형사처벌의 실무례가 쌓이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현재 법원은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해 유죄를 선고할 경우 아직 선고 사례가 충분하지 않아 부득이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의 양형 기준을 참고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형량의 범위는 ‘특별양형인자’의 감경요소(처벌불원 등)와 가중요소(안전보건조치의무위반의 정도가 중한 경우 등)를 고려해 결정된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된 16건의 판결은 가중요소가 매우 비중있게 고려되는 특징을 보인다. 예컨대 법원은 중대재해처벌법의 ‘입법취지’를 직접 설시하면서 피고인의 죄책이 매우 무겁다는 점을 강조하거나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안전보건조치에 관한 ‘법률의 부지’를 오히려 불리한 양형 요소로 고려하는 등 양형에서 더욱 엄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결국 기업이 안전보건 확보를 위해 사업의 경영 차원에서 컴플라이언스 체계를 구축하고 운용하는 것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의 문제가 됐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중대재해라는 그 결과 발생만으로 무조건 처벌받는 법이 아니다. 특히 고용노동부가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데 대해 검찰이 불기소처분을 한 사례들이 증가하고 있다. 충실하게 안전보건확보 의무를 이행한 경우 불가피하게 발생한 중대산업재해에 관해서까지 경영책임자를 처벌할 수는 없다는 선례가 만들어지고 있다. 컴플라이언스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그만큼 기업이 이를 게을리해 발생하는 사법 리스크는 이미 현실화돼 점차 강화되고 있다는 점을 각별히 유념할 필요가 있다.

안전신문 webmaster@safetynews.co.kr

출처 : 안전신문(https://www.safet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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