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신개념 웨어러블 의료기기 기술이 잇따라 개발되고 있다. |
국내에서 차세대 웨어러블 의료기기 기술들이 잇따라 개발, 상용화가 기대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연구진들은 최근 금속-탄성체 나노 구조체, 아기 땀 모니터링 기기, 바이오센서 전력 생산용 메타물질 등을 개발했다.
가천대 이태일 교수와 경희대 오진영 교수는 최근 미국 로렌스리버모어국립연구원 최원진 박사, 한국기술교육대 채수상 교수 등 공동 연구팀이 잘 섞이지 않는 두 물질인 고무와 금속을 화학 반응의 경로, 속도 등을 탐구하는 속도론적 방법으로 뇌 주름 형상의 '금속-탄성체 나노 구조체'를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고무 탄성체 기판 위에 금속 박막을 증착(蒸着)하는 시스템에서, 고무와 금속 각각 물질의 증착 속도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화학 반응을 통제했다.
고무 분자들의 이동 속도와 증착되는 금속 원자들의 증착 속도 간 상대적 차이를 조절, 나노 니들(nano needle) 형태의 금속 구조체들이 매우 조밀하게 연결된 금속-탄성체 나노상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렇게 고무 탄성체 기판 표면에 형성된 금속-탄성체 나노상은 기판과 계면 사이의 큰 기계적 불안정성을 유도해 증착이 끝난 후, 수 시간에 걸쳐 마치 뇌 주름과 같은 형태의 표면 주름이 형성되는 것을 관찰했다.
이는 표면적이 넓어지는 효과를 얻는 동시에 금속-탄성체 나노상 내부의 특이한 나노구조를 통해, 기계적·화학적·열적 측면에서 기존 재료에서 보기 힘든 정도의 높은 내구성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기존 신축성 전극이 가질 수 없었던 매우 뛰어난 내구성을 바탕으로 차세대 웨어러블 의료 및 전자기기나 가상현실(VR)과 같은 응용 분야 전극 소재로 널리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바이오닉스연구센터 김주희 선임연구원은 최근 미국 노스웨스턴대 존 로저스 교수와 함께 피부 약물 전달을 통해 운동으로 땀을 흘리지 않고도 땀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기기를 개발했다.
땀 속에는 다양한 건강 상태를 알려주는 물질들이 있고 혈액 채취와 달리 채취할 때 통증도 없어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기기들의 주요 목표 중 하나다.
하지만 땀을 배출하려면 격렬한 운동이 필요해 아기처럼 운동을 자유롭게 하기 어려운 경우는 활용이 어려웠다.
연구팀은 땀샘을 자극해 땀을 흘리게 하는 약물이 담긴 하이드로젤에 전류를 흘러 약물을 피부밑 땀샘으로 전달하는 기기를 개발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나온 땀은 기기 내 미세유체 채널 속으로 수집돼 바이오센서로 분석되며, 이를 통해 생체 상태를 모니터링하게 된다.
연구팀이 이 기기를 낭포성 섬유증을 앓고 있는 아기에게 부착하고 땀 속 염소 농도를 확인한 결과 병원에서 땀을 채취해 분석한 결과와 98% 이상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낭포성 섬유증은 폐와 소화기관에 점액이 생기는 유전병으로 폐 기능 저하를 일으켜 지속적 관찰이 필요한 질환이다.
또 이 기기를 장착한 아기의 피부 온도와 산도 수치를 분석한 결과 피부에 별다른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안정성도 확인됐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이형진 박사팀은 최근 미세진동을 좁은 영역에서 가두고 증폭하는 메타물질을 개발, 버려지는 진동을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에너지 하베스팅에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메타물질은 파동을 효율적으로 제어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설계한 물질로, 영화 '해리포터'에서 주인공 해리의 투명망토가 대표적인 메타물질에 속한다.
에너지 하베스팅은 열과 빛, 진동의 형태로 버려지는 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기술이다.
햇빛을 에너지원으로 이용하는 태양광 발전은 기상 조건과 지형에 따라 전력 생산이 불가하거나 생산량이 일정하지 않은 한계가 있다.
이에 반해 언제 어디서나 존재하는 진동을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면 환경적 제약에서 벗어나 안정적인 전력 생산이 가능하다.
24시간 내내 일정한 전력 공급이 필요한 IoT(사물인터넷) 센서와 혈압·혈당을 실시간 측정하는 웨어러블 의료기기의 미래 전력원으로 에너지 하베스팅이 주목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진동에너지 하베스팅은 일상 생활에서 발생하는 진동이 미세해 생산 전력량이 적고, 생산 비용이 높아 실용성이 떨어진다. 이를 위해 진동이 발생하는 곳에 압전소자 등의 변환 장치를 지속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연구팀은 물질 내부에 들어온 미세한 진동을 가두고 축적해 45배 이상 증폭시키는 메타물질을 개발했다. 적은 양의 압전소자를 사용해 큰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연구팀은 메타물질을 적용해 기존보다 단위 면적당 4배 이상 큰 전력을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메타물질은 성인 손바닥 면적 정도로 작고 얇은 평면 구조로 진동이 발생하는 곳에 어디든 쉽게 부착할 수 있다.
부착 대상의 구조에 맞게 변형도 가능해 고층 빌딩과 교량의 손상을 점검하는 진단센서부터 건강상태를 모니터링하는 소형 바이오센서까지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 메타물질이 일반 센서로 측정이 어려운 초미세 진동을 크게 증폭함으로써 차세대 고정밀·고민감도 센서 개발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 강찬우 기자 ehealth@e-health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