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텔스쿨 더 헤이그 Culinary Club 학생들이 한국의 전통 장류를 활용한 코스요리 를 준비하고 있다.
한국의 김치에 이어 간장·고추장·된장 등 전통 장류가 네덜란드의 미식 교육 현장에 진출했다. 한국 발효식품이 단순한 문화 체험을 넘어 현지 식재료와 결합한 메뉴 개발의 핵심 요소로 활용되면서 유럽 호스피탈리티 교육계에서 한식의 가능성을 넓히고 있다.
주네덜란드한국대사관과 한식진흥원은 지난 10월 7일 네덜란드의 대표적인 호텔·호스피탈리티 교육기관인 호텔스쿨 더 헤이그(Hotelschool The Hague)에서 한국 전통 장류를 주제로 한 디너 프로그램을 진행했다고 12일 밝혔다. 재외공관 한식경연대회 연계 프로그램으로 마련된 이번 행사는 지난 8월 김치 강연·워크숍에 이은 후속 교육이다.
이날 디너는 장류의 풍미를 현대적인 요리에 접목한 세 가지 코스로 구성됐다. 간장을 활용한 세비체를 시작으로 고추장 글레이즈를 입힌 돼지고기 구이와 버섯 채수를 곁들인 면 요리, 된장을 넣은 브라우니와 흑임자 디저트가 차례로 제공됐다. 네덜란드 각 지역의 제철 식재료와 특산물을 함께 활용해 한국 발효식품과 현지 식문화의 조화를 꾀했다.
특히 된장을 초콜릿 디저트에 활용한 시도는 장류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된장을 국이나 찌개에 사용하는 전통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특유의 깊은 풍미를 단맛과 결합한 것이다. 메뉴 구성부터 조리, 손님 응대까지 호텔스쿨 더 헤이그의 컬리너리 클럽 학생들이 직접 참여해 배운 내용을 실제 외식 서비스로 확장했다.
앞선 김치 교육과의 연계도 눈길을 끈다. 지난 8월 25일 정규과목인 재생 미식(Regenerative Gastronomy) 수업에서는 학생 56명이 김치의 계절성과 지역성, 발효 원리를 배우고 네덜란드 제철 채소로 직접 김치를 담갔다. 이날 디너에도 당시 학생들이 만든 김치가 활용됐다.
프로그램과 메뉴 자문을 맡은 김태연 김치한식문화교육원 대표는 현장에서 장류의 특징과 한국 음식문화 속 쓰임을 소개하고 학생들의 메뉴 개발을 지원했다.
세계김치연구소 글로벌 김치 앰배서더로 활동하는 김 대표는 김치에 이어 장까지 교육 범위를 넓히며 한국 발효문화에 대한 이해를 도왔다.
학교 측은 앞선 김치 수업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며, 다음 봄학기에도 정규수업에서 김치 교육을 이어가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2026년 QS 세계대학평가 전공별 순위에서 호텔·레저경영 분야 세계 7위, 네덜란드 1위를 기록한 호텔스쿨 더 헤이그에서 한국 발효식품이 교육과 실무를 잇는 소재로 자리 잡을지 주목된다.
주네덜란드한국대사관은 “한식 발효문화가 일회성 체험을 넘어 현지 미식교육과 메뉴 개발에 지속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교육기관과 협력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김태연 대표도 “학생들이 한국 발효문화를 입체적으로 이해하고 실제 호스피탈리티 현장에서 요리와 서비스에 자연스럽게 활용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