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상공회의소 전경.
공사비 급등으로 수년째 착공하지 못했던 민간참여 공공주택사업 6곳이 사업비 조정을 통해 정상화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대한상공회의소가 건설업계를 대신해 감사원 사전컨설팅을 신청했고, 감사원이 사업비를 현재 여건에 맞게 다시 산정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리면서다.
대한상의는 민간참여 공공주택사업 6개 사업장에 대해 감사원에 사전컨설팅을 신청한 결과, 6곳 모두 사업비 재산정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받았다고 6일 밝혔다. 이번 사례는 감사원이 지난 5월 사전컨설팅 신청 자격을 공공기관에서 법령상 설립 근거를 둔 민간단체까지 확대한 이후 대한상의가 이를 활용한 첫 사례다.
민간참여 공공주택사업은 공공이 택지를 제공하고 민간 건설사가 자금조달과 설계·시공을 맡는 방식이다. 대상 사업들은 2019~2021년 협약을 맺었지만 택지 조성 및 보상 등에 시간이 걸리는 사이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영향으로 건설비가 급등했다. 건설공사비지수는 103.8에서 135.2로 약 30% 상승했다.
문제는 기존 협약에 물가변동을 이유로 사업비를 조정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담겨 있었다는 점이다. 정부가 2023년 사업비 조정 근거를 마련하고 조정을 권고했지만, 발주기관 입장에서는 협약 변경에 따른 감사 부담이 걸림돌이었다. 사업을 해지할 경우 건설사들은 이미 투입한 비용과 협약이행보증금 등으로 수백억원대 손실을 떠안을 가능성도 있었다.
이에 대한상의는 업계 의견을 모아 지난달 8일 6개 사업장에 대한 사전컨설팅을 신청했다. 감사원은 9일 만에 사업비 재산정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회신했다. 협약상 원칙적으로 조정이 제한돼 있더라도 불가피한 경우 당사자 합의를 통해 예외를 둘 수 있고, 정부 역시 사업비 조정 필요성을 인정한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기존 사업을 유지하는 것이 주택 공급 측면에서도 공익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공공이 협약을 해지하고 사업을 재발주하는 경우보다 공공의 부담이 커지지 않도록 조정상한을 두고, 최종사업비는 객관적 절차를 거쳐 확정하도록 조건을 달았다.
대한상의는 이번 사례를 민관 협력을 통한 기업 애로 해소 모델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전국 상공회의소를 통해 공공기관과의 계약이나 인허가 과정에서 법령 해석의 불확실성 등으로 사업이 지연되는 사례를 발굴해 사전컨설팅을 연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