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경량패딩을 조기출시하고 있다. 사진은 에잇세컨즈 2026년 가을겨울 경량패딩.
출시 시점은 앞당기고 착용 기간은 늘리는 ‘멀티 시즌’ 전략이 아우터 시장의 경쟁 구도를 바꾸고 있다.
패션업계가 본격적인 추위가 오기 전 경량패딩을 선보여 수요를 선점하고, 간절기부터 한겨울까지 활용할 수 있도록 상품 구성을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비단 F/W뿐만이 아니라 여름상품 출시부터 나타나기 시작해 판매달력의 재편 조짐으로 감지되고 있다.
LF의 헤지스는 신규 경량패딩 라인 ‘노바’를 선보이고 9월 초부터 온라인 프리오더에 나섰다. 남성·여성·키즈를 동시에 전개하며 베스트와 반팔 패딩, 기본형 재킷, 하프 기장 등으로 선택 폭을 넓혔다. 가벼움과 보온성에 소재·실루엣의 차별화를 더해 경량패딩을 브랜드의 대표 아우터 라인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경량패딩을 여러 계절에 걸쳐 활용하는 ‘멀티 시즌 아우터’ 전략을 본격화했다. 에잇세컨즈·빈폴·빈폴키즈·구호플러스 등 주요 자체 브랜드를 중심으로 상품군을 확대하고, 간절기에는 단독 외투로, 한겨울에는 다른 아우터와 겹쳐 입는 방식으로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구매 움직임도 추위보다 앞서 나타났다. 삼성물산에 따르면 늦더위가 이어진 8월 20일부터 9월 27일까지 SSF샵에서 경량패딩을 구매한 고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10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장바구니에 경량패딩을 담은 고객 수도 384% 늘었다. 아이보리·파스텔 등 화사한 색상의 판매량도 82% 증가해 방한 기능과 함께 스타일링 수요가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
LF의 헤지스는 신규 경량패딩 라인 ‘노바’를 선보이고 9월 초부터 온라인 프리오더에 나섰다
올가을 경량패딩 시장에서의 선출시 변화를 살펴보면 우선, 이랜드월드의 스파오는 ‘씬라이트’ 시리즈를 지난해보다 약 2주 빠른 8월 17일 온라인에서 먼저 판매하고, 같은 달 29일 오프라인 매장으로 확대했다. 뉴발란스도 ‘플라잉77 구스다운’을 전년보다 엿새 앞당겨 9월 9일 출시했다. F&F의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 역시 경량패딩 판매 시기를 약 2주 앞당겼다.
상품기획도 착용 시기와 용도를 중심으로 세분화되고 있다. 신성통상의 탑텐은 아우터를 경량형·일상형·고보온형으로 구분하고, 조끼와 재킷부터 단독 외투로 입는 파카까지 제품군을 구성했다. 가을 외투와 겨울 내피의 역할을 넘나드는 경량패딩의 특성을 활용해 기온 변화에 대응하는 방식이다.
판매 달력의 변화는 여름 상품부터 먼저 나타났다. 지난해 스파오는 냉감 티셔츠 판매를 기존 2월 말~3월 초에서 1월 말로 앞당겼고, 아이더는 여름 상품의 판매·마케팅을 약 2~3주 일찍 시작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도 주요 브랜드의 봄·여름 제품을 전년보다 약 4주 앞당겨 출시했다. K2는 여름을 초여름과 한여름으로 나눠 상품을 전개하는 등 시즌 내부의 수요까지 세분화했다.
올해 K2가 선보인 ‘웨더리스 슈퍼썬 자켓’도 이러한 흐름을 보여준다. 자외선 차단 기능을 갖춘 경량 바람막이에 통기성을 강화해 길어진 여름에도 착용할 수 있도록 했다. 봄철 겉옷의 활용을 여름까지 넓히는 상품기획이다.
이러한 사례를 종합하면 패션업계의 대응은 조기 출시와 착용 기간 확대로 모아진다. 다음 시즌의 구매 수요를 일찍 확보하는 동시에, 한 상품을 다양한 기온과 상황에서 활용하도록 설계하는 것이다. 경량패딩은 가을 단독 외투와 겨울 레이어링을 연결하며 이 전략의 중심에 서고 있다.
멀티 시즌 전략의 성과를 가를 지점은 실제 판매 기간과 정상가 판매율이다. 일찍 확보한 수요가 추가 매출로 이어지는지, 늘어난 착용 기간이 시즌 말 재고 부담을 줄이는지가 관건이다. 출시 일정과 함께 초기 물량, 판매 반응에 따른 리오더를 얼마나 정교하게 운영하느냐가 앞으로의 경쟁력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Tag#경량패딩#시즌 선출시#웨더리스#멀티시즌 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