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2코리아그룹(회장 정영훈)이 네파를 인수한다. 2023년부터 계열사를 통해 네파에 1800억원을 빌려준 주요 채권자에서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K2코리아그룹 본사. 사진=정정숙 기자
K2코리아그룹은 지난 22일 네파 인수를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네파가 추진하는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신주를 인수하고 증자 절차가 마무리되면 최대주주로서 경영에 참여한다.
네파는 23일 재무구조 개선과 자본 확충을 위해 기존 주주를 대상으로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소액주주를 포함한 기존 주주에게 신주 인수 권리를 부여하는 방식이다.
기존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증자에 참여하지 않고 MBK의 미인수 신주 물량은 K2그룹이 전량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유상증자 규모와 신주 발행 수, 증자 완료 후 K2그룹의 구체적인 지분율은 공개하지 않았다.
K2코리아그룹과 네파는 이번 인수 전부터 대규모 채권·채무 관계를 맺고 있었다.
네파의 2025년 말 연결 기준 차입금은 총 2216.7억원으로 1년 전보다 약 256억원 늘었다. K2코리아그룹 계열사에서 빌린 자금은 케이투코리아(900억원), 아이더(600억원), 케이투세이프티(300억원) 등 총 1800억원으로 전체의 약 81%를 차지한다.
전자공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차입금에는 네파 주요 주주 보유 주식과 자기주식, 상표권 등이 담보로 제공돼 있다.
네파는 지난해 차입금에 따른 금융비용 부담이 컸다. 전자공시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매출은 2887.6억원으로 전년 대비 2.9%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21.5억원을 기록했다. 금융비용은 209.9억원으로 이 가운데 이자비용이 206.8억원이었다.
반면 올해 들어서는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 네파는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두 배 이상 늘었고 EBITDA와 당기순이익도 증가했다고 밝혔다. 상품 경쟁력 강화와 물류·유통 효율화가 수익성 개선에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본지 집계 기준 올해 상반기 네파 매출은 143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했다. 케이투코리아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3674.1억원을 기록했다.
네파는 이번 유상증자로 유입되는 자본을 활용해 차입금과 금융비용 부담을 줄이고 재무구조를 개선한다. 확보한 투자 여력은 제품 기획과 디자인 R&D, 브랜드 마케팅에 투입할 계획이다. 회사는 증자 이후 사실상 무차입 수준의 재무구조를 목표로 하고 있다.
K2코리아그룹은 인수 이후에도 네파의 브랜드 정체성과 기존 강점을 유지한다. 상품과 마케팅 경쟁력을 강화하고 대리점과 매장 등 기존 유통망에 대한 투자도 확대한다. 네파가 축적한 사업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조직 운영 역시 안정적으로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네파는 K2코리아그룹의 제조·소싱 인프라와 공급망(SCM), 유통망을 활용해 제품 경쟁력을 높인다. 기능성 아웃도어와 일상 스타일을 아우르는 프리미엄 아웃도어 라이프스타일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국내 사업 안정화 이후에는 중장기적으로 해외시장 진출도 검토한다.
이번 인수로 K2코리아그룹의 정통 아웃도어 포트폴리오는 K2와 아이더에 네파까지 3개 브랜드로 확대된다. 그룹은 이외에도 와이드앵글·피레티, 다이나핏, 노르디스크, K2세이프티·아이더세이프티 등을 운영하고 있다.
본지 집계 기준 올해 1~7월 매출은 K2(1904억원), 네파(1591억원), 아이더(1184억원)로 세 브랜드를 합치면 4679억원이다. 주요 아웃도어 9개 브랜드의 같은 기간 합산 매출 1조5959억원 가운데 약 29.3%다.
K2코리아그룹 관계자는 “네파는 탄탄한 브랜드 자산과 성장 가능성을 갖춘 정통 아웃도어 브랜드”라며 “K2코리아그룹의 사업 전문성과 네파의 강점을 결합해 시너지를 창출하고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고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혀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네파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단순히 대주주가 변경되는 것을 넘어 네파가 오랜 시간 다져온 브랜드 내실을 바탕으로 한 단계 더 높은 차원으로 비상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며 “K2그룹의 제조·유통 인프라를 발판 삼아 네파 고유의 브랜드 정체성과 헤리티지를 완성하고 고객과 파트너 모두에게 지속 가능한 성장 비전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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