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섬유패션 업종의 체감경기가 제조업 평균보다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게티이미지
국내 주요 기업의 경기 기대가 한 달 만에 다시 기준선 아래로 내려온 가운데 섬유·의복 및 가죽·신발 업종의 체감경기가 제조업 평균보다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인협회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6년 10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는 98.6으로 전월 102.0보다 3.4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섬유·의복 및 가죽·신발 업종은 84.6에 그쳐 제조업 평균 95.6을 11.0포인트 밑돌았다. 다만 수출과 자금사정, 채산성에서는 기준선 100을 웃돌아 종합적인 업황 인식과 개별 경영지표 사이에 상당한 온도 차가 확인됐다.
제조업 다시 ‘부정’…섬유패션은 84.6
전체 전망 BSI는 6월 98.6, 7월 98.0에서 8월 89.9까지 떨어졌다가 9월 102.0으로 반등했지만 10월 98.6으로 다시 기준선을 밑돌았다. 9월 실제 경기를 평가한 실적 BSI도 98.9로, 2022년 2월 이후 4년 8개월 연속 기준선 아래에 머물렀다.
업종별 격차는 더 뚜렷하다. 제조업 전망 BSI는 9월 101.7에서 10월 95.6으로 부정 전환한 반면 비제조업은 101.8로 2개월 연속 기준선을 웃돌았다. 제조업 10개 세부 업종 가운데 금속 및 금속가공 제품이 107.7, 자동차 및 기타운송장비가 106.1로 긍정 전망을 보였지만 의약품 75.0, 목재·가구 및 종이 83.3, 식음료 및 담배 84.2, 섬유·의복 및 가죽·신발 84.6, 석유정제 및 화학 85.2, 일반·정밀기계 및 장비 95.0 등 6개 업종은 기준선을 밑돌았다.
특히 경공업 전체 전망 BSI가 84.2에 그친 가운데 섬유·의복 및 가죽·신발은 84.6을 기록했다. 9월 이 업종의 실적 BSI가 107.7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10월 전망치는 23.1포인트 낮다. 9월에 체감했던 경기 수준과 10월을 바라보는 기대 사이의 간극이 크게 벌어진 셈이다.
수출 115.4…종합 업황과 정반대
눈에 띄는 부분은 세부 지표다. 섬유·의복 및 가죽·신발 업종의 10월 수출 BSI는 115.4로 전체 산업의 수출 BSI 99.7을 15.7포인트 웃돌았다. 전 산업 수출 전망이 5개월 만에 부정으로 돌아선 것과 대조적이다. 전 산업 기준 수출 BSI는 5월 93.2에서 6월 101.1, 7월 100.6, 8월 100.0, 9월 100.9로 기준선 안팎을 유지하다 10월 99.7로 내려왔다.
한경협은 최근 원화 가치 상승이 전체 기업의 수출 부문에서는 가격경쟁력 약화와 외화 환산손실 등 채산성에 부담을 주는 반면, 내수 기업에는 수입 원료·부품 가격과 외화 결제 부담을 낮춰 상반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전체 내수 BSI는 101.4로 2개월 연속 기준선을 웃돈 반면 수출은 99.7로 떨어졌다.
그러나 섬유·의복 및 가죽·신발 업종만 놓고 보면 내수 BSI는 정확히 100.0으로 보합 전망인 반면 수출은 115.4로 강한 개선 기대를 나타냈다. 이는 적어도 이번 조사에 응답한 해당 업종 기업들이 10월 국내 판매보다는 수출 부문을 상대적으로 긍정적으로 보고 있음을 의미한다.
재무 관련 지표 역시 종합경기 전망과는 다른 방향을 보였다. 섬유·의복 및 가죽·신발 업종의 자금사정 BSI는 130.8로 전체 산업 98.3을 32.5포인트 웃돌았다. 조사 대상 세부 업종 가운데서도 높은 수준이다. 채산성 전망 역시 107.7로 기준선을 상회한 반면 전체 산업의 채산성 전망은 97.7이었다.
투자와 고용은 각각 100.0으로 기준선에 걸렸다. 재고 BSI는 92.3이었다. 재고 BSI는 일반 BSI와 달리 100을 웃돌수록 재고 증가에 따른 부정적 전망으로 해석하기 때문에 92.3은 적어도 과도한 재고 확대를 예상하는 응답이 우세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수출 기대 현실화 여부가 10월 업황 관건
섬유패션업계 입장에서 향후 확인해야 할 지점은 높은 수출 기대가 실제 매출과 생산 개선으로 이어질지 여부다. 현재 지표만 보면 자금사정과 채산성에 대한 부담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지만 내수와 투자, 고용에는 뚜렷한 확장 신호가 없다. 특히 종합경기 전망이 84.6까지 내려왔다는 것은 기업들이 개별 경영지표의 개선 가능성과 별개로 전반적인 사업환경에는 상당한 경계감을 갖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대외 환경도 변수다. 한경협은 중동 긴장 재고조에 따른 원자재 가격 불안과 글로벌 금리 인상 움직임이 기업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국내생산세액공제 적용 대상 확대와 메가특구 내 노동 특례 등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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