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국산 정형외과 의료기기가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정형외과 의료기기 기업들이 자체 기술력을 기반으로 미국과 유럽, 아시아·태평양 등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과의 ODM·OEM 협력, 현지 의료진과의 임상 네트워크 구축, 국제학술대회 참가 등을 통해 해외 사업의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오스테오닉은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 짐머 바이오멧(Zimmer Biomet)과 손잡고 미국 스포츠 의학(Sports Medicine)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오스테오닉은 CMF(두개악안면), Trauma & Extremities(외상 및 상·하지), Sports Medicine(스포츠 의학), Spine(척추) 분야의 정형외과용 금속 및 생분해성 바이오 소재 임플란트를 개발·생산하는 기업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전체 매출 가운데 수출 비중은 48.7%에 달할 정도로 해외 사업 비중이 높다.
특히 스포츠 의학 분야에서는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이 해외 시장 확대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오스테오닉은 지난 2020년 바이오 소재 앵커 라인업 확대를 추진하던 짐머 바이오멧과 Sports Medicine 제품에 대한 글로벌 ODM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유럽을 비롯한 해외 시장에 관련 제품을 공급해왔으며, 2024년 12월 Sports Medicine 제품 10종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허가를 획득하면서 세계 최대 의료기기 시장 가운데 하나인 미국 진출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지난해 5월부터는 미국향 제품 출하에도 들어갔다.
수출 실적도 확대되고 있다. 오스테오닉의 Sports Medicine 수출액은 2024년 25억원에서 지난해 79억원으로 증가했으며 올해 상반기에도 51억원을 기록했다. 현재 미국에서는 현지 의료진의 시험 사용과 제품 평가 등을 위한 초도 물량이 공급되고 있다.
오스테오닉은 미국 현지에 자체 영업망을 처음부터 구축하는 대신 이미 강력한 유통·영업 네트워크를 확보한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과 협력하는 방식을 택했다. 의료기기의 경우 제품 인허가뿐 아니라 병원과 의료진을 대상으로 한 교육, 임상 경험 축적, 유통망 확보 등이 시장 안착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글로벌 기업의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초기 시장 진입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오스테오닉은 스포츠 의학 외에도 Trauma와 CMF, Spine 등으로 해외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Trauma 분야에서는 2024년 제품 927종에 대해 미국 FDA 승인을 받았다. 브라질을 비롯한 중남미 시장에서도 현지 핵심 의료진(KOL)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Trauma 부문 수출액은 63억원을 기록했다.
CMF 분야에서는 독일 의료기기 기업 비브라운(B.Braun)과 협력하고 있다. 오스테오닉은 2019년부터 비브라운과 글로벌 독점 ODM 계약을 체결해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제품을 공급해왔다. 미국 시장에서는 기존 파트너십과 판매 지역 등을 조정하면서 자체 브랜드 진출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다.
추가적인 글로벌 파트너십 확보에도 나섰다. Trauma 분야에서 일본 대형 유통사와 OEM 공급을 협의하는 동시에 글로벌 대형 의료기기 기업과 ODM 공급 논의도 진행하고 있다.
척추 분야에서도 미국 진출 준비가 이어지고 있다. 일부 Spine 제품은 올해 2월 미국 FDA 승인을 받았으며 연내 전체 품목에 대한 인허가 확보를 목표로 절차를 진행 중이다.
기존 임플란트에 새로운 제품을 더하며 포트폴리오도 확대하고 있다. 대퇴골 골절 고정용 퍼머 네일(Femur Nail)과 조직 보강·재생용 주사제를 판매하고 있으며 두개·안면 결손 부위 재건을 위한 'OS-PORE'도 개발하고 있다. OS-PORE는 2027년 상반기 출시가 목표다.
엘앤케이바이오메드 역시 전문 정형외과 의료기기를 앞세워 해외 의료진과의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엘앤케이바이오메드의 미국 법인 이지스메디텍(Aegis Meditech)은 최근 벨기에 루벤에서 열린 세계흉벽학회(CWIG)에 참가해 흉벽기형 교정용 임플란트 '팩투스(PECTUS)'를 선보였다.
세계흉벽학회는 전 세계 흉부외과와 소아외과, 성형외과 전문의 등이 참여해 선천성 흉벽기형 치료와 흉벽 절제·재건술 관련 연구 및 임상 경험을 공유하는 국제 학술행사다. 엘앤케이바이오메드는 올해까지 3년 연속 행사에 참가하며 해외 의료진을 대상으로 제품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실제 제품 사용 경험을 갖춘 해외 의료진들이 임상 사례를 공유했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디피오레 박사(Dr. John DiFiore), 자로주스키 박사(Dr. Dawn Jaroszewski), 맥마혼 박사(Dr. Lisa McMahon) 등 흉벽 분야 의료진들이 팩투스를 활용한 흉벽기형 교정술 사례를 소개했다. 제조사가 제품의 기능을 일방적으로 소개하는 단계를 넘어 실제 임상 현장에서 제품을 사용하는 의료진들이 수술 경험과 적용 사례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마케팅 영역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의료기기 산업에서는 인허가 취득 이후에도 의료진의 실제 사용 경험과 임상적 신뢰를 확보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특히 정형외과 임플란트는 의료진이 수술 과정에서 직접 사용하는 제품인 만큼 제품의 설계와 사용 편의성, 수술기구 구성, 임상 결과 등이 시장 확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엘앤케이바이오메드는 이번 행사에서 미국뿐 아니라 일본과 영국, 독일 등 여러 국가의 관계자들과 제품 공급 및 시장 진출 방안에 대한 협의도 진행했다. 회사는 팩투스 공급이 확대되면서 관련 매출 역시 증가하고 있는 만큼 신규 국가 진출을 통해 제품의 글로벌 판매 비중을 지속적으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척추 의료기기 기업들도 글로벌 시장 확대에 적극적이다.
시지메드텍은 자회사 솔렌도스와 함께 싱가포르에서 열린 최소침습 척추수술 국제학술대회 'SMISS AP 2026'에 참가해 척추 임플란트와 미세침습 치료기기, 척추 내시경 수술기구 등을 선보였다.
지난해 12월 시지메드텍이 솔렌도스 지분 90%를 인수한 이후 두 회사가 국제학술대회에서 공동 부스를 운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지메드텍은 이번 행사에서 미세침습 척추 치료기기 '엘디스큐'(L'DISQ)를 비롯해 척추 임플란트 '버테온'(VERTEON), 척추 고정장치 '이노버스 스파이널 시스템'(INNOVERSE Spinal System), 경추 유합 솔루션 '유니스페이스 스탠드얼론 C 케이지' 등을 전시했다.
엘디스큐는 플라즈마 에너지를 활용하는 미세침습 척추 치료기기로 방향 조절형 전극을 적용해 디스크 내부 목표 부위에 접근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자회사 솔렌도스는 척추 내시경 수술에 사용하는 'TARGET Instrument Set'을 선보였다. 0도와 30도 시야각의 내시경과 호환할 수 있는 수술기구 세트로 구성됐다.
두 회사는 개별 제품 하나를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미세침습 치료부터 척추 내시경 수술, 척추 고정과 유합술까지 연결되는 제품 포트폴리오를 함께 선보였다.
해외 시장의 반응을 확인하기 위한 상담도 활발하게 진행됐다. 행사 기간 시지메드텍과 솔렌도스는 싱가포르와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일본 등 15개국 의료진 및 의료기기 업계 관계자와 약 40건의 상담을 진행했다.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의 현지 파트너들과는 실제 제품 공급 및 시장 협력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시지메드텍은 국가별 의료기기 인허가와 시장 환경에 맞춰 현지 파트너십을 확대하는 동시에 제품 교육과 학술 마케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미국과 중남미에서도 의료진 대상 교육 프로그램과 제품 소개를 연계하며 사업 접점을 넓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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