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러너는 토요일 오전 서촌을 찾았다. 살로몬 트레일 러닝 전문 매장을 둘러본 뒤 매장에서 받은 코스 카드를 들고 약 9km를 달렸다. 서촌에서 출발해 인왕산으로 들어갔다가 다시 도심으로 내려오는 코스였다.
경복궁 담장길을 달리는 러너. 최근 북촌과 서촌에는 러닝 체험을 강화한 스포츠·아웃도어 매장이 잇따라 들어서고 있다. 사진=정정숙 기자
스포츠·아웃도어 매장은 제품 판매를 넘어 러닝 커뮤니티와 체험 거점으로 역할을 넓히고 있다. 경복궁을 도는 로드러닝과 인왕산·북악산으로 향하는 트레일러닝 수요가 맞물리면서다. 직접 신고 달리고 코칭받는 체험형 매장이 늘면서 서촌과 북촌에는 스포츠·아웃도어 브랜드가 잇달아 들어서고 있다.
서촌에서는 2024년 2월 온유어마크 경복궁점이 문을 열었다. 북촌에서는 2021년 클래식 스니커즈 전문점으로 출발한 뉴발란스 직영점이 2025년 3월 러닝 트라이얼 전문점 ‘런 허브’로 리뉴얼됐다. 이후 굿러너컴퍼니 북촌점과 러닝 커뮤니티형 공간 수베니어삼청 등도 자리 잡았다.
경복궁을 사이에 두고 두 지역의 모습은 조금 다르다. 북촌은 뉴발란스 런 허브와 굿러너컴퍼니에 최근 푸마까지 가세하며 체험형 러닝 거점을 넓히고 있다. 서촌 자하문로10길은 기존 패션 골목에 러닝·트레일러닝·아웃도어 매장이 잇따라 들어섰다.
서울 서촌 자하문로10길의 ‘아디다스 퍼포먼스 서촌’. 아디다스는 이곳을 거점으로 3~6km 러닝 세션을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지난 9월 중순 찾은 자하문로10길에는 변화가 선명했다. 베이스레인지와 로라로라, 팔러(PARLOUR) 등 패션·슈즈 매장 사이에 올해 2월 아디다스, 4월 살로몬이 들어섰다. 9월에는 프로스펙스·몽벨과 마운트투코스트가 가세했다.
아디다스는 2월 6일 자하문로10길 7에 ‘아디다스 퍼포먼스 서촌’을 열었다. 오는 12월 27일까지 운영하는 장기 팝업으로 1층을 러닝 중심으로 구성했다. 북촌에서는 헤리티지·라이프스타일 중심의 ‘아디다스 북촌 헤리티지 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다. 경복궁을 사이에 두고 서촌은 러닝, 북촌은 헤리티지에 초점을 맞췄다.
아디다스가 운영하는 ‘아디다스 러너스 서울(adidas Runners Seoul)’은 서촌점을 주요 거점으로 인근 지역을 잇는 3~6km 러닝 세션을 정기적으로 진행한다. 올해 상반기에는 서촌의 지역성을 살린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서촌 일대를 달려 지도 위에 그림을 완성하는 아트맵 러닝 이벤트를 열었다.
또 오설록과 협업해 서촌 코스를 달린 뒤 오설록 티하우스 북촌점에서 티 프로그램을 체험하는 세션을 진행했다. 최근에는 서울 100K를 기념해 글로벌 러너들과 인왕산을 달리는 트레일러닝 세션도 열었다.
아디다스 관계자는 “경복궁 담벼락과 인왕산을 따라 이어지는 러닝 코스는 도심에서도 서울의 풍경과 문화를 경험하며 달릴 수 있다는 점에서 서촌만의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4월 17일에는 살로몬이 전 세계에서 처음 선보이는 트레일 러닝 전문 스토어 ‘트레일 런 서울’을 열었다. 오픈 이후 월평균 1만5000~2만명이 방문한다. 매장을 거점으로 인왕산·북악산·안산을 활용한 ‘살로몬 런 클럽’ 세션도 20회를 넘어섰다.
지난 9월 5일 프로스펙스와 몽벨이 플래그십스토어 서촌점을 오픈했다.
자하문로 입구에는 9월 5일 프로스펙스와 몽벨이 함께 들어선 플래그십스토어가 문을 열었다. 1·2층은 프로스펙스, 3층은 몽벨, 4층은 커뮤니티 공간이다. 러닝·요가·스트레칭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러닝과 산행 수요를 함께 겨냥한다.
이어 10일에는 마운트투코스트가 서촌 쇼룸을 열며 국내 공식 론칭했다. 2024년 출범한 홍콩 기반 퍼포먼스 풋웨어 브랜드로 100km 이상 장거리·울트라러닝에 초점을 맞춘다. 영국 울트라러너 저스틴 몬태규는 2024년 대표 모델 R1 한 켤레를 신고 영국 북단에서 남단까지 약 1374km를 17일 동안 달렸다.
지난 10일 문을 연 마운트투코스트 서촌 쇼룸. 브랜드는 100km 이상 장거리·울트라러닝에 초점을 맞춘 러닝화를 선보이고 있다.
자하문로10길에서 한 블록 내려가면 자하문로6길의 러닝 전문 편집숍 ‘온유어마크 경복궁점’이 있다. 여러 러닝 브랜드의 신발과 용품을 비교할 수 있고 러닝·트레일러닝 세션과 팝업을 운영한다.
온유어마크는 지난 5월 뉴발란스 러닝화 1080 v15 무료 트라이얼을 진행했다. 경복궁점에서 신발을 체험한 고객에게 인근 ‘논도 서촌’ 무료 커피 쿠폰도 제공했다. 러닝화 체험과 주변 카페 이용을 연계한 프로그램이다.
웰니스 업종도 러너 공략에 나섰다. 9월 중순 자하문로10길 프라나롬 매장 앞에는 노란색 ‘RUNNER EVENT’ 입간판이 세워져 있었다. ‘러너라면 누구나’라는 문구와 함께 리커버리 라인 15% 할인 혜택을 알렸다.
서촌 자하문로10길에서는 패션 팝업도 이어졌다. 나우는 지난 1~7일 아넥스에서 ‘코토니 하우스’ 팝업스토어를 운영했다. 인근 자하문로9길에는 코오롱FnC의 핸드백 브랜드 ‘아카이브 앱크’가 지난 16일 3층 규모 콘셉트스토어 ‘더 아카이브 앱크 서촌’을 열었다.
서울 북촌에 지난 11일 문을 연 푸마 ‘스니커 박스 북촌점’.
경복궁 동쪽 북촌에서도 신규 출점이 이어졌다. 푸마는 지난 11일 화동에 ‘스니커 박스 북촌점’을 열었다. 국내 두 번째이자 전 세계 세 번째 스니커 박스다.
매장에는 러닝화와 의류 판매 공간과 함께 풋스캐너·트레드밀을 갖춘 러닝랩을 마련했다. 전문 코치가 발을 측정하고 러닝 영상을 분석해 무게중심과 고관절 움직임, 팔 동작 등을 점검한다. 분석 결과에 따라 자세를 교정하고 러닝화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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