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의료기기 개발 현장
디지털 헬스케어와 바이오 기업들이 새로운 의료기기 개발에 잇따라 뛰어들며 시장 선점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진단·예측 소프트웨어부터 환자의 재택 재활을 지원하는 디지털 의료기기, 인간콜라겐을 활용한 고위험 의료기기까지 개발 영역을 빠르게 넓히고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기업 액티메디는 무릎 골관절염 환자의 재택 재활운동을 지원하는 디지털 의료기기 '니프레시(KneeFresh)'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니프레시는 무릎 골관절염 환자의 통증 개선을 위한 재택 재활운동을 지원하는 2등급 독립형 소프트웨어 의료기기(SaMD)다. 별도의 착용형 센서나 전용 운동기기가 없어도 모바일 기기의 카메라를 활용해 환자가 운동을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환자의 운동 동작과 통증 관련 정보를 바탕으로 이후 운동과 지속적인 관리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액티메디는 지난해 1월 제품 설계와 개발계획을 수립한 이후 단계적으로 인허가 준비를 진행해 왔다. 같은 해 6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디지털의료기기 해당 여부를 사전 확인하고 8월 임상시험계획을 제출했으며 이후 성능과 사용성, 사이버보안 등 의료기기 허가에 필요한 검증 체계를 마련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24일에는 별도의 탐색임상시험을 거치지 않고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확증임상시험계획을 승인받았다. 현재 무릎 골관절염 환자 112명을 대상으로 확증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달 말 목표 대상자 모집도 완료했다.
회사는 올해 12월까지 대상자 추적관찰을 마친 뒤 통계분석과 임상시험 결과보고서 작성을 거쳐 2027년 상반기 디지털의료기기 품목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개발 단계에 머물던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을 실제 의료기기로 상용화하기 위한 절차가 구체화되고 있는 셈이다.
액티메디는 의료진의 임상 경험을 제품 개발에 적극 반영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정형외과 전문의로 무릎 관절 분야에서 오랜 기간 환자를 진료해 온 김진구 명지의료원장이 액티메디 CEO로 제품 개발 방향을 이끌며 실제 재활 과정에서 필요한 기능과 사용성을 제품에 반영하고 있다.
김진구 액티메디 대표는 "니프레시는 30년 가까이 의사로서 환자를 진료하고 회복 과정을 지켜보며 쌓아온 임상 경험과 고민에서 출발한 제품"이라며 "진행 중인 인허가 절차를 차질 없이 마무리해 2027년 상반기 니프레시를 선보이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에스테틱 및 바이오의약품 전문기업 제테마는 인간콜라겐을 활용한 의료기기 개발에 나선다. 제테마는 산업통상부가 주관하는 '2026년도 제2차 바이오헬스분야 연구개발사업'에 참여해 인간콜라겐 기반 4등급 의료기기 개발과 인허가를 담당한다.
이번 과제의 목표는 'AI 서열 설계 및 공정모델링 기반 중고분자 의료용 인간콜라겐 제조공정 및 의료기기 4등급 제품개발'이다. 연구기간은 오는 2030년 12월까지 약 5년이며 전체 과제 규모는 81억2000만원이다.
인간콜라겐은 인체 친화성과 생체적합성이 높아 조직 재생을 비롯한 다양한 의료용 소재로 활용할 수 있는 바이오 소재로 평가받는다. 제테마는 이를 바탕으로 기존 에스테틱 중심의 사업 구조를 의료기기 분야까지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과제에는 큐티스바이오가 주관 연구개발기관으로 참여하며 대웅바이오, 제테마, 인하대학교 등이 공동연구 개발기관으로 함께한다. 각 기관은 인간콜라겐 서열 설계와 제조공정 개발부터 의료기기 개발, 비임상평가 및 인허가까지 전 단계에 걸친 연구를 수행한다.
핵심은 AI를 활용해 인간콜라겐 서열을 설계하고 제조공정을 모델링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의료용 소재에 적합한 중고분자 인간콜라겐 제조기술을 확보하고, 해당 소재를 실제 의료기기까지 연결하는 것이 목표다.
제테마는 이 가운데 인간콜라겐 기반 4등급 의료기기 개발을 맡는다. 향후 GLP 비임상시험과 식품의약품안전처 의료기기 임상시험계획 승인 신청 등을 추진하며 소재 단계의 연구 결과를 실제 제품으로 연결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다.
제테마 관계자는 "축적된 역량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제품 개발을 추진하고 인간콜라겐 기반 의료기기 파이프라인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헥토그룹은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폐암의 조기진단과 재발예측을 지원하는 AI 소프트웨어 의료기기 개발에 뛰어들었다. 헥토그룹의 AI 전담 조직인 'HAI 본부'는 분당서울대병원이 총괄하는 '온코텍트 컨소시엄'에 참여해 2030년 12월까지 총 155억원 규모의 산업통상자원부 디지털헬스케어 국책 과제를 수행한다.
헥토는 이번 사업에서 폐암 조기진단 보조 AI 'LuTECT-1'과 폐암 재발예측 보조 AI 'LuTECT-2'의 개발을 담당한다. 의료영상 한 종류만 분석하는 기존 방식에서 한발 더 나아가 영상, 유전체, 병리 등을 포함한 6대 멀티모달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학습시키는 것이 특징이다.
서로 다른 의료 데이터를 AI가 함께 분석하도록 해 폐암 진단과 예후 예측의 정확성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폐암은 영상검사뿐 아니라 병리와 유전체 등 다양한 임상 정보가 진단과 치료 방향 설정에 활용되는 만큼, 여러 형태의 데이터를 통합한 AI 개발이 의료진의 의사결정을 지원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헥토는 개발 완료 후 식약처 인허가를 확보하고 대형병원과 건강검진센터, 국가폐암검진 시장 등을 대상으로 제품 공급에 나설 계획이다. 자체 AI 기술을 의료 분야로 확장하면서 새로운 사업 영역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헥토 관계자는 "자체 AI 기술력을 의료 분야로 확장해 임상 현장의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며 "국내외 병원과 검진기관을 중심으로 글로벌 의료 AI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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