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소벤처기업부의 내년 예산이 역대 최대인 18조724억원으로 편성됐다. 늘어난 재정은 창업→성장→도약→재도전으로 이어지는 중소·벤처기업의 성장 단계별 지원체계를 강화하는 데 집중됐다. R&D와 모태펀드, 점프업, 수출바우처를 확대하고 피지컬AI와 제조AX(인공지능 전환)에는 신규 예산을 투입한다. 소상공인 지원도 정책금융과 폐업·재기 지원에 사회안전망과 디지털 전환을 더했다.
중기부는 1일 2027년도 예산안을 올해 본예산 16조5233억원보다 1조5491억원, 9.4% 늘어난 18조724억원으로 편성해 오는 3일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재원 배분 방식도 손질했다. 소액·분산 지원을 줄이고 정책금융 일부를 이차보전 방식으로 전환해 아낀 재원을 성장 분야에 집중한다. 내년 예산의 두 축은 중소기업의 성장경로 체계화와 전통시장·지역상권·소상공인으로 성장의 온기 확산이다.
창업부터 재도전까지…‘성장경로’ 잇는다
창업 단계에서는 '모두의 창업'에 4411억원을 편성했다. 지원 규모를 올해 1만5000명에서 내년 2만명으로 늘리고 단계별 사업화자금도 평균 2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확대한다.
지역 창업 지원도 새로 강화한다. 창업도시 소재 기업과 이전 희망 기업에 최대 5억원의 사업화자금과 지역정착 비용을 지원하는 '지역창업패키지'에 1700억원을 신규 편성했다. 딥테크 중심의 창업중심대학은 883억원에서 1083억원으로 확대하고, 고경력자의 경험과 기술을 활용하는 경력창업지원사업에도 166억원을 새로 배정했다.
벤처투자 재원도 크게 늘린다. 초기 창업기업과 지역기업, AI·딥테크 기업 등에 투자하기 위한 모태펀드 출자 예산은 올해 8200억원에서 내년 1조3000억원으로 확대된다.
R&D 2.55조…피지컬AI에 1728억 신규
기업 성장 단계에서는 신안보·기후테크·제약바이오·K-소비재를 4대 신성장 분야로 정하고 혁신기업 300개사를 발굴한다. 성장전략 수립과 중기부 지원사업을 연계해 장기간 묶음 지원하는 사업에 100억원을 신규 편성했다. 기술사업화패키지는 올해 240억원에서 내년 540억원으로 확대한다.
대·중견기업·공공기관과 스타트업의 협업을 지원하는 민관협력 오픈이노베이션 예산은 242억원에서 543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난다. 초격차 스타트업 프로젝트도 1456억원에서 1563억원으로 확대한다.
AI 분야에서는 중소기업 피지컬AI 실증 사업에 1728억원을 신규 편성했다. 피지컬AI 분야 벤처·스타트업의 기술 실증과 중소 제조현장의 AI 전환을 함께 지원하는 사업이다.
중기부 R&D 예산은 올해 2조1959억원에서 내년 2조5537억원으로 3578억원 증가한다. 민간이 먼저 투자하면 정부가 R&D를 지원하는 팁스(TIPS) 방식 R&D에는 1조3435억원을 배정했다. 기업에 직접 지분투자하는 방식의 '민간협력 투자형 기술개발 R&D'도 신설해 200억원을 투입한다.
R&D 결과를 사업화로 연결하는 지원도 강화한다. 기술사업화 보증 예산을 484억원에서 930억원으로 늘려 7300억원 규모의 보증을 신규 공급한다.
점프업 2.8배로…中企→중견기업 성장 지원
성장성을 갖춘 중소기업의 '도약' 지원도 확대된다.
유망기업을 중견기업으로 육성하는 점프업 프로그램 예산은 올해 595억원에서 내년 1642억원으로 약 2.8배 늘어난다. 지역 주력산업과 지역 간 협업을 바탕으로 성장엔진 밸류체인 내 유망 중소기업을 육성하는 사업에도 543억원을 신규 편성했다.
중소 제조기업의 AX 지원도 확대한다. 대·중소기업 상생형 AX 선도모델과 제조AI 특화 스마트공장 등을 지원하는 스마트공장 보급확산 예산은 4036억원에서 4682억원으로 늘어난다. KAIST 등 4대 과학기술원과 연계한 제조AI 전문인력 양성에도 284억원을 신규 투입한다.
수출바우처 두 배로…지원방식도 개편
수출지원은 예산 확대와 함께 지원방식도 바꾼다.
기존의 일률적인 수출바우처 지원체계를 수출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한 '수출기반바우처'와 기업 성장단계에 맞춘 '수출성장패키지'로 개편한다. 관련 예산은 올해 1502억원에서 내년 3137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린다.
대·중소기업 동반진출에는 238억원, 해외수출 규제 대응에는 279억원을 각각 편성했다. 국내 판로 확대를 위해 기업별 컨설팅을 거쳐 맞춤 지원하는 마케팅성장지원패키지도 신설하고 286억원을 배정했다.
정책금융 5.4조…4개 분야로 단순화
중소기업 정책자금은 사업구조 자체를 손질한다. 기존의 복잡한 사업을 창업기업·성장기업·재도약지원·경영안정 등 4개 분야로 단순화한다.
창업기업 지원 1조6898억원, 성장기업 지원 1조4898억원, 재도전·도약 지원 8400억원 등을 포함해 4조4021억원의 정책자금 융자를 편성했다. 올해 4조658억원보다 3363억원 늘어난 규모다.
여기에 1조원 규모 민간대출에 대한 이차보전을 지원해 전체 금융지원 규모를 5조4000억원으로 확대한다.
실패 이후도 지원…AI로 25만개사 위기징후 살핀다
기업의 실패와 경영위기를 재도전으로 연결하는 사업도 강화한다.
예비 재창업자의 실패원인 분석과 심리치료·보육 등을 지원하는 '재도전 성공학교'에 595억원을 신규 편성한다. 재도전 성공사례를 보유한 기업을 선발해 집중 지원하는 '재도전 응원 프로젝트'에도 334억원을 새로 투입하고 재도전성공패키지는 469억원으로 확대한다.
특히 25만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AI 기반 위기징후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한다. 대·중소기업 동반 사업전환 지원에도 300억원을 신규 편성했다.
소상공인, 경영안정 넘어 사회안전망 강화
소상공인 분야에서는 금융지원과 함께 사회안전망을 보강한다.
창업 5년 미만 청년 소상공인이 경영위기를 겪을 경우 휴업부터 폐업·재도전까지 보장하는 맞춤형 정책보험을 신설해 300억원을 투입한다. 폐업과 재기를 지원하는 희망리턴패키지는 올해 3056억원에서 내년 3153억원으로 확대한다.
소상공인이 국가건강검진을 받을 경우 발생하는 휴업비용과 대체인력 인건비를 지원하는 신규사업에는 2050억원을 편성했다. 중소기업 사업주 산재보험료 지원에 42억원을 신규 편성하고 자영업자 고용보험료 지원에는 199억원을 배정했다.
소상공인 정책금융은 자금조달이 어려운 사업자를 중점 지원하는 방향으로 개편한다. 기존 1조2200억원 규모 일반경영안정자금은 2조원 규모 민간대출에 대한 이차보전 지원으로 전환한다.
이와 별도로 성장촉진자금 7000억원, 경영안정자금 1조3000억원, 위기대응자금 2500억원 등 2조2500억원의 융자를 공급한다. 소상공인 금융지원 규모는 총 4조2500억원이다.
지역신용보증재단 재보증 예산도 1570억원에서 2607억원으로 확대한다.
제조 소공인 등 생활문화 분야 소상공인의 제품혁신·브랜드화·판로개척을 묶어 지원하는 사업에는 800억원을 편성한다. 디지털 역량 교육과 청년 AX·DX 컨설턴트를 활용한 맞춤형 지원에는 119억원을 신규 투입하고, 상생배달앱 지원에는 1240억원을 배정했다.
中企 지원, ‘성장경로’ 중심으로 재편
2027년 중기부 예산안에서 두드러지는 변화는 지원 규모 확대와 함께 기업의 성장단계에 따라 정책수단을 연결하려는 구조가 보다 분명해졌다는 점이다.
창업에는 사업화자금과 모태펀드를 공급하고, 성장단계에서는 R&D와 피지컬AI·스마트공장을 지원한다. 이후 점프업과 수출바우처로 기업의 도약과 해외진출을 뒷받침하고, 경영위기나 실패 이후에는 재도전 사업을 연결하는 방식이다. 이는 중기부가 이번 예산안에서 제시한 ‘창업→성장→도약→재도전’ 성장사다리와 맞닿아 있다.
소상공인 정책도 정책금융과 폐업·재기 지원에 머물지 않고 건강·고용·산재 등 사회안전망과 제품혁신, 디지털 전환까지 지원 영역을 넓혔다.
한편 내년도 정부 총예산안은 820조9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 727조9000억원보다 93조원(12.8%) 늘었다. 중기부의 2027년도 예산안 18조724억원은 정부 총예산안의 약 2.2% 규모다. 정부 예산안은 국회 심의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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