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트라는 지난 8월 20일부터 양일간 '2026 호주 취업박람회'를 열었다. 사진은 호주 멜버른에서 진행된 1대1 구인·구직 매칭 및 채용 면접 현장. [코트라]
호주에서 K-팝과 드라마로 시작된 한류가 K-푸드와 소비재를 거쳐 한국인 인재에 대한 채용 수요로 확산하고 있다. 라면과 김은 물론 한국식 빵과 디저트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한국식 제빵 기술과 최신 소비 흐름을 이해하는 인력을 찾는 현지 기업들이 늘고 있다.
특히 제빵·조리 같은 숙련 기술직뿐 아니라 식품 유통과 마케팅, 영업, 물류·공급망관리 등으로 구인 분야가 다양하게 나타났다. 호주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도 현지 채용에 참여하면서 한국 청년들의 취업 선택지가 넓어지는 모습이다.
KOTRA는 지난 20~21일 멜버른과 시드니에서 개최한 ‘2026 호주 취업박람회’에는 채용기업 50여개사와 취업 희망 청년 210여명이 참가했다고 23일 밝혔다. 현장에서는 온·오프라인 채용 면접과 비자·근로계약 관련 일대일 법률상담 등이 진행됐다.
한국식 빵·디저트 인기…제빵사 찾는 호주 기업
이번 박람회에서는 K-푸드의 인기가 현지 고용시장에 미치는 변화가 두드러졌다.
최근 호주에서는 라면과 김뿐 아니라 한국식 빵과 디저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식 제빵 기술과 최신 디저트 흐름에 익숙한 인재에 대한 채용 수요도 늘고 있다.
멜버른 박람회에 참가한 한 현지기업 관계자는 “한국식 디저트를 찾는 고객이 많아지는데, 이를 제대로 만들 수 있는 제빵사를 구하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실제 지난 20일 멜버른 크라운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박람회에는 현지기업 24개사가 참여했다. 이들 기업이 등록한 40여개 구인 분야 가운데 절반가량이 제빵 등 식품 관련 제조·유통과 마케팅, 외식서비스 분야였다.
K-POCKET과 더 라이브러리 베이커리는 제빵사를 모집했고, Vake는 수석 바리스타와 바리스타, 제빵사를 채용 대상으로 제시했다. Wara Sushi Group은 점장과 부점장, 셰프·조리사, 매장관리자, 홀 직원을 모집했다. 하얏트 플레이스 멜버른 역시 식음료와 주방·조리 분야 인력 채용에 나섰다.
호주 시드니에서 진행된 1대1 구인·구직 매칭 및 채용 면접 현장.
K-인재 수요, 마케팅·물류·금융까지
한국인 인력에 대한 수요는 식품·외식 분야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멜버른 참가기업 가운데 Ember Social은 소셜미디어 마케팅 담당자를, Hinex Oceania는 영업 관리자와 영업 보조를 모집했다. Danford College는 마케팅·학생 모집 관리자를 구했다. 법률·회계·관광·미용 등의 분야에서도 채용 수요가 나타났다.
21일 힐튼 시드니에서 열린 박람회에서는 호주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의 참여가 눈에 띄었다. CJ Foods와 대상, 포스코를 비롯해 현지 식품유통기업 고맵스 트레이딩 등 28개사가 참가해 54개 분야에서 인재를 찾았다.
구인 직군도 다양했다. CJ Foods는 마케팅 전문가 등을, 대상은 공급망관리 담당자 등을 모집했다. 현대코퍼레이션은 영업·무역, 금호타이어는 물류, 포스코 호주는 프로젝트 관리 관련 인력을 채용 대상으로 제시했다. 현대로템은 마케팅·홍보 담당자를 모집했다.
국내 금융회사들도 참여했다. 하나은행은 은행 사무직, NH농협은행은 은행 업무 담당자, 신한은행 시드니는 신용분석 및 회계보조 인력, 우리은행은 실무 담당자를 각각 모집했다.
취업 경쟁 심화에도 숙련 기술직 수요 늘어
호주 취업시장이 전반적으로 호조를 보이는 것은 아니다.
KOTRA에 따르면 호주의 실업률은 지난 6월 기준 4.4%로 양호한 편이지만 고금리·고물가 등의 영향으로 구직 경쟁이 심화된 상황이다. 그럼에도 제빵사 등 숙련 기술직과 K-컬처·소비재 관련 한인 인재에 대한 채용 수요는 늘고 있다.
멜버른에서 바리스타와 제빵사 등을 모집한 현지기업 관계자는 “K-푸드와 한국식 디저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호주 식음료 시장에서도 관련 트렌드에 익숙한 인재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호주 취업과 관련해 워킹홀리데이 제도 변화도 주목된다.
호주 정부는 지난 7월 1일부터 한국과 독일 등 4개국 국민의 워킹홀리데이 비자 신청 연령을 기존 18~30세에서 18~35세로 확대했다. 이에 따라 30대 초중반까지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활용해 호주 취업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길이 넓어졌다.
구본경 KOTRA 동남아대양주지역본부장은 “호주뿐 아니라 동남아대양주 각국에서 K-컬처·소비재가 인기를 끌면서 기업들의 관련 인재 확보 수요도 커지는 것이 체감된다”며 “청년들이 해외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구하고, 경력 개발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KOTRA는 해외취업 지원사업인 케이무브(K-Move)의 일환으로 호주에 이어 오는 10월 베트남, 11월 싱가포르에서도 현지 일자리 수요에 맞춘 청년 해외취업 지원을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