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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24 한화의 승부수 통했다…미국 군함시장 최대 수혜자 등극 - - 1억달러 투자한 필리조선소, 미 해군시장 진출 ‘교두보’로 - - 트럼프, 美 투자 외국 조선사에 초기 2척 본국 건조 허용
  • 박병두 기자
  • 기사등록 2026-08-30 12: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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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의 미 필리조선소.


한화가 미국 조선·방산시장을 향해 던진 승부수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미국 필라델피아 필리조선소를 선제적으로 인수한 데 이어 호주 조선업체 오스탈의 미국 사업 인수까지 추진하면서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조선·방산 생산기지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외국 조선업체라도 미국에 투자했다면 본국에서 최대 2척까지 미군 함정 등을 건조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을 담은 각서에 서명하면서 한화의 선제 투자가 주목받고 있다.

미국 내 조선소를 직접 소유하고 있는 한화가 국내 조선업체 가운데 사실상 가장 먼저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위치에 올라섰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국가안보 대통령각서에 따르면 외국 조선사가 미국 군함 건조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미국에 새로운 조선소를 건설하거나 기존 조선소의 소유권 또는 과반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 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고 모기업의 조선 기술을 미국으로 이전하는 한편 현지 공급망도 구축해야 한다.

이 같은 조건을 충족할 경우 초기 2척은 해당 기업의 본국 조선소에서 건조해 미국에 인도할 수 있다. 이후 물량은 미국 현지 조선소에서 건조하는 방식이다. 대상 선박으로는 대잠전·수상전·선단 호위 임무를 수행하는 수상전투함을 비롯해 해상통합화물보급 유조선인 콘솔탱커, 차량 등을 운송하는 로로선 등이 제시됐다. 국방부 장관은 각서 발효 후 90일 안에 선박 조달 계획을 제출해야 한다.

한화, 사실상 유일한 조건 충족

한화는 2024년 말 총 1억 달러(한화오션 40%, 한화시스템은 60% 지분)를 투자해 미국 필라델피아의 필리조선소를 인수했다. 당시만 해도 미국 상선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 확보라는 의미가 컸지만 미국이 조선업을 국가안보 차원의 핵심 산업으로 끌어올리면서 필리조선소의 전략적 가치는 크게 달라지고 있다.

특히 이번 대통령각서가 요구하는 미국 조선소 소유 요건을 국내에서 충족한 기업이 한화라는 점은 의미가 크다. 단순한 해외 생산기지 확보를 넘어 미국 군함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입장권’을 미리 확보한 셈이다.

한화는 초기 함정 2척을 한화오션 거제조선소에서 건조한 뒤 미국에 인도하고, 후속 물량은 필리조선소에서 생산하는 방식으로 진행할 공산이 크다.

건조 후보 가운데 하나로 한국 해군의 최신예 호위함인 3600t급 충남급이 거론되고 있다는 점도 관심을 끈다. 미국이 국내 조선사들을 상대로 전투함 관련 시장조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충남급이 언급된 바 있기 때문이다.

한화의 시선은 필라델피아에만 머물지 않는다. 한화는 최근 호주 조선업체 오스탈의 미국 사업을 최대 12억달러에 인수하겠다는 제안도 내놓았다. 인수가 성사될 경우 미국 내 두 번째 조선·방산 거점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화의 미국 전략은 한층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지난해 4월 30일 숀 더피 미국 교통부 장관 및 데이브 맥코믹 의원 일행이 한화 필리조선소를 방문하고 있는 장면.


미국의 정책 변화도 한화에 우호적인 환경을 만들고 있다. 미국은 그동안 법률을 통해 미군 함정의 해외 건조를 원칙적으로 제한해왔다. 그러나 자국 조선업의 생산능력 저하와 해군 전력 확충이라는 현실적인 문제가 겹치면서 동맹국의 조선 역량을 활용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군함과 상선을 아우르는 미국 조선산업 재건을 강조하고 있다.

호주 조선업체 美 오스탈 사업 인수까지 추진

이 과정에서 한국의 세계적인 조선 경쟁력과 미국의 안보·산업 전략이 맞물리고 있다. 한미 조선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 역시 이러한 흐름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축으로 해석된다. 미국이 요구하는 것은 단순히 값싸고 빠르게 배를 만드는 해외 조선사가 아니다. 미국에 자본을 투자하고, 미국인을 고용하며, 기술을 이전하고, 궁극적으로 미국 조선산업 자체를 다시 일으킬 파트너다. 한화는 필리조선소 인수를 통해 이 조건에 먼저 베팅했다. 여기에 거제조선소의 건조 역량과 미국 현지 생산기지를 연결하고 추가 인수까지 추진하면서 ‘한국에서 만들고 미국에서 키우는’ 새로운 조선·방산 모델을 그리고 있다.

다만 변수는 아직 남아 있다. 미국 의회의 동의 여부다. 미 하원은 해외 조선소에서 건조되는 전투전력함 조달에 국방예산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2027회계연도 국방수권법을 통과시켰으며, 상원 역시 전투함의 해외 건조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대통령의 강력한 행정조치가 실제 대규모 발주로 이어지기까지 의회라는 관문을 넘어야 하는 셈이다.

그 문이 열린다면 한화가 미리 던진 승부수는 한국 조선업의 미국 진출 지형을 바꾸는 결정적인 한 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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