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지연구소가 북극 보퍼트해에서 서울시 면적의 약 3분의 2에 달하는 가스하이드레이트 매장층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사진=극지연구소
북극 바닷속에서 서울시 면적의 약 3분의 2에 달하는 거대한 ‘메탄 저장고’가 확인됐다. 다만 현재는 안정적인 상태로, 당장 메탄이 대량으로 방출돼 기후변화를 악화시킬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극지연구소 강승구 박사 연구팀은 미국 몬터레이만수족관연구소(MBARI), 캐나다 지질조사소(GSC)와 함께 쇄빙연구선 아라온호를 활용해 북극 보퍼트해 매켄지 해곡 일대를 조사했다.
연구팀은 총 890㎞에 걸쳐 탄성파 탐사를 진행해 해저 지질 구조를 분석한 결과, 수심 약 750~1,200m 지점에서 최소 406㎢ 규모의 가스하이드레이트층을 확인했다. 이는 서울시 전체 면적의 약 3분의 2에 해당하는 규모다.
가스하이드레이트는 메탄 같은 가스가 물 분자와 결합해 얼음처럼 굳어 있는 물질이다. 주로 차갑고 압력이 높은 바닷속 깊은 곳에 형성되며, 내부에는 온실가스인 메탄이 다량 포함돼 있다.
연구팀은 이 가스하이드레이트층에 포함된 메탄이 약 1억7천만~2억3천만 톤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연구팀은 이 정도의 메탄이 대기 중으로 방출될 경우 지구 평균 대기 메탄 농도를 약 3~4% 높일 수 있는 규모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번 연구가 ‘북극의 메탄이 곧 대량 방출될 것’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해저면 아래 수백m 깊이에 있는 가스하이드레이트층까지 온난화된 바닷물의 영향이 도달하려면 수백 년에서 수천 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현재로서는 급격한 메탄 방출이나 가스하이드레이트층 붕괴에 따른 해저 지반 불안정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Journal of Geophysical Research: Solid Earth’ 8월호에 게재됐다.
논문 제1저자인 최연진 극지연구소 기술원은 “이번 분석 결과는 북극 해저 가스하이드레이트가 장기적인 해양 온난화에 반응하는 과정을 추적하고 지역별 변화를 비교·검증하는 기준 자료로 활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신형철 극지연구소장은 “북극 해역의 환경 실태를 국제 공동연구로 규명했다”며 “앞으로도 연안국 연구기관들과 협력을 지속해 기후변화 대응 연구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북극 해저에 얼마나 많은 메탄이 존재하는지 파악하는 동시에, 지구온난화가 장기적으로 이 메탄 저장층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살펴볼 수 있는 기초자료를 확보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