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ks24 나주 한전은 몸, 한전KDN은 신경망…에너지를 움직인다 - - 박상형 한전KDN 사장에게 듣는 에너지ICT의 세계 ‘에너지ICT’ 전문 공기업… - - 발전부터 판매까지 全과정 디지털 관리 AI·빅데이터·클라우드로 ‘디지털 원전’ 수출…체코 원전사업도 참여 - - UAE·일본·인도네시아·세네갈 등 해외 에너지ICT 시장 공략 “해외진출시 현지 사정 잘아는 재외동포사회와 긴밀히 소통하겠다”
  • 박병두 기자
  • 기사등록 2026-08-29 14:44:12
기사수정

2025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A등급을 받았고, 기관장 평가에서도 1위를 기록한 박상형 한전KDN 사장.[한전KDN 제공]


전 세계 708만 재외동포에게 ‘한전KDN’이라는 이름은 낯설다. ‘한전’이 붙어 있으니 한국전력과 관계있는 회사라는 것쯤은 짐작하지만, KDN은 무엇의 약자인지, 도대체 무슨 일을 하는 회사인지 선뜻 설명하기 어렵다.

그런데 1992년 설립된 이 회사의 2025년 말 기준 매출이 7,735억원, 임직원 2,90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고 하면, 궁금증이 증폭한다. 홈페이지의 설명에는 “국내 유일의 에너지ICT 전문 공기업”이라고 나온다. 그렇다면 KDN은 무엇을 뜻할까. ‘Knowledge Data Network’(놀리지 데이타 네트워크)에서 따왔다고 한다. 굳이 풀어쓴다면 ‘지식 데이터 네트워크’다.

조금 이해는 되지만, 확 와닿지는 않는 설명이다. 그래서 인공지능(AI)에 물었다. “쉽게 말하면 한전이 전기를 생산하고 공급하는 ‘몸’이라면, 한전KDN은 그 몸이 제대로 움직이도록 정보를 전달하는 ‘신경망’에 가깝다”는 답을 제시했다. 이제 이해가 된다.

한전KDN의 본사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나주혁신도시에 있다. 한국전력 본사가 자리 잡은 빛가람혁신도시에 함께 둥지를 틀고 있다. 하지만 한전KDN의 활동 무대는 나주에 머물지 않는다.

서울을 비롯해 경기, 강원, 대전·충남, 충북, 대구·경북, 부산·경남, 광주·전남, 전북, 제주 등에 지역본부와 사업처·지사를 두고 전국의 전력 현장을 누빈다. 서울에는 강남·강북지사, 경기에는 용인지사, 강원에는 강릉지사, 대전·충남에는 천안지사, 충북에는 제천지사, 대구·경북에는 포항·구미지사, 부산·경남에는 울산·진주지사, 광주·전남에는 순천·목포지사 등이 운영되고 있다.

전력은 전국 어디에서나 생산되고 소비된다. 발전소와 변전소, 송전·배전망 등 전력 인프라도 전국에 촘촘하게 연결돼 있다. 한전KDN이 전국적인 현장 조직을 갖춘 이유다.

해외로도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아랍에미레이트(UAE)와 인도, 동남아시아에 해외 거점을 두고 중동·인도·동남아 시장을 대상으로 에너지ICT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ICT는 정보통신기술을 뜻한다.

즉 한전KDN은 나주에 본사를 둔 지역 기반 공기업이 아니라, 전국의 전력 현장을 연결하고 해외 에너지시장까지 진출한 글로벌 에너지ICT 기업을 지향하고 있다.

이 탄탄한 에너지ICT 공기업을 이끄는 인물이 한국수력원자력 경영부사장을 지낸 ‘한수원통’ 박상형 사장이다.

2018년부터 한국수력원자력 노무처장, 인재개발원장, 디지털혁신추진단장 등을 거쳐 2020년 상임이사 겸 경영부사장을 지낸 그는 2024년 10월 한전KDN 사장에 취임했다.

취임 이후 첫 경영 성적표에서도 눈에 띄는 결과를 냈다. 한전KDN은 2025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A등급을 받았고, 기관장 평가에서도 1위를 기록했다.

박 사장은 한국수력원자력에서 쌓은 원전·에너지 분야 경험에 IT와 디지털 분야 전문성을 더해 한전KDN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본지는 8월 20일 박 사장을 서면으로 인터뷰했다. 한전KDN이 어떤 회사인지부터 해외사업 전략과 미래 비전까지 들어봤다.

신입사원 환영식에서 질문에 답하는 박상형 사장.[한전KDN 제공]


“한전KDN은 디지털혁신, 에너지 대전환을 선도하는 글로벌 에너지ICT의 중심이 되고자 합니다.”

박상형 사장은 회사를 소개하면서 가장 먼저 ‘에너지ICT’를 강조했다. 전력산업의 고도화와 국가 에너지 정보통신 인프라 구축을 위해 1992년 설립된 국내 유일의 에너지ICT 전문 공기업이라는 소개도 덧붙였다.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에서부터 전력을 필요한 곳으로 보내는 송전·배전, 전력 사용량을 확인하고 관리하는 판매까지 전력 공급의 전 과정에 ICT를 접목한다. 쉽게 말하면 전기가 흐르는 길을 ICT로 관리하는 회사다.

발전소의 설비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전력망의 이상 여부를 감시하며 정전이 발생하면 원인을 파악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한다. 전력 사용량을 원격으로 확인하는 지능형 전력계량 인프라(AMI)도 주요 사업 가운데 하나다.

박 사장은 “전력의 안정적인 공급은 국가 안보와 국민경제를 지탱하는 핵심 기반”이라며 “한전KDN은 지난 30여 년간 완벽한 전력 공급을 목표로 전력망의 디지털화를 선도해 왔다”고 말했다.

“한전이 몸이라면 한전KDN은 신경망”

한전과 한전KDN의 관계를 이해하기 위해 사람의 몸에 비유하면 보다 쉽다. 한전이 전기를 생산하고 공급하는 몸의 주요 기관이라면, 한전KDN은 각 기관에서 발생하는 정보를 전달하고 상태를 파악하게 하는 신경망과 정보시스템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발전소에서 만들어진 전기가 송전망을 거쳐 각 가정과 기업으로 전달되는 과정에는 수많은 데이터가 발생한다. 발전량은 얼마인지, 전력 수요는 얼마나 되는지, 전압과 주파수는 정상인지, 설비에 이상은 없는지 등을 끊임없이 확인해야 한다.

한전KDN은 이러한 전력 데이터를 수집·분석하고 전력계통을 감시·제어하는 시스템을 구축·운영한다.

박 사장은 “현대의 에너지 산업은 단순히 전기를 생산하고 공급하는 전통적인 방식을 넘어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사물인터넷(IoT) 등 첨단 ICT가 결합하는 디지털 대전환의 시기를 맞고 있다”고 했다.

한전KDN이 이제 ‘전력의 신경망’을 넘어 AI를 활용해 에너지의 미래를 설계하는 회사로 변신하고 있는 이유다.

세네갈 재생에너지청 내빈을 맞아 에너지ICT 상호협력 MOU체결식 장면.[한전KDN 제공]


“디지털 원전까지 수출한다”

한전KDN의 사업은 국내에만 머물지 않는다. 대표적인 해외사업이 원전이다. 한전KDN은 대한민국 최초의 원전 수출 사업인 UAE 바라카 원전 사업 초기부터 참여해 건설관리 시스템과 전사적 자원관리(ERP) 시스템 등 IT 인프라 구축을 지원했다. 현지에 지사를 열고, 사이버보안과 ICT 분야에서도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체코 신규 원전 사업은 한전KDN의 해외사업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박 사장은 “2025년 체코 신규 원전 건설사업의 본 계약이 확정됨에 따라 한전KDN은 ICT 시스템 구축과 보안 분야에서 응용 소프트웨어, 통신·전산 기반 설비, 보안 컨설팅 등에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사업은 2038년까지 이어진다.

그가 체코 원전 사업을 ‘디지털 원전 수출’의 사례로 평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원전을 짓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원전이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운영되도록 소프트웨어와 데이터 관리, 사이버보안 기술까지 함께 수출하는 것이다. 원전 수출의 영역이 ‘건설’에서 ‘디지털 운영’으로 확장되고 있는 것이다.

일본 태양광부터 세네갈 농촌까지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도 해외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에 맞춰 이바라키현 태양광발전소 사업을 추진했고, 약 54MW 규모의 발전소 구축을 완료했다. 자체 개발 관제시스템을 적용하고 20년간 유지보수 사업도 수주했다.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에서는 화력과 신재생 발전소에 원격 모니터링 및 ICT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에서 베트남 비에텔 솔루션과 업무협을 체결하는 박상형 사장(왼쪽).[한전KDN 제공]


공적개발원조(ODA)와 연계한 사업도 있다. 스리랑카 에너지저장장치(ESS) 보급, 인도네시아 태양광 전기차 충전 시스템 구축에 이어 최근에는 전라남도의 에너지자립마을 모델을 아프리카 세네갈에 적용하는 약 69억원 규모의 농촌 에너지자립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박 사장은 “글로벌 에너지 시장은 탄소중립과 분산에너지, 디지털 전환, AI·ICT 융합의 가속화로 완전히 다른 패러다임을 맞고 있다”고 진단했다.

“공기업 혼자가 아닌 ‘원팀’으로 해외시장 개척”

박 사장이 강조하는 해외사업의 핵심 전략은 ‘원팀(One-Team)’이다. 한전KDN 혼자 해외시장을 개척하기보다 국내 전력ICT 중소기업과 발전 공기업 등이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해외로 나가겠다는 것이다.

“거대한 해외 시장을 공기업 혼자 개척하는 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습니다. 국내 우수 전력ICT 중소기업 및 발전 공기업들과 긴밀한 컨소시엄을 구성해 각 주체의 노하우를 결집한 상생 기반의 동반 진출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이는 한전KDN의 해외사업을 개별 기업의 수출이 아니라 대한민국 에너지산업 생태계 전체의 해외 진출로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미국 시장에서는 현지 전력망 효율화와 인프라 사업 진출을 위한 전략적 사업을 발굴하고 있으며 동남아에서는 베트남전력공사(EVN) 산하 발전총공사3(EVNGENCO3)와 지능형 디지털 발전소 플랫폼(IDPP) 기술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UAE 알 파탄 에너지와는 2,500억원 규모의 에너지DX 프레임워크 협약도 체결했다.

뉴비전 선포식 장면.[한전KDN 제공]


“DX를 넘어 AX…AI가 에너지의 미래”

박 사장이 그리고 있는 한전KDN의 미래는 AI와 에너지의 결합이다.

그는 “디지털 전환(DX)을 넘어선 인공지능 전환(AX)을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

AI가 발전소의 이상 징후를 미리 찾아내고, 전력 수요를 예측하며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분석하고, 전력망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는 시대를 준비하겠다는 것이다.

한전KDN은 신재생에너지, 마이크로그리드, 전기차 충전, ESS, 에너지 플랫폼 등으로 사업 영역도 넓혀가고 있다.

박 사장은 지난해 ‘GREAT F1rst MOVER’(그레이트 퍼스트 무버. 혁신을 이끄는 선도기업)를 핵심 테마로 하는 2035 중장기 전략을 발표했다. 그가 말하는 ‘F1rst MOVER’는 단순히 기술을 따라가는 기업이 아니라 에너지 산업의 변화를 먼저 읽고 새로운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이다.

“재외동포는 대한민국 글로벌 경제영토의 든든한 뿌리”

박 사장은 인터뷰의 마지막을 재외동포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로 마무리했다.

“세계 각지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드높이고 계신 700만 재외동포 여러분께 깊은 경의와 감사를 표합니다.”

그는 재외동포들이 대한민국의 글로벌 경제영토를 넓히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에너지ICT와 같은 첨단 분야의 해외 진출에서도 현지 사정을 잘 알고 있는 동포사회가 중요한 가교가 될 수 있다고 봤다.

“세계 각국에서 활약하고 계신 우리 재외동포 여러분은 대한민국이 글로벌 경제 영토를 넓히고 민간외교의 지평을 확장하는 데 있어 가장 소중한 동반자이자 든든한 뿌리입니다.”

박 사장은 “한전KDN 역시 공공기관으로서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해외 진출 과정에서 국가적 위상을 높이는 동시에 동포 사회와도 긴밀히 소통할 수 있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한전KDN 나주 본사 전경.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new.kscn.co.kr/news/view.php?idx=13896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확대이미지 영역
  •  기사 이미지 1,105. 월요편지 삶의 희로애락만큼 가을도 깊어갑니다.
  •  기사 이미지 ks06 다년간 지도경력 원장직강 (함수학4층, JYP영어2층)
  •  기사 이미지 1,104. 월요편지 가을도 삶도 아름답고 맛있게 익어갑니다.
최신뉴스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