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치과 의료기기 업체들이 유럽 진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국내 치과 의료기기 기업들이 유럽연합(EU)의 강화된 의료기기 규정인 MDR 인증을 잇달아 획득하며 유럽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치과 의료기기 기업들이 임플란트와 보철, 치과 수술용 제품에 이어 진단 장비까지 유럽 현지 인증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치과 엑스레이 제품인 'T2 Plus', 'T2', 'N1'이 EU MDR에 따른 CE 인증을 획득했다. 이번 인증을 통해 해당 제품의 안전성과 성능, 품질관리 체계가 MDR 기준을 충족했음을 확인받았다는 설명이다.
치과 엑스레이는 치아와 치조골, 구강 구조를 촬영해 질환을 진단하고 치료 계획을 수립하는 데 사용하는 장비다. 임플란트 시술 전 골 상태를 확인하거나 치아와 주변 조직의 이상 여부를 살펴보는 등 치과 진료 과정에서 기초적인 진단 장비로 활용된다.
오스템임플란트는 기존에 임플란트와 보철 제품, 치과 수술용 키트, 디지털 가이드 서저리 제품, 유니트체어 'K3'와 'K5' 등에 대한 MDR 인증을 확보한 상태다. 여기에 엑스레이 제품까지 인증을 받으면서 진단과 진료, 치료를 아우르는 주요 제품군으로 인증 범위를 넓혔다.
특히 오스템임플란트는 제품 인증과 함께 유럽 치과의사 및 고객과의 접점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유럽 9개국 치과의사와 고객 70여 명을 국내로 초청해 ‘오스템 유럽 투어 세미나 2026’을 개최했다. 참가자들은 부산 생산시설과 서울 본사를 방문해 제품 생산 공정과 품질관리 시스템을 살펴봤다.
의료기기 시장에서는 인증 획득뿐 아니라 제품을 사용하는 의료진을 대상으로 한 교육과 임상 정보 제공도 중요한 경쟁 요소로 꼽힌다. 오스템임플란트 역시 현지 의료진 대상 세미나와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제품 공급 기반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오스템임플란트 관계자는 "진단·진료·치료 분야 핵심 제품군의 CE MDR 인증을 획득했다"며 "유럽 시장에서 제품 공급과 학술·교육 활동을 지속해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치과 영상진단기기 전문 기업 바텍은 인증 범위와 공급 연속성에 초점을 맞췄다. 바텍은 치과용 CT와 디지털 파노라마 엑스레이 시스템, 인트라오럴 엑스레이 시스템 등 치과 영상진단기기 전 제품군에 대한 CE MDR 인증 전환을 완료했다.
이번 인증은 유럽 공인 인증기관인 DNV Product Assurance AS를 통해 진행됐다. 현재 판매 중인 제품뿐 아니라 2026년 출시 예정인 신규 프리미엄 모델까지 인증 범위에 포함됐다는 점이 특징이다.
인증 대상에는 'Green X Plus', 'Green X 12 SE', 'Green X 12 Plus', 'Green X 21' 등 신규 프리미엄 모델 4종이 포함됐다. 해당 제품들은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미국 식품의약국 인증을 이미 완료했으며, CE MDR 인증까지 확보하면서 양산 이후 유럽 시장에 즉시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의료기기는 제품을 개발했다고 곧바로 해외에서 판매할 수 있는 일반 소비재와 다르다. 국가와 지역별 인허가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신제품 출시와 인증 시점이 맞지 않으면 실제 판매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기존 제품 역시 인증 전환이 지연되면 일정 기간 공급이 중단되거나 판매 제품군을 축소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바텍은 기존 제품 전체의 MDR 전환과 신규 모델 인증을 동시에 진행해 이 같은 공급 공백 가능성을 줄였다. 유럽 치과 의료기관 입장에서는 기존에 사용하던 장비를 계속 도입할 수 있고, 신제품 출시 이후에는 별도의 인증 대기 기간 없이 신규 장비를 선택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바텍의 제품군은 초진 단계에서 사용하는 파노라마 촬영 장비부터 정밀 진단을 위한 CT, 구강 내부를 촬영하는 인트라오럴 엑스레이 시스템까지 치과 영상진단 과정 전반을 포괄한다. 전 제품군의 인증을 유지함으로써 현지 병·의원과 유통 파트너가 진료 환경에 따라 제품을 선택할 수 있는 폭도 확보했다.
바텍은 프랑스와 영국, 체코, 스페인 등 유럽 주요 지역에 현지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유럽 내 직접적인 영업·서비스 기반과 전 제품 MDR 인증을 결합해 현지 의료기관 및 파트너사와의 신뢰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CE 인증을 자국 의료기기 허가 과정에서 참고하거나 인정하는 동남아시아와 중동, 중남미 국가가 있다는 점도 향후 시장 확대에 긍정적인 요소다. 유럽 인증 획득이 유럽 내 판매를 넘어 신흥시장 진출 과정에서도 제품 신뢰도를 높이는 자료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황규호 바텍 대표는 "MDR 요건이 까다로워 기존 CE 인증 제품조차 전환하지 못하고 제품군을 줄이는 기업이 많은 상황에서 기존 제품 전체와 신규 프리미엄 모델 4종의 인증을 함께 마쳤다"며 "유럽 치과 현장에서 사용하던 장비를 중단 없이 공급하고 신규 제품도 적기에 선보이기 위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덴티움도 치과용 영상 장비와 진료용 체어를 앞세워 유럽 시장 진입 기반을 강화했다. 덴티움은 치과용 영상 장비 'bright CT'와 유압식 진료용 체어 ‘bright Alone’에 대한 MDR 인증을 획득했다. 회사는 두 제품의 인증이 국내 치과 의료기기 업계에서 의미 있는 선행 사례라고 강조했다.
'bright CT'는 치아와 잇몸뼈, 신경 위치 등 구강 내부 구조를 입체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치과용 영상진단 장비다. MDR 인증 과정에서는 방사선 안전성과 영상 품질, 제품 성능, 제조 및 품질관리 체계 등이 평가된다.
덴티움은 CT 장비 자체뿐 아니라 자체 개발한 'rainbow 3D Viewer' 프로그램과의 연계도 강조하고 있다. 해당 프로그램은 촬영된 영상을 바탕으로 임플란트 시술 위치를 계획하고 신경관과 골 구조를 분석하는 등 정밀 진단을 지원한다. 영상 장비와 진단 소프트웨어를 결합해 의료진이 환자별 치료 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을 효율화한다는 구상이다.
함께 인증받은 'bright Alone'은 치과의사가 어시스턴트의 도움을 최소화하면서 진료할 수 있도록 설계된 유압식 진료용 체어다. 체어 움직임에 따라 조명과 석션 장치를 조절할 수 있도록 구성해 의료진의 동선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장시간 사용 시 안정성을 고려한 바닥 고정형 구조와 세척·멸균이 가능한 분리형 부품, 내부 세정 시스템 등도 적용했다. 의료진의 진료 효율과 환자의 안전, 감염관리 편의성을 함께 고려한 제품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덴티움은 임플란트와 영상 장비, 진료용 체어, 소프트웨어를 하나의 체계로 연결하는 ‘Digital Total Solution’을 추진하고 있다. 임플란트 제품만 공급하는 데서 벗어나 환자 진단과 치료 계획, 시술, 진료 환경 관리까지 치과 진료 전 과정을 지원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번 인증을 통해 덴티움은 임플란트 중심의 기존 사업 구조에 영상진단 장비와 진료용 체어를 더하며 유럽 시장에서 제시할 수 있는 제품 구성을 확대했다. 향후에는 개별 장비의 성능뿐 아니라 장비와 소프트웨어 간 연동, 진료 과정의 효율성 등을 중심으로 차별화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덴티움 관계자는 "MDR 인증은 제품의 안전성과 임상적 신뢰성, 품질관리 수준이 강화된 유럽 기준을 충족했다는 의미"라며 "앞으로도 의료진이 보다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진료할 수 있도록 기술 개발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Ta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