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지순 상명대 특임교수
얼마 전 대한민국의 미래 100년을 구상한 3대 메가 프로젝트가 발표되었다. 반도체-피지컬 AI-AI데이터센터 등의 사업에 10년 동안 대략 2천조 정도를 투자하는 것이다. 천문학적인 숫자다. 국토균형발전과 초격차 미래를 주도하기 위한 결단이다. 사실 국토균형발전에 대해서는 오랫동안 논의가 되었고, 세종특별자치시, 혁신도시, 공공기관 이전 등으로 가시적 성과는 있었지만, 산업 성장에 대해서는 뚜렷한 해결방안이 없었는데, AI가 도래하면서 그야말로 획기적인 전환이 이루어졌다. AI 등장과 함께 세계는 이전에 보지 못한 새로운 전환의 시기에 있다. 국제정세의 변화와 기술발전의 속도를 고려할 때, 집중적인 투자와 효율적인 관리를 통해 하루속히 완성해야 한다.
3대 메가 프로젝트의 지속가능성과 초격차시대의 대체불가성을 고려할 때 국내적인 요인 뿐만 아니라 국제적인 요인도 고려해야 한다. 미국과 중국의 양강체제에서 AI 3대 강국으로 가기 위해서라도 제3세계와의 협력도 적극 고려해야 한다. 이는 정부가 추진 중인 ‘글로벌 AI 허브’ 구축과도 밀접하다. 지난 지방자치단체 선거 이후 부산시, 인천시, 전남광주특별시, 경기도, 경상북도, 제주특별자치도 등이 유치를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정부는 실무를 담당할 TF팀을 과기정보통신부에 두기로 했다. 아마도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뿐만 아니라 전력·용수·데이터 등 인프라, 연구개발 및 인력 등 AI 생태계 구축이 중요한 선정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더해 풍부한 문화와 관광까지 더해지면 훨씬 다채로운 입지조건이 될 것이다. 이를 계기로 지방자치단체도 적극적으로 글로벌협력에 나서길 바란다.
격차해소는 오랜 국제사회의 과제다. 빈곤퇴치라는 글로벌 목표도 격차해소의 문제이고, 궁극적으로 빈곤으로부터 해방은 인간의 존엄성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다. 1인당 3달러는 UN이 정한 인간의 하루 빈곤선이다. 이 혜택을 받지 못한 기아에 허덕이는 인구가 대략 8억 2600만 명에 달하고, 이 중 4억 1200만 명이 아동이다. 여전히 10명 중 1명은 가난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렇지만, 새로운 변화가 보인다. AI의 등장으로 노동생산성과 경제효율성이 획기적으로 향상되고, 경제규모도 천문학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얼마전 상장된 스페이스 X를 통해 일론 머스크가 최초의 ‘조만장자’로 등극했다. AI로 말미암아, 빈부 격차는 더 커질 것 같지만, 한편으로는 손쉽게 해결될 수도 있다.
얼마전 발생한 베네수엘라의 지진으로 인한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또 어느 지역에서 어떠한 재난이 발생할지도 모른다. 국제사회는 이러한 재난 해결을 위해 ‘인도적 지원’을 하고 있다. 그렇지만, 열악한 현지 환경과 공급체계로 말미암아 구조를 위한 골든타임을 지키기는 어렵다. 재난에 대한 예측가능성보다는 불가항력적인 측면이 많은 탓이고, 이에 대한 체계적인 준비도 부족한 탓도 있다. 더구나, 자국의 재난도 예방 및 복구하기도 어려운 데, 다른 국가나 지역에서의 재난에 대한 부분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 존엄성과 재난극복을 위한 손길은 여전히 필요하다. 우리나라도 전쟁의 폐허 속에서 참으로 어려운 시절을 보냈고, 국제사회의 도움이 없었다면, 오늘의 대한민국이 존재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글로벌 AI 허브가 하는 일이 바로 이런 것이다. 대규모 재난피해를 대비하고, 예방하고, 복구하는 것이다. Covid-19과 같은 팬데믹도 마찬가지다. 의식주 해결이라는 인도적 지원과 생명을 다루는 보건 분야에서의 데이터 확보, 예방과 치료, 그리고 복원이라는 체계는 그래서 중요하다. 국제사회에서 AI를 가장 많이 활용해야 하는 분야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재난 현장에 즉각 파견할 수 있는 탐색기계, 구조용 로봇이나 특수 차량, 식량과 의료품을 즉시 보낼 수 있는 드론 등을 활용한 수송시스템 등이 바로 그것이다. 베네수엘라 지진에서 보듯이 원시적인 방법으로 수색하는 모습을 보면서 안타깝기 그지 없었다.
이러한 긴급구호를 포함한 인도적 지원은 다자협력체계에서 작동한다. 그리고, 이러한 인도적 지원에 기업, 시민단체, 대학 등 민간의 참여는 필연적이다. 이들 이해관계자들의 글로벌연대와 파트너십이 그래서 중요하다. 이미 KOICA의 기술혁신사업(CTS)을 통해서 스타트업의 기술이 보건, 교육, 기후변화 등 제3세계 현장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기후위기, 보건, 식량, 이주, 교육 및 개발 격차 등의 국제이슈는 한 국가만의 문제가 아닌 전 지구적인 이슈며, 파트너십을 통해서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다시 3대 메가프로젝트로 돌아가보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인프라와 각종 행정, 규제 등의 효율화를 통해서 적극적 지원을, 기업은 비전과 전략에 맞추어 시설투자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기술적인 부분이나 재정적인 부분은 어느 정도 준비되었지만, 생태계로서의 중요한 축인 인적 자원에 대해서는 촘촘하게 생각해야 한다. 이미 시작된 고용시장의 변화에 맞추어 청년들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부터 해결해야 한다. 이는 국내 우수인력은 물론 해외에서의 우수인력을 가리지 말고 전체적인 틀에서의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엇그제 교육부 차원에서 인재양성 및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어떻게 추산했고, 기존 인력이 어떻게 취업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면밀한 검토와 수요-공급-활용을 고려한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
나아가 해외인재의 양성과 활용 차원에서도 검토도 필요하다. 여기에는 재외동포는 물론 한인 3세, 4세 등 후손도 포함된다. K-컬처에 대한 관심도 크다. 우수한 인재가 한국을 찾고 있다. 베트남 대입 수석이 한국의 대학에 입학한다고 한다. 큰 틀에서 글로벌 인적자원에 대한 양성과 관리, 그리고 활용이 필요한 시점이다. 나아가, ODA 혁신 차원에서 3대 메가 프로젝트의 완성과 글로벌 AI 허브 구축을, 글로벌연대와 파트너십 차원에서 어떻게 해야 할 지에 대한 논의를 본격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어느 누구도 가보지 못한 길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