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의료기기 기업들이 의료영상 장비의 기술 경쟁력을 앞세워 해외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인허가를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현지 유통망을 확대하는 한편 인공지능(AI)과 센서 제어, 의료정보시스템 연동 기술을 결합한 통합 의료영상 솔루션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글로벌 의료영상 솔루션 기업 디알젬은 대규모 해외 공급계약을 체결하며 수출 경쟁력을 입증했다. 디알젬은 최근 터키 소재 업체와 192억원 규모의 의료기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액은 지난해 총매출의 18.74%에 해당하며 계약기간은 2026년 7월 21일부터 12월 20일까지다.
이번 계약은 글로벌 경쟁 입찰을 통해 확보한 수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의료기기 공급 입찰은 제품 가격뿐 아니라 기술 사양, 품질관리 체계, 생산능력, 납기 준수 가능성, 유지보수 지원 역량 등이 종합적으로 평가된다. 디알젬은 이번 계약에 자사의 기술력과 품질 경쟁력, 브랜드 신뢰도, 가격 경쟁력, 안정적인 생산 및 공급 역량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해외 공급계약 확대와 함께 글로벌 시장 진입에 필요한 제품 인증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디알젬의 신규 모바일 엑스레이 시스템 ‘RAYMO’는 지난 5월 미국 식품의약국으로부터 510(k) 허가를 획득했으며, 6월에는 유럽 의료기기 규정인 CE MDR 인증을 받았다.
미국과 유럽은 의료기기 안전성과 성능, 품질관리 기준이 엄격한 대표적인 시장이다. 미국 FDA 허가와 유럽 CE MDR 인증은 해당 지역에서 제품을 판매하기 위한 필수 절차인 동시에 다른 국가의 의료기관과 유통사가 제품 신뢰성을 판단하는 기준으로도 활용된다. 디알젬은 연이은 인허가 확보를 바탕으로 모바일 엑스레이 제품의 판매지역과 해외 파트너십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박정병 디알젬 대표이사는 “앞으로도 ‘Quality, Value, Support’라는 핵심 가치를 기반으로 연구개발과 품질 혁신을 지속해 고객에게 신뢰받는 의료영상 진단장비를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디지털 의료영상 솔루션 기업 디알텍은 수술용 모바일 C-arm 브랜드 ‘EXTRON’을 중심으로 AI 기반 수술영상장비 플랫폼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 의료영상 장비가 엑스레이 영상을 촬영하고 표시하는 역할에 집중했다면, 디알텍은 수술 환경과 장비 상태를 인식하고 의료진의 장비 운용과 영상 활용을 지원하는 지능형 플랫폼으로 EXTRON을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산업계에서는 로봇과 자율주행, 스마트팩토리 등을 중심으로 물리적 환경을 감지하고 판단해 실제 동작을 지원하는 ‘Physical AI’가 주목받고 있다. 의료기기 분야에서도 환자 위치와 장비 상태, 촬영 조건, 수술 환경 등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의료진의 판단과 장비 조작을 보조하는 방향으로 기술 개발이 확대되고 있다.
수술용 C-arm은 수술 중 환자의 내부 구조를 실시간 엑스레이 영상으로 확인하는 장비다. 정형외과와 신경외과, 통증의학과를 비롯한 다양한 수술 환경에서 활용되며, 영상의 선명도와 방사선 피폭선량, 장비 이동성과 조작성 등이 주요 경쟁요소로 꼽힌다.
디알텍은 EXTRON에 적용한 AI 영상처리 기술과 센서 기반 제어 기술을 토대로 Physical AI 구현에 필요한 기반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향후 3D C-arm 개발과 함께 자동 포지셔닝, 영상 최적화, 사용자 보조 기능 등을 통합해 EXTRON을 지능형 수술영상 플랫폼으로 발전시킬 방침이다.
현재 판매 중인 EXTRON은 촬영 환경을 감지하는 능동형 센서와 AI 영상처리 기술을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환자와 촬영 부위, 장비 주변 환경 등을 고려해 촬영 조건을 조정함으로써 방사선 피폭선량을 줄이면서도 수술에 필요한 영상 품질을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장비 조작의 편의성을 높여 수술실 내 의료진의 업무 부담을 줄이는 것도 주요 개발 방향이다.
이러한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디알텍은 2025년 12월 ‘2025 대한민국 기술대상’에서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했다. 저선량과 고화질을 동시에 구현해야 하는 수술용 영상장비 시장에서 AI 영상처리와 능동형 센서 기술의 성과를 인정받은 결과다.
글로벌 C-arm 시장의 성장 전망도 긍정적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Grand View Research에 따르면 세계 고정형·모바일 C-arm 시장은 2024년 약 33억2250만달러에서 2030년 약 42억3330만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가운데 수술실과 응급의료 현장에서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는 모바일 C-arm이 시장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Future Market Insights는 2025년 전체 C-arm 시장에서 모바일 C-arm이 차지하는 비중을 약 60.2%로 예측했다.
시장 확대에 맞춰 EXTRON의 판매 실적도 증가하고 있다. 회사 내부 집계 기준 2025년 판매 대수는 전년보다 약 76.9% 늘었으며, 중가 보급형 모델인 EXTRON 3가 판매량 증가를 이끌었다. EXTRON은 현재 세계 45개국에 공급되고 있으며, 출시 이후 약 2년간 누적 판매량이 500대에 육박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디알텍은 글로벌 기업들과의 경쟁을 위해 제품군도 세분화하고 있다. 글로벌 C-arm 시장은 GE헬스케어와 필립스, 지멘스 헬시니어스, 짐 이미징 등 대형 의료영상 기업들이 80% 이상을 점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기업은 보급형 2D 장비부터 프리미엄 CMOS 플랫패널 기반 2D 장비, 3D C-arm까지 폭넓은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디알텍은 엔트리급부터 프리미엄급까지 수요별로 대응할 수 있는 티어별 라인업을 구축했다. 프리미엄 모델인 EXTRON 7은 고해상도 영상과 상위 사양을 바탕으로 대형 병원과 글로벌 파트너사를 겨냥한다. EXTRON 5·6은 영상 성능과 사용 편의성을 동시에 요구하는 중상급 수술 환경에 대응하며, EXTRON 3는 공간 활용성과 경제성을 중시하는 의료기관을 주요 대상으로 삼고 있다.
향후에는 3D C-arm까지 제품군을 확대해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는 라인업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미국에서는 현지 파트너사를 중심으로 유통망을 구축하고 고객 피드백을 제품에 반영해 성능과 사용성을 개선하고 있다. EXTRON 추가 모델의 FDA 인증도 2026년 8월과 12월 각각 예상되고 있어 인증 완료 후 미국 내 판매 가능 제품과 시장 커버리지가 단계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디알텍은 “수술용 영상장비 시장은 저선량, 고화질, 사용 편의성, 디지털 연결성, AI 영상처리 역량이 주요 경쟁 기준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EXTRON 라인업과 보유 AI 모델을 비롯한 기반 기술을 고도화해 C-arm 시장을 공략하고 Physical AI 기반 지능형 수술영상 플랫폼 개발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휴대용 X레이 전문기업 레메디는 초음파 장비를 새롭게 사업 포트폴리오에 추가하며 의료영상 현장진단 시장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방사선 기술 기반 의료영상 장비 및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레메디는 대만 초음파 의료기기 전문기업 렐텍과 초음파 장비 생산 및 판매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레메디가 추진하는 의료영상 기반 현장검진, 이른바 POC 서비스 사업의 첫 단계다. 기존 휴대용·이동형 X레이 중심의 제품군에 이동형 초음파 장비를 추가해 의료영상 진단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향후 장비와 소프트웨어, 원격판독 서비스를 결합한 통합 솔루션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양사는 렐텍이 보유한 초음파 기술과 제품 경쟁력에 레메디의 의료기기 생산 역량, 품질관리 체계, 글로벌 인허가 경험, 해외 판매망을 결합할 계획이다. 협력 분야는 초음파 장비 생산과 공급, 국내외 판매, 제품 현지화, 품질관리, 글로벌 인허가, 공동 마케팅 등을 포함한다.
레메디는 독자적인 방사선 기술을 바탕으로 휴대용·이동형 X레이 장비를 개발해 해외시장에서 사업 기반을 구축해 왔다. 이번 협력을 통해 단일 의료영상 장비 제조기업에서 다양한 의료환경에 필요한 장비와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는 통합 의료솔루션 기업으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레메디가 구상하는 의료영상 POC 서비스는 병원 내부에 한정되지 않는다. 방문검진과 이동검진 차량, 응급·재난 현장, 군 의료, 공공보건, 의료취약지역 등 기존 대형 의료영상 장비를 사용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X레이와 초음파 영상을 촬영하고, 이를 전자의무기록과 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 영상 뷰어, 원격판독 시스템에 연결하는 모델이다.
초음파 장비는 별도의 방사선 차폐시설이 필요하지 않고 활용 가능한 진료영역이 넓어 현장 중심 의료서비스에 적합하다. X레이가 폐와 흉부, 근골격계 등을 신속하게 촬영하는 데 강점이 있다면 초음파는 복부와 혈관, 심장, 근골격계 등 다양한 부위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두 장비를 함께 활용할 경우 현장에서 확보할 수 있는 진단정보의 범위가 한층 넓어질 수 있다.
레메디는 앞으로 의료영상 장비와 소프트웨어, 데이터 관리, 원격판독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통합해 영상 획득부터 저장과 전송, 관리, 판독까지 지원하는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해외 의료취약지역이나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국가에서는 소형·이동형 장비와 원격판독을 결합한 서비스가 의료 접근성을 높이는 대안이 될 수 있어 글로벌 사업 확장 가능성도 크다.
조봉호 레메디 대표는 “초음파 장비를 추가하는 데 그치지 않고 방사선 기술을 기반으로 통합 의료솔루션과 의료영상 POC 서비스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X레이와 초음파를 비롯한 의료영상 장비와 EMR, PACS, 영상 뷰어, 원격판독 서비스를 유기적으로 연결한 현장 중심의 통합 진단환경을 구축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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