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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60 IP 전성기…패션은 왜 캐릭터를 입기 시작했나 - - 팬덤이 바꾼 패션 문법 - - IP 단순 캐릭터 아닌 콘텐츠로 해석 - - 브랜드와 시너지가 협업 성패 가른다
  • 박병두 기자
  • 기사등록 2026-07-16 17:5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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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르시X챠미키티 협업 컬렉션


패션업계에 IP 협업 바람이 거세다. SPA 브랜드를 시작으로 캐주얼, 여성복, 남성복까지 캐릭터·애니메이션·콘텐츠 IP 협업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최근에는 코오롱FnC가 IP 사업 전담 조직인 ‘V본부’를 신설하며 관련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히는 등 패션기업들의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업계는 이러한 변화를 단순한 협업이란 트렌드가 아닌, 브랜드 성장의 전환점으로 보고 있다. 상품의 기능과 가격보다 콘텐츠와 팬덤이 소비를 이끄는 시대가 되면서, IP가 신규 고객 확보와 브랜드 경험을 확장하는 핵심 전략으로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다.

스파오 파자마(왼쪽), 탑텐 IP 협업


고객 모으는 ‘힘’ 상품에서 콘텐츠로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데이터인텔로(DataIntelo)에 따르면 전 세계 캐릭터 라이선싱 시장은 2025년 324억 달러(50조191억원)규모에서 2034년 568억 달러(87조6700억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시장 확대의 배경에는 소비 방식의 변화가 자리한다. 특히 밀레니얼과 Z세대를 중심으로 캐릭터를 단순한 콘텐츠가 아닌 자신의 취향과 정체성을 드러내는 수단으로 소비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여기에 스트리밍 플랫폼 확산으로 활용 가능한 IP가 크게 늘어나면서 라이선스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패션업계에서도 IP는 더 이상 캐릭터 상품을 만드는 도구가 아니다. 시즌 상품만으로는 소비자의 관심을 지속적으로 확보하기 어려워지면서 정규 컬렉션과 별도로 선보이는 캡슐 컬렉션의 핵심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상품 수는 적지만 기획 기간이 짧고 화제성을 빠르게 확보할 수 있어 브랜드들이 신규 콘텐츠 전략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또한 친숙한 캐릭터 IP는 브랜드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역할도 한다. 소비자에게 익숙한 캐릭터가 브랜드를 처음 접하는 계기를 만들고, SNS를 중심으로 자연스러운 콘텐츠 확산을 이끌면서 브랜드 인지도와 고객 접점을 동시에 넓히고 있다는 평가다.

키르시X챠미키티 협업 인기 제품


패션 브랜드 관계자는 “과거에는 상품 경쟁력이 핵심이었다면 최근에는 브랜드가 어떤 팬덤과 연결돼 있는지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며 “고객을 모으는 힘도 상품의 품질보다 설득력 있는 콘텐츠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업계에서는 IP의 화제성이 단기적인 판매 성과를 넘어 브랜드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단순히 유명 캐릭터를 노출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가 가진 감도와 제품, 공간 경험으로 자연스럽게 연결해야 지속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IP 협업은 판매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협업 컬렉션은 일반 시즌 상품보다 초기 주목도와 콘텐츠 반응이 높은 편이며, 인기 그래픽이나 핵심 상품을 중심으로 빠른 판매 흐름이 나타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오프라인 팝업과 연계한 경우에는 방문객 증가와 체류시간 확대, SNS 인증 콘텐츠 확산 등 브랜드 경험을 강화하는 효과도 확인되고 있다.

SPA가 연 IP 협업 시대

IP 협업은 가장 먼저 SPA 브랜드에서 본격화됐다. 가격 경쟁이 심화되면서 상품 자체보다 이미 형성된 팬덤을 브랜드 안으로 끌어들이는 전략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IP는 단순한 협업을 넘어 신규 카테고리 진출과 브랜드 이미지 강화, 신규 고객 확보를 위한 핵심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아크메드라비 스폰지밥 협업 컬렉션


대표적인 사례가 이랜드월드의 스파오다. 스파오는 협업 전담 조직인 ‘콜라보셀’을 운영하며 소비자 선호도와 트렌드를 분석해 협업 IP를 발굴하고 있다. 지난해 스파오의 외부 IP 협업 사업 매출은 전년 대비 30% 이상 성장했다. 지난 6월 진행한 ‘스파오프렌즈 랩(Lab)’ 팝업스토어는 사전 예약만 1만5000명이 몰리며 높은 관심을 끌었다.
스파오는 IP를 통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대표 사례로도 꼽힌다. 2017년 일본 만화 캐릭터 ‘짱구는 못말려’를 활용한 파자마를 선보이며 홈웨어 시장에 진출했고, 당시 단일 상품 매출이 1500억 원에 달할 정도의 흥행을 기록했다. 이후 해리포터, 톰과 제리, 미피 등 다양한 글로벌 IP를 활용한 파자마를 연이어 출시하며 ‘파자마 맛집’이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했다.

최근에는 신성통상의 탑텐도 ‘패밀리 홈웨어’ 시장에 뛰어들었다. 고양이 캐릭터 ‘마인드어데이 커버캣’과 협업한 파자마를 앞세워 가족 단위 수요를 공략하며 IP를 라이프스타일 카테고리로 확장하고 있다. 유니클로 역시 UT 컬렉션을 통해 포켓몬, 명탐정 코난, 최애의 아이, 미피, 미키마우스 등 다양한 글로벌 IP와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캐주얼·여성복으로 번진 IP 열풍
SPA에서 시작된 IP 협업은 캐주얼과 여성복 브랜드에서도 활발하다. 특히 젊은 소비자 비중이 높은 브랜드들은 캐릭터 IP를 신규 고객 유입과 브랜드 경험 확대를 위한 마케팅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하이라이트브랜즈의 키르시는 최근 산리오코리아의 ‘챠미키티’ 협업 컬렉션을 선보이며 IP 콘텐츠를 강화했다. 지난 5월 무신사스토어 명동점과 롯데백화점 본점 키네틱그라운드에서 팝업스토어를 운영한 데 이어, 6월 성수동에서는 ‘키르시 집(KIRSH ZIP)’ 팝업을 진행하며 협업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

시리즈 X GTO 협업 팝업스토어 현장


판매 성과도 뚜렷했다. 챠미키티 협업 컬렉션은 출시 이후 누적 매출 2억 원을 기록했으며, 인형참 후드집업과 키링은 발매 1주일 만에 완판됐다. 협업이 단순한 초기 화제성에 그치지 않고 한 달 이상 꾸준한 판매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오프라인에서도 신규 고객 유입 효과가 확인됐다. 성수동 팝업스토어는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상권 특성에 힘입어 방문객의 70~80%가 외국인으로 집계됐다. 키르시는 챠미키티가 가진 높은 대중성과 팬덤이 브랜드 고객층을 넓히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아크메드라비 역시 IP 협업을 브랜드 정체성을 확장하는 전략으로 활용하고 있다. 라인프렌즈, 스폰지밥, 케어베어 등 다양한 글로벌 IP와 협업을 이어오며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를 넘어 문화적 경험을 제안하는 브랜드로 포지셔닝하고 있다.

업계는 최근 소비자들이 제품의 디자인과 품질뿐 아니라 브랜드가 제안하는 취향과 문화에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에 따라 IP 협업은 브랜드의 그래픽 아이덴티티와 세계관을 보다 직관적으로 전달하는 수단으로 활용되며, 신규 고객이 브랜드를 경험하는 첫 접점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신규 고객 확보에 나선 남성복
IP 협업에 상대적으로 보수적이었던 남성복 시장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남성복은 브랜드 철학과 정체성, 충성 고객층의 비중이 높아 캐릭터 협업이 쉽지 않은 복종으로 꼽혀왔다. 과도한 캐릭터 활용이 브랜드 가치 희석이나 기존 고객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신규 고객 확보와 브랜드 경험 확대를 위해 IP를 적극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코오롱FnC다. 회사는 최근 IP 사업 전담 조직인 V본부를 신설하고 자체 IP 개발과 외부 캐릭터·셀러브리티 IP 사업을 본격화했다. 패션을 넘어 라이프스타일과 문화 콘텐츠를 아우르는 사업으로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코오롱FnC는 이미 협업을 통해 IP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남성복 브랜드 시리즈는 지난 5월 일본 애니메이션 ‘GTO’와 협업한 팝업스토어를 성수동에서 운영해 11일간 누적 방문객 1만 명을 기록했다. 협업 컬렉션은 목표 대비 150%의 매출을 달성했다. 구매 고객의 81%가 신규 고객으로 집계됐다. 특히 2030세대 비중이 75%에 달해 IP 협업이 젊은 고객층 유입에도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머징 남성복 브랜드도 협업 범위를 넓히고 있다. 이스트로그와 언어펙티드(를 전개하는 라이어트는 유니버설 스튜디오와 단독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IP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25SS 시즌 선보인 ‘우디 우드페커(Woody Woodpecker)’ 협업 컬렉션은 소진율 80%를 기록했으며, 이후 ‘펠릭스 더 캣(Felix the Cat)’, ‘백 투 더 퓨처(Back to the Future)’ 등으로 협업을 이어갔다. 특히 이스트로그는 여성복 라인을 확장 중인데, IP 협업이 여성 고객 유입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스트로그 X 유니버셜스튜디오 IP 협업 제품
 
캐릭터보다 브랜드가 먼저다
다만 업계는 IP 협업이 모든 브랜드의 성공을 보장하는 해법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협업이 늘어날수록 차별화는 어려워지고, 브랜드 정체성과 맞지 않는 IP를 선택할 경우 기존 고객 이탈이나 브랜드 가치 희석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협업을 진행한 브랜드들은 가장 큰 과제로 IP의 높은 인지도와 브랜드 정체성 사이의 균형을 꼽았다. 캐릭터의 화제성은 상품 주목도를 높일 수 있지만, 브랜드 고유의 감성과 디자인 철학이 드러나지 않으면 단순 굿즈에 머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최근 브랜드들은 캐릭터 그래픽을 제품에 단순히 적용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소재와 브랜드 고유의 디자인 언어 안에서 IP를 재해석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키르시 관계자는 “IP 협업간 중점은 캐릭터 IP의 인지도에 기대기보다 소비자가 납득할 수 있는 협업 서사를 만드는 일”이라며 “챠미키티의 세계관을 키르시 특유의 밝고 위트 있는 브랜드 무드와 자연스럽게 연결하고 제품과 공간, 비주얼 전반에 일관된 스토리를 담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키르시는 향후 협업 대상도 캐릭터에 한정하지 않고 콘텐츠, 아트, 컬처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중요한 것은 IP의 종류보다 브랜드가 새로운 경험과 스토리를 제안할 수 있는지 여부라는 설명이다.

또한 업계에서는 IP 협업이 단기적인 화제성을 만드는 마케팅 수단을 넘어 브랜드 성장 전략의 일부로 자리 잡고 있다고 평가한다. 소비자들이 패션을 제품이 아닌 콘텐츠와 경험으로 소비하기 시작하면서 IP는 브랜드와 고객을 연결하는 새로운 언어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크메드라비 관계자는 “모든 IP 협업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브랜드와 IP의 연결성이 약하거나 단순한 로고 결합에 그치면 일시적인 화제성으로 끝날 수 있다”며 “결국 중요한 것은 어떤 IP를 선택했는지가 아니라 이를 브랜드만의 디자인 언어와 고객 경험으로 어떻게 풀어내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IP 협업은 이제 단순한 화제성 경쟁을 넘어 브랜드 경쟁력의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유명한 캐릭터를 확보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만의 해석으로 새로운 경험을 제안하는 데 있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Tag#IP 전성기#캐릭터#브랜드협업#캐릭터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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