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2일 충남 아산시에서 열린 충청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이재명 대통령,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 [청와대]
정부가 서남권 반도체 메가프로젝트에 이어 이번에는 충청권을 대한민국 첨단 제조의 핵심축으로 육성하는 청사진을 내놨다. 삼성과 SK하이닉스, 셀트리온 등 주요 기업들이 충청권에 총 392조원 규모의 민간 투자를 추진하고, 정부는 재정·금융·규제·세제 지원을 총동원해 투자 실행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바이오, AI 인프라를 권역별로 연결해 국가 첨단산업 지도를 완성하는 동시에, 충청권을 AI 시대 소재·부품과 첨단 제조의 중심지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산업통상부는 2일 충남 아산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에서 '충청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를 열고 '충청권 차세대 첨단산업 육성 전략'을 발표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충청권에 투입될 총 392조원 규모의 기업별 투자 계획과 정부 지원 방안이 공개됐으며, 기업과 중앙정부, 지방정부는 투자 이행을 위한 협약도 체결했다.
삼성, 140조원 투자…"AI 시대 성패는 소재·부품"
충청권 투자의 중심에는 삼성이 있다.
삼성은 충청권에 총 140조원을 투입해 최첨단 디스플레이와 HBM(고대역폭메모리), 차세대 배터리, AI 서버용 패키지 기판 등 미래 성장동력 생산기지를 구축한다. 충청을 글로벌 초격차 소재·부품 허브로 육성하고 양질의 일자리 25만개를 창출한다는 것이 삼성의 구상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이날 "국토의 중심 충청은 앞으로 IT 소재·부품의 글로벌 허브로 더 큰 성장을 이뤄갈 것"이라며 "AI 시대의 미래 성패는 AI를 구동하는 소재와 부품에 달려 있으며 이는 삼성의 미래와도 직결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세계 경제의 판이 흔들리는 승부의 시간"이라며 "삼성은 초격차 산업 강국으로의 대도약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또 충청권 생산기지의 성장사를 직접 언급했다. 그는 "30여 년 전 포도밭이던 아산은 세계 최대 디스플레이 단지가 됐고, 논과 밭이 대부분이던 온양은 범용 반도체 후공정 중심에서 글로벌 최첨단 HBM 팹으로 전환되고 있으며, 세종 역시 일반 기판 생산을 넘어 AI 서버용 패키지 기판을 만드는 생산기지로 성장했다"며 "삼성의 꿈이 이곳 충청에서 뿌리내리고 자라 결실을 맺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선제적인 투자가 기업 성장과 지역, 국가 발전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의 모범을 충청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계열사별 투자도 AI 시대 핵심 공급망 구축에 맞춰 진행된다.
가장 큰 규모는 삼성디스플레이다. 67조원을 투입해 아산에 스마트폰·IT용 OLED는 물론 XR(확장현실), 자동차, 휴머노이드, 웨어러블 기기용 고부가가치 OLED 생산라인을 증설하고, 차세대 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와 초고해상도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생산기지를 구축한다. AR·VR·MR 등 차세대 디바이스 시장 확대에 대응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디스플레이 클러스터를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천안·온양에 총 56조원을 투자한다. 온양에는 HBM 전용 팹(Fab) 5개 라인을 구축해 AI 반도체 핵심 메모리 생산능력을 대폭 확대하고, 천안에는 HBM 대응 설비 증설과 생산라인 현대화를 추진한다. AI 시대 핵심 메모리인 HBM 생산의 글로벌 거점으로 충청을 육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SDI는 천안에 9조원을 투자해 차세대 배터리 신공법을 검증하는 '마더라인(Mother Line)'을 구축한다. 이곳에서 검증한 제조기술을 글로벌 생산기지로 확산해 차세대 배터리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삼성전기는 2040년까지 약 8조원을 투입해 세종을 AI 서버용 고성능 패키지 기판의 글로벌 제조 허브로 육성한다. 생산설비 확충과 함께 핵심 요소기술 연구개발(R&D), 전문인력 양성도 병행해 AI 반도체 공급망 경쟁력을 강화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일 충남 아산시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충청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
SK하이닉스 100조·셀트리온 2조…AI·바이오 투자 확대
삼성 외 기업들의 투자도 충청권 산업지도를 바꿀 핵심 축이다.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와 첨단 패키징 팹 등에 약 100조원을 투자해 AI 반도체 시대 핵심인 첨단 패키징 경쟁력을 강화한다. 셀트리온은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에 약 2조원을 투자해 충청권 바이오 생산기반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민간에서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약 150조원 규모의 투자를 별도로 추진한다고 산업통상부는 밝혔다. 반도체와 AI 인프라, 바이오 산업을 연계한 미래 성장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산업부, ‘BOOSTER’ 패키지 가동…투자 실행력 높인다
정부는 민간 투자 계획이 실제 사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전방위 지원에 나선다.
산업부는 재정(Budget), 금융(Optimized Financing), 규제(Open Zone), 기술(Strategic R&D), 세제(Tax Incentives), 인력(Expert Workforce), 인프라(Regional Infrastructure)를 묶은 'BOOSTER' 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성장엔진특별보조금과 국민성장펀드·지역성장펀드 등을 통해 대규모 투자자금을 지원하고, 메가특구법 제정을 통해 규제특례와 세제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국가첨단전략산업 및 소재·부품·장비 특화단지 지원, 대형 국가 R&D 프로젝트, 거점국립대 및 융합연구원 육성 등을 추진하며,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민간기업이 참여하는 '충청권 첨단전략산업 대도약 TF'를 구성해 100일 이내 종합지원계획을 마련할 예정이다.
HBM과 OLED, AI 서버용 패키지 기판, 차세대 배터리, 바이오의약품은 모두 소재·부품·장비 기업과 협력사가 함께 성장해야 하는 산업이다. 생산라인 증설과 연구개발 확대, AI 데이터센터 구축이 본격화되면 충청권 중소기업의 신규 수주와 기술개발, 고용 확대 효과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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