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도 2040년까지 370조엔에 달하는 AI, IT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이미지=GPT-5.5]
일본도 반도체와 피지컬AI 분야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금까지 미국, 중국, 한국 등에 비해 디지털 산업에서 상대적으로 뒤떨어진 것으로 평가받았다. 이에 다카이치 내각은 “2040년까지 반도체·피지컬 AI 등 17개 전략 분야에 370조 엔 규모 민관 투자를 실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액만 놓고 보면 한화 3700조에 달해, 최근 한국의 3대 메가 프로젝트(약 4700조)에 조금 못미치는 수준이다. 물론 이에 대해 “선진국 최악 수준의 재정 상태가 투자 확대의 구조적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부정적 평가도 있어 그 결과가 주목된다.
일본 정부는 일단 370조 엔 규모의 관민 투자 계획을 공식화, 장기 긴축 기조에서 적극적 산업 투자로 정책 방향을 전환했다. 반도체에 68조 엔으로 최대 비중을 배정하고 콘텐츠·바이오·통신 등 비IT 분야에도 80조 엔 이상을 분산 투입, 경제안보와 수출 동력 다변화를 동시에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6월 24일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 주재로 성장전략회의와 경제재정자문회의 합동회의를 개최, 이같은 17개 전략 분야 62개 핵심 제품·기술에 대한 투자 계획을 공식화했다.
일본 정부는 이를 민간기업의 투자 판단을 돕는 벤치마크로 제시했다. 구체적인 정부 지출 규모는 7월 발표될 성장전략과 ‘골태방침’에 반영할 것으로 전해졌다. ‘골태방침(骨太方針)’은 일본 정부가 매년 발표하는 경제재정운영 및 개혁의 기본방침, 예산 편성의 큰 틀을 제시하는 정책 문서다.
17개 분야 중에서도 특히 반도체에 68조 엔으로 최대 규모를 배정했다. 또 로봇·자율주행을 포괄하는 피지컬 AI에도 10조 엔 이상을 투입하는 등 두 분야가 전체 전략의 핵심 축이 되고 있다. 이같은 적극재정으로의 전환은 특히 “노동력 부족과 기술 격차 확대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로 일본은 저출산·고령화로 제조·건설·물류 분야의 노동력 부족이 구조적 문제로 고착되되면서, 로봇·AI 기반 생산성 확보가 시급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반도체·AI 분야에선 美·中과의 투자 격차가 커지고 있다는 점도 작용하고 있다.
이에 “선진국 중 최악 수준인 재정 상태에도 불구, 다카이치 총리는 과도한 긴축 기조를 끊고 2040년 GDP 성장률을 '25년 0.8%에서 2%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직접 선언했다”는 보도다.
일본 정부는 특히 반도체를 경제안보의 핵심 자산으로 규정했다. 이에 대용량 데이터를 고속 처리하는 차세대 반도체의 개발·양산 체계 구축을 투자 목표로 명시했다. 또한 17개 전략 분야 전체 투자액 370조 엔 중 68조 엔이 단일 분야로는 가장 큰 비중을 차지, 정부가 반도체를 전략 우선순위 1위로 설정했음을 시사했다.
한켠에선 이같은 움직임은 미·중 중심의 공급망 재편 흐름 속에서 일본이 생산 기지로 다시 자리매김하기 위한 시도로 해석된다. 즉 “미국·중국 양국의 반도체 패권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일본은 특정 국가에 생산을 의존하지 않는 자체 공급망 구축을 핵심 과제로 설정했다”는 분석이다.
일본 정부도 “이번 투자가 반도체 생산 능력 확보를 넘어 소재·부품·장비 생태계 전반의 재건과 연결되는 구조”라는 점을 함께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68조 엔 규모 투자가 실제 생산 능력 확대로 이어질 경우,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서 일본의 위치가 ‘보조적 공급자’에서 ‘핵심 거점’으로 격상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일본의 '아시모' 로봇. [이미지=GPT-5.5]
또한 눈길을 끄는 것은 피지컬 AI·자율주행에 18조 7000억원을 쏟아붓는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실물 현장에 AI 적용을 본격화함으로써 로봇·무인체계가 제조·물류 현장에 투입되는 ‘실물 AI 시대’를 구현할 것이라는게 일본 정부의 설명이다. 이를 위해 피지컬 AI에 10조 5천억원, 자율주행에 8조 2천억원을 배정, 로봇과 산업 기계가 실제 물리적 환경에서 스스로 판단하고 작동하는 기술을 확보할 것이란 목표다.
이를 통해 공장 자동화, 무인 운송, 사회 기반 시설 점검 등 다양한 산업 현장에 AI·로봇 기술을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 또 “오는 2040년까지 AI 로봇 분야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 30% 이상을 확보, 美·中에 견줄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특히 “노동력 부족 해소와 안보 기술 확보“라는 이중 목적의 투자를 설계하고 있다.
특히 드론·방위산업·항공우주 분야도 피지컬 AI의 응용 영역으로 함께 육성키로 했다. 이는 ”민간 기술과 안보 기술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이중 활용 전략“으로 분석된다.
결론적으로 AI 분야 전체 투자는 443조 엔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낼 것으로 일본 정부는 자체적으로 추산했다. 17개 분야 중 가장 큰 파급효과로 전략의 중심축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일본 정부의 ‘청사진’에 대해 “선진국 최악 수준 재정 상태가 투자 확대의 구조적 제약 요인이 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즉 일본의 부채와 GDP 비율은 선진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370조 엔 규모 투자의 구체적 재원 조달 방안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여서 더욱 이런 부채-GDP 비율이 부각되고 있다. 그래서 일본 정부 스스로도 “성장전략이 목표치에 미달할 경우, 경제 성장이 둔화하고 재정이 악화하는 시나리오가 함께 존재한다”고 명시, 정책 실현에는 불확실성이 내재되어 있다는 지적이다.
일본정부의 이같은 계획에 대해 “주도 산업 육성 전략이 실제 성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美·中 양강 구도였던 반도체 패권 경쟁에 일본이 정부 차원의 투자로 참여하면서, 각국은 새삼 새로운 국제경쟁 구도 변화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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