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로이터연합]
미국 나스닥 입성을 앞둔 SK하이닉스에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주식예탁증서(ADR) 공모 수요예측에 모집 물량의 7배가 넘는 청약이 몰린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번 상장을 통해 AI 반도체 투자 재원을 얼마나 확보할지, 또 SK하이닉스 기업가치 재평가의 분수령이 될지 주목된다.
재계와 투자업계에 따르면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SK하이닉스 ADR 나스닥 상장 기념식에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등 주요 경영진과 함께 참석할 예정이다. 최 회장과 경영진은 글로벌 투자자들을 상대로 SK하이닉스의 AI 메모리 경쟁력과 중장기 성장 전략을 설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ADR 상장 규모는 약 43조원 수준으로, 전체 발행주식의 약 2.5%인 최대 1779만주가 신주로 발행된다. 공모가가 8일 종가 기준으로 정해질 경우 조달 규모는 245억달러, 우리 돈 약 37조14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2014년 알리바바 이후 외국 기업의 미국 상장 사례 중 역대 2위 규모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조달 자금은 국내 생산기지 투자에 투입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기 팹, 청주 P&T7 첨단 패키징 팹 건설, 극자외선(EUV) 스캐너 등 핵심 장비 취득에 자금을 활용할 방침이다. 이는 국내 반도체 장비·소재·부품 중소기업과 협력사의 수주 기회 확대로 이어질 수 있는 대목이다.
나스닥 상장의 배경에는 SK하이닉스를 단순 메모리 제조사가 아닌 AI 인프라 핵심 기업으로 재평가받겠다는 전략이 깔려 있다. 최 회장은 앞서 SK하이닉스 HBM 성공 스토리를 담은 책에서 시장이 SK하이닉스를 아직 범용 메모리 제조사로 인식해 더 높은 가치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중심으로 AI 서버와 데이터센터 수요 확대의 직접 수혜를 받고 있다. ADR 상장은 글로벌 장기투자 펀드와 기술 전문 펀드, 국부펀드 등 해외 기관투자가의 접근성을 높여 본주와 ADR의 동반 재평가를 유도하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상장이 국내 반도체 공급망에 미칠 파급효과도 관심을 끈다. 용인 클러스터와 청주 첨단패키징 투자가 본격화되면 클린룸, 장비, 부품, 소재, 자동화 설비, 패키징 관련 중소·중견기업의 참여 기회가 확대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최 회장이 방미 기간 엔비디아, 테슬라 등 주요 빅테크 경영진과 만날 가능성도 거론된다. SK하이닉스가 HBM을 넘어 차세대 서버용 메모리, 낸드플래시, AI 데이터센터 협력까지 논의할 경우 국내 반도체 생태계의 글로벌 공급망 편입도 한층 빨라질 수 있다.
다만 공모 흥행은 확인됐지만 실제 기업가치 재평가와 주가 흐름, 투자 집행 효과는 상장 이후 시장 평가와 반도체 업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럼에도 이번 나스닥 입성은 SK하이닉스가 AI 메모리 기업으로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직접 평가받는 첫 시험대라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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