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글로벌 의료기기 업체들이 영상진단장비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들이 영상진단 장비의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GE헬스케어, 지멘스 헬시니어스 등 글로벌 기업들이 초음파, CT, MRI 등 주요 영상진단 영역에서 인공지능(AI), 4D 영상, 광자계수 검출, 헬륨 프리 마그넷 등 차세대 기술을 적용한 장비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GE헬스케어는 차세대 심혈관 초음파 시스템 '비비드 파이오니어(Vivid Pioneer)'를 국내 출시하며 심혈관 진단 분야에서 정밀 영상 기술과 AI 자동화 기능을 전면에 내세웠다.
비비드 파이오니어는 고해상도 2D 및 4D 영상 기술, AI 기반 자동화 기능, 혈류 평가 기술을 결합한 심혈관 진단 장비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510(k) 허가와 유럽 CE 인증을 획득한 제품으로 심실 용적과 심장 기능, 판막 구조를 4D 영상으로 정밀하게 평가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특히 컬러플로우와 '래디언트플로우(Radiantflow)' 기술을 적용해 혈류 평가 기능을 강화한 점이 특징이다. 심혈관 질환 진단에서는 심장 구조뿐 아니라 혈류 흐름과 판막 기능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보다 직관적이고 정밀한 영상 정보 제공은 의료진의 판단을 보조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AI 기반 자동화 기능도 장비 경쟁력의 핵심으로 꼽힌다. 좌심실과 좌심방의 4D 정량 분석을 지원하는 '4D Auto LHQ', 도플러 분석 자동화 기능인 'AI Cardiac Auto Doppler' 등을 통해 반복 측정 과정의 부담을 줄이고 검사 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했다. 이는 검사자 간 편차를 줄이고 심혈관 초음파 검사에서 요구되는 정량 분석 과정을 보다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또한 신형 6Sc-D 프로브를 통해 신생아부터 성인까지 폭넓은 환자군을 대상으로 진단이 가능하도록 했으며 경량 설계를 적용해 카테터실, 중환자실, 수술실 등 다양한 의료 환경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심혈관 질환 환자의 진단과 치료가 여러 진료 공간에서 연속적으로 이뤄지는 만큼 이동성과 활용성을 높인 설계도 조명을 받고 있다.
김용덕 GE헬스케어 코리아 대표는 "고령화로 구조심장질환 환자가 증가하면서 정밀 진단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의료진의 임상 의사결정을 지원할 수 있는 영상 기술 개발을 지속하겠다"고 전했다.
지멘스 헬시니어스는 CT 분야에서 광자계수 기술을 앞세워 진단 영상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지멘스 헬시니어스 한국법인은 최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2026 메디엑스포 코리아'에서 광자계수 CT '네오톰 알파(NAEOTOM Alpha)'를 선보였다.
네오톰 알파는 반도체 소재 카드뮴텔루라이드(CdTe) 기반의 광자계수 검출기를 적용한 전산화단층 촬영 장비다. 기존 CT가 인체를 통과한 X선을 빛으로 변환한 뒤 다시 전기신호로 처리하는 간접 검출 방식을 사용하는 것과 달리, 네오톰 알파는 X선을 전기 신호로 직접 변환하는 방식을 적용했다.
이러한 검출 방식은 광자를 개별적으로 계수하고 에너지 정보를 직접 분석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에너지 적분 검출기 방식과 차별화된다. 중간 변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빛의 산란과 불필요한 노이즈를 줄임으로써 보다 선명한 고해상도 영상 데이터를 얻을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다.
광자계수 CT의 강점은 영상 품질뿐 아니라 환자 부담을 줄이는 데에도 있다. 더 적은 방사선과 조영제를 사용하면서도 고해상도 영상을 구현할 수 있어 소아 환자, 암 환자, 심혈관 질환 환자 등 반복 검사가 필요한 환자의 검사 환경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
또 물질마다 다르게 나타나는 X선의 에너지 반응 정보를 제공할 수 있어 기존 CT로 확인하기 어려웠던 미세 병변, 작은 혈관, 물질 구성 등을 시각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심한 석회화가 진행됐거나 스텐트가 삽입된 심장을 가진 환자의 경우 기존 CT로는 진단이 제한적일 수 있었던 미세 석회화와 스텐트 내부 구조에 대해 보다 정밀한 영상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네오톰 알파는 심혈관, 폐, 신경, 근골격계 등 다양한 임상 분야에서 의료진의 진료 의사결정을 보조할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관련 연구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CT 기술이 단순한 형태학적 영상 확인을 넘어 조직 특성과 물질 정보를 함께 제공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필립스코리아는 MRI 분야에서 지속가능성과 운영 효율성을 강조하고 있다. 필립스코리아는 삼성서울병원과 함께 헬륨 프리 기술이 적용된 MRI 운영 성과를 공개하며 자원 사용 효율성과 운영 안정성을 기반으로 한 지속 가능한 영상의학 운영 사례를 제시했다.
최근 의료기관은 진단 정확도와 환자 안전뿐 아니라 장비 운영에 따른 자원 사용량과 환경적 영향까지 함께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특히 MRI는 높은 진단 성능을 제공하는 대표적인 영상진단 장비이지만, 초전도 자석 운용을 위해 상당한 양의 액체 헬륨과 전력 자원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운영 효율성과 지속가능성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은 지난해 3월 필립스의 헬륨 프리 MRI '인제니아 앰비션 X(Ingenia Ambition X with BlueSeal XE);를 도입한 이후 약 18개월간 운영 경험을 축적했다. 이 장비는 완전 밀폐형 마그넷 구조를 적용해 기존 MRI 대비 헬륨 사용량을 크게 줄인 것이 특징이다.
기존 MRI가 약 1500리터의 액체 헬륨을 사용하는 것과 달리, 블루실(BlueSeal) 마그넷이 적용된 해당 장비는 약 7리터의 헬륨만으로 운영이 가능하다. 별도의 헬륨 재보충이 필요하지 않아 장기적인 운영 안정성 확보에도 도움이 된다.
또 MRI 초전도 자석이 초전도 상태를 잃으면서 액체 헬륨이 급격히 기화하는 퀜칭 상황에서도 헬륨 가스를 외부로 배출하기 위한 퀜치 파이프가 필요하지 않다. 이로 인해 설치 환경의 제약을 줄이고 공간 활용성과 설치 유연성을 높일 수 있다. 상급종합병원처럼 24시간 안정적인 검사 환경을 유지해야 하는 의료기관에서는 장비 성능뿐 아니라 유지관리와 복구 안정성도 중요한 평가 요소가 된다.
삼성서울병원은 약 18개월간의 운영을 통해 기존 MRI 대비 약 1500리터의 헬륨 사용을 절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비 미사용 시간대 전력 소모를 최소화하는 운영 방식을 통해 연간 약 40MWh의 전기 에너지도 절감했다. 이는 소형 전기차 1100대 이상을 완충할 수 있는 에너지량에 해당한다.
탄소 배출 측면에서도 약 16톤의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 효과가 확인됐다. 이는 승용차 한 대가 약 6만7000km를 주행하며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와 비슷한 규모다. 의료기관의 영상진단 장비 운영이 환경적 지속가능성과 연결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김지혜 삼성서울병원 영상의학과 과장은 "영상진단 장비가 24시간 운영되는 상급종합병원에서는 안정적인 검사 환경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앞으로는 영상 품질과 검사 효율성뿐 아니라 운영 지속가능성과 자원 효율성도 의료기관이 함께 고려해야 할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낙훈 필립스코리아 대표는 "삼성서울병원은 국내 최초로 헬륨 프리 MRI를 도입해 지속 가능한 영상의학 운영 가능성을 선제적으로 검증한 의료기관"이라며 "이번 사례는 첨단 진단 환경과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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