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도심의 상징적 백화점 BHV 마레가 중국계 울트라 패스트패션 플랫폼 쉬인과의 협업을 끝내고, 기성복 판매도 철수를 결정했다.
BHV 마레가 쉬인과의 협업을 끝내고, 기성복 판매에서 철수한다. 사진=BHV
170년 역사의 파리형 백화점 BHV 마레는 본래 주거·DIY·생활용품에 강점을 가진 생활 백화점이었지만, 2010년대 이후 갤러리 라파예트 그룹 체제에서 패션·액세서리·뷰티 비중을 키웠다. 패션네트워크 보도에 따르면 패션은 한때 BHV 매출의 최대 40%까지 차지했으나 최근에는 약 25% 수준으로 낮아졌다.
변곡점은 쉬인 입점이었다. BHV 백화점 모회사 소시에테데그랑마가쟁(SGM)은 지난해 11월 파리 리볼리 거리 본점에 셰인 상설 공간을 열며 이를 청년층을 겨냥한 새로운 집객 장치로 설명했지만, 프랑스 패션업계와 정치권, 시민단체의 반발은 컸다. 쉬인은 프랑스에서 소비자 보호, 개인정보, 제품 안전성 문제로 여러 차례 제재와 조사를 받은 바 있다.
쉬인의 입점은 BHV가 이 같은 평판 리스크를 함께 떠안는 구조를 만들었다. 온라인 초저가 모델은 방대한 상품 수와 낮은 운영비를 기반으로 하지만, 백화점 상설 매장은 임대료, 판매 인력, 진열 재고, 반품 관리 비용을 수반한다. 가격 경쟁력과 오프라인 매장 경험을 동시에 유지하기 어려운 구조였던 셈이다.
BHV의 내부 문제도 이미 누적돼 있었다. 르몽드는 BHV가 2024년 세전 960만 유로 흑자로 회복했지만 2025년에는 200만 유로 적자로 돌아섰다고 보도했다. 공급업체 대금 지급 지연, 일부 층의 공실화, 브랜드 이탈, 직원 불안도 함께 거론됐다. 쉬인 입점은 이러한 경영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기존 파트너의 신뢰 이탈을 가속한 계기로 작용했다.
SGM은 최근 BHV 마레와 Parly 2의 영업권을 칼 스테판 코탕댕(Karl-Stéphane Cottendin) 등 현 BHV 경영진에게 넘긴다고 발표했다. 새 경영진은 쉬인 협업을 전략적 오류로 보고, BHV를 주거·DIY·인테리어·가구·조명·주방·테이블웨어·침구·취미·가전·서적 등 생활 영역 중심으로 재편하겠다는 방침을 냈다. 이로써 파리 중심부에서 접근 가능한 주요 패션 유통망 하나가 사실상 사라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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