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반기 한국경제는 5대 내적 리스크를 극복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K-프린팅 2025'로서 본문 기사와 직접 관련은 없음.
우리 경제는 중동전이나 글로벌 금융시장, 관세 등 대외 리스크뿐 아니라, 국내적으로도 다양한 리스크를 안고 있다. 특히 하반기엔 금리 등 ‘금융․통화정책의 전환’과, ‘주식시장 불안정성 확대’, 그리고 실물 경기 부문의 ‘건설투자 회복 지연’과 ‘고용 제로’, ‘내수 부진’ 등 5가지 요인이 대표적인 국내 리스크로 꼽혀 눈길을 끈다.
현대경제연구원(현경연)은 “우리 경제는 높은 대외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등 특정 산업의 호황에 힘입어 성장 기대감이 점차 높아지고 있지만, 다양한 내부적인 리스크가 걸림돌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금리 등 통화정책의 전환
이에 따르면 우선 하반기 국내 리스크 중 첫 번째는 ‘금리 등 통화정책의 전환’이다. 대내적으로는 3고 현상(고유가·고환율·고물가)의 장기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대외적으로도 미국 연준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는 등 통화정책 전환 조건이 갖추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먼저 대내 여건 변화다.
실제 달러당 원화 환율은 5월 평균 1491.3원을 기록해 전년동월비 7.2% 상승했다. 두바이유가도 배럴당 102.3달러로 전년동월비 60.8% 상승하였다.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1월 2.0%에서 5월 3.1%로 크게 높아진 상황이다.
반면에 지난 1분기 경제성장률은 전기비 1.8%(전년동기비 3.8%)로 급등했고, 주요 전망기관의 연간 성장률 전망치도 2% 중반대로 상향 조정되었다. 대외적으로도 ‘FedWatch’에 따르면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가 지금까지의 인하 기대와는 달리, 3분기에 4.00%(상단 기준)로 1차례 인상될 전망으로 나타나는 등 ‘예비적 금리인상’(preemptive rate hike) 필요성이 확대되고 있다.
한편, 기준금리 인상 등 통화정책의 긴축 전환은 환율 및 물가 안정에는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내수 경기 회복 지연 등을 통한 성장세 둔화로 이어질 수 있음에 주의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는 지적이다.
지난 2000년 이후 기준금리 변동 시기별 주요 변화를 살펴보면, ‘원/달러 환율’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코로나19 팬데믹,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국-이란 전쟁 등의 영향을 제외하면 기준금리 상승기에는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로 대표되는 실물 경기의 경우, 내수와 성장률은 전반적으로 기준금리 변화 방향과 동일한 움직임을 보인 후 반대 방향으로 진행된 바 있다.”는 진단이다. 즉, 기준금리 인상과 동시에 경기 둔화가 시작되는 것은 아니지만, 시차효과 발생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
건설투자 회복 지연
2026년 건설투자는 대내외 요인으로 인해, 기저효과에 따른 반등마저 미약해질 가능성이 높다. 이는 소비와 고용, 지역경제 등의 부정적 영향으로 확산될 것이란 우려다.
건설 투자는 증가세 전환이 예상되나, 그 회복 강도는 미약할 전망이다. 2025년 3~4분기 전망 시점만 하더라도 2026년 건설투자가 5년 연속 역성장에서 벗어나 연간 2%대로 회복할 것이 예상되었다. 그러나 최근 주요 기관은 건설투자 전망치를 0%대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건설수주는 반등하고 있으나, 건축 부문을 중심으로 부진이 지속되고 있어 건설기성은 여전히 침체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특히, 건설기성의 약 70%를 차지하는 건축 부문이 주택시장 불확실성, 지방 미분양, 수익성 악화 등의 영향으로 개선이 되지 않고 있다. 건설기성은 건설업체의 국내공사 현장별 시공 실적을 금액으로 조사하여 월별로 집계한 것이다.
건설투자는 향후 고물가·고환율·고금리로 인해 회복세가 날로 미뤄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건설공사비 상승률(전년동월비)은 2025년 말부터 다시 2%대로 높아진 가운데,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 장기화로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 원/달러 환율 상승 등이 나타나고 있어 건설공사비 상방 압력이 높아졌다.
한편, 기준금리 인상도 예상되고 있어 향후 부동산 PF 리스크 재확대나, 건설사의 자금조달 여건 악화 등도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내수 파급효과가 큰 건설업의 부진으로 인해, 성장과 고용, 지역경제 위축 등 경제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며 내수 리스크로 자리할 가능성이 늘어나고 있다. 건설투자 부진은 고용 감소와 관련 산업의 생산 둔화를 통해 경제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 한국경제의 성장 여력을 훼손할 수도 있다.
한편, 건설업 폐업 신고도 2026년 1~5월 누적 1,726건에 달해 2026년에 연간 기준 역대 최대 수준에 근접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비수도권 지방을 중심으로 건설사의 폐업·공사 중단이 증가, 지역 일자리 감소와 소비 둔화 등 지역 경제에도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된다.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정 클린룸 모습. [출처=GPT-5. SK하이닉스]
‘고용없는 성장’ 우려
산업 구조 변화, AI자동화 확산 등으로 인해 경제 성장에도 불구하고 고용 증가가 둔화하는 ‘고용 없는 성장’ 현상이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2026년 경제 성장에도 불구하고 고용은 제한적인 증가세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이런 흐름은 향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최근 성장세를 주도하고 있는 ICT 제조업의 ‘성장 대비 제한적인 고용 창·출력’에 기인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ICT 제조업은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 등을 중심으로 2026년 1분기 전기대비 15.4% 증가하는 등 경제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그러나 해당 산업의 취업유발계수는 다른 산업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반면, 건설업, 서비스업 등 고용 창출력이 높은 산업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고용 확대 여력이 제한된 상황이다.
또한, 로봇, 인공지능(AI) 등을 중심으로 산업 전반에서 자동화가 빠르게 확산되며, 노동 투입을 최소화한 생산 구조가 강화된 점도 주요 원인이다. 국내 로봇 밀도(근로자 1만 명당 산업용 로봇의 수)는 1,220대로 세계 1위를 기록하는 등 제조업에서 로봇을 통한 노동 대체가 가속화되고 있다.
제조업뿐만 아니라 유통, 의료, 숙박 및 음식점업 등 전 산업으로 로봇 도입이 확산되는 가운데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업무 자동화와 결합하면서 전반적인 노동 수요 압력이 감소하고 있다. 이 밖에도 해외 생산 이전에 따른 국내 고용 감소, 노동시장 경직성으로 인한 신규 채용 제약 등으로 경제 성장과 고용 증가 간 연계성이 약화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와 같은 ‘고용 없는 성장’이 고착화될 경우 사회 양극화, 청년 실업 등의 구조적 문제가 더욱 악화할 것으로 우려된다.
주식시장 불안정성 확대
주식시장 활황과 함께 레버리지를 활용한 투자 증가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주가 조정으로 인한 주식시장 불안정성이 증폭되고, 그로 인한 소비 위축 리스크가 발행하곤 한다.
코스피지수는 반도체 등 주요 기업의 이익 전망 개선, 기업가치 제고 정책 등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주식시장 활황과 함께 신용거래융자 잔고 및 미수금 규모가 사상 최고 수준으로 늘어나고 있으며, 이와 함께 주식시장 변동성도 대폭 확대되고 있다. 2026년 5월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사상 처음 38조 원을 넘어섰으며, 위탁매매 미수금 규모도 약 2조 원에 도달했다. 한편 시장 변동성 완화 장치인 서킷브레이커와 사이드카가 반복 발동되는 등 주가 상승세와 함께 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만 사이드카가 총 26회 발동되었으며,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연간 26회 발동) 당시보다 현재 더 높은 시장 변동성을 보이고 있음을 시사한다. 레버리지를 활용한 투자 규모가 높아진 상황에서 주가 하락에 따른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투자자 손실 증가와 증권사의 신용공여 관리로 인해 주식시장 충격이 증폭될 우려가 있다.
특히 급격한 주가 조정(하락)이 발생하면 ‘담보비율 하락 →신용청산 및 반대매매 발생 →추가적인 주가 하락’ 경로를 통해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특히, 최근 특정 종목의 2배 추종 ETF 등 파생형 ETF로의 자금 쏠림도 확대되고 있어, 주가 조정 시 투자자의 손실 폭 확대와 시장 변동성이 가중될 우려도 존재한다.
한편 주가 조정 발생 시, 역자산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레버리지를 활용한 주식 투자 확대가 소비를 위축시킬 가능성도 상존한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자산효과의 비대칭성으로 인해 ‘주가 하락 시 소비 감소 효과’가 ‘주가 상승 시 소비 증가 효과’보다 더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레버리지를 활용한 투자자는 주가 조정 발생 시 평가손실과 이자 비용을 함께 부담, 가계 소비 여력이 제약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내·외수 간의 양극화
내수-외수 간 격차가 확대됨에 따라 사회 구조적 양극화를 심화시킬 것으로 우려된다. 만약 외수(수출 등) 충격이라도 발생하면, 동반 경제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최근 한국 경제는 수출 호조에 힘입어 성장했으나, 수출 증가가 물량이 아닌 단가에 의존하는 구조로 글로벌 가격 불안정에 취약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반도체 중심의 수출 회복은 내수 경로로의 파급 효과가 제한적이다. 반도체 산업은 자본집약도가 높아 취업유발 효과가 작고, 취업자 비중도 낮다. 그로 인해 호황이 고용 및 소득으로 환류되는 경로가 취약하다. 이에 따라 내수는 외수(반도체 수출 등)의 증가세를 따라가지 못하며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이같은 내수-외수 간 불균형은 산업, 기업, 계층 전반에 걸쳐 K자형 양극화로 확산되고 있다.
2026년 1분기 전자·영상·통신장비(반도체 등)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에 비해 급등(8.8%→42.2%)했다. 그러나 서비스업은 5%대에 정체되었고, 동일 제조업 내에서도 대기업은 대폭 상승(6.6%→20.3%)했으나, 중소기업은 4%대에 그치며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가계 부문에서는 2025년 4분기 자영업 취약 차주의 연체율(12.14%)이 비취약 차주(0.66%)를 크게 상회하는 등 취약 부문의 부실이 심화되는 상황이다. 그래서 “이같은 단가 및 반도체 의존적 수출과, 약한 내수 체력이 맞물려, 향후 반도체 슈퍼사이클 종결 등 대외 충격이 일어날 경우, 외수와 내수의 동반 침체로 확대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울산항 현대자동차 전용부두의 수출용 자동차 선적 모습. [출처=현대자동차, GPT-5]
성장 모멘텀 위한 5가지 대안
이에 현경연은 “다양한 리스크에 노출될 가능성이 큰 만큼 적절한 대응을 통해 성장모멘텀을 이어가야 한다”며 5가지 대안을 제시했다.
우선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조정하고, 경제주체 심리의 급속한 냉각을 차단하며, 금융 취약계층의 부실화를 예방하는 등을 통화정책의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다음으론 “국내 투자 활성화를 통해 신규 일자리 창출력을 높이려는 노력이 선행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또한 “고용 안전망 강화와 고용 촉진을 위한 효율적인 정책과 함께 기존 일자리 유지와 신규 취업 기회 등을 동시에 꾀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고용과 경기 진작 효과가 상대적으로 큰 건설경기의 조기 회복이 중요하다는 주장이다. 이를 위해 “주택 공급책 조기 실행,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시장 재점검과 정상화 촉진, 신기술·신산업 발전에 필수적인 인프라 투자 확대 등”을 대안으로 주문했다.
금융시장의 안정화도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그 방안으로 “‘금융시장 스트레스’ 테스트를 활성화하고, 금융 파생상품 시장 건전성 확보, 개인투자자에 대한 금융 및 투자 교육 강화 등”을 꼽았다.
또한 하반기에도 내수 부진이 지속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수출의 성장 동력 기능을 유지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이를 위해 “수출 기업에 대한 정책 강화, 내수 기업의 수출 지원 강화, 중동 등 전후 복구 사업 진출 지원” 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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