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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병두 기자
  • 기사등록 2026-06-30 10:01:22
  • 수정 2026-06-30 11:5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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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 '3대 메가프로젝트' 시동…AI·반도체·데이터센터 국가전략 본격화
삼성 2655조·SK 2100조 투자계획 발표…AI 소비국에서 수출국 도약 선언
광주·용인·청주·서남권 잇는 첨단 산업벨트 구축…전국 AI 인프라 재편
HBM·AI데이터센터·로봇·배터리까지 대규모 투자…소부장·中企 공급망 확대 기대
전력·용수·인허가·정주여건 개선이 관건…정부-기업 협력으로 투자 실행력 시험대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기업 투자계획 발표 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에게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가 삼성과 SK의 초대형 투자계획을 통해 본격적인 실행 단계에 들어갔다. AI를 국가 성장전략의 핵심 축으로 삼겠다는 정부 구상에 맞춰 두 그룹은 향후 수십 년간 AI 반도체와 AI데이터센터, 첨단 배터리, 로봇, 미래 에너지 등 국가 핵심 인프라에 총 4755조원 규모의 국내 투자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번 발표는 정부의 AI 산업전략과 민간 투자가 결합한 첫 대형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반도체 생산기지와 AI데이터센터, 전력망, 미래 에너지, 피지컬 AI를 하나의 산업 생태계로 연결해 한국을 'AI 소비국'이 아닌 'AI 수출국'으로 전환하겠다는 청사진이 구체화됐다는 평가다.

특히 AI 연산 능력 확보 경쟁이 국가 경쟁력으로 직결되는 상황에서 정부는 반도체·AI데이터센터·에너지 인프라를 동시에 확대하는 전략을 내세웠고, 삼성과 SK는 이에 맞춰 각각 제조혁신과 AI 인프라 구축을 중심으로 대규모 투자계획을 공개했다.

"반도체에서 AI까지"…삼성, 제조업 AI 전환에 2655조원

삼성은 최첨단 미래산업 육성을 위해 총 2655조원을 국내에 투자한다. 이 가운데 평택과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비롯한 수도권 반도체 거점에 2030조원을 투입하고, AI 반도체·로봇·배터리·IT부품·소재를 중심으로 호남·충청·영남에 625조원을 투자한다.

삼성 투자의 핵심은 단순한 생산능력 확대가 아니라 제조업 전반을 AI 기반 산업으로 전환하는 데 있다.

호남에는 총 425조원이 투자된다. 가장 주목되는 사업은 광주 신규 반도체 팹이다. 삼성은 기흥·화성, 평택, 용인에 이어 차세대 반도체 클러스터 후보지로 광주를 공식 제시했다. AI 시대 폭증하는 반도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수도권과 함께 양대 반도체 축을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광주에는 디지털트윈 기반 스마트가전 혁신 허브와 AI데이터센터용 히트펌프·공조기 생산시설도 함께 추진된다.

해남에는 삼성SDS가 참여하는 솔라시도 AI데이터센터가 들어선다. 이는 해외 빅테크 의존도를 낮추는 소버린 AI 인프라 구축의 핵심 거점으로, 금융·국방·공공서비스 AI 전환과 대학·기업 연구개발, 산업용 피지컬 AI를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충청권에는 AI 시대 핵심 부품 생산시설이 집중된다. 천안·온양에는 HBM 생산시설이 구축되고, 아산에는 차세대 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와 초고해상도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생산기지가 들어선다. 삼성SDI는 차세대 배터리 마더팩토리, 삼성전기는 AI 서버용 패키지 기판 생산라인을 구축한다.

영남권은 제조혁신 거점이다. 구미에는 휴머노이드 로봇 양산라인과 AI데이터센터가, 부산에는 AI 패키지 기판과 MLCC 생산라인이, 울산에는 전고체 배터리와 BESS 생산시설이, 거제에는 첨단 조선 생산거점이 들어설 예정이다.

SK "AI 소비국에서 AI 수출국으로"

SK는 AI 인프라 구축 자체를 성장전략의 중심에 세웠다.

SK는 전국에 총 15GW 규모 AI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대한민국을 글로벌 AI 연산 허브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5GW 규모를 구축한 뒤 AI 수요 증가에 맞춰 2035년까지 10GW를 추가 확충한다. 프로젝트 규모는 약 1000조원으로 제시됐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대한민국이 AI를 소비하는 나라에서 AI를 수출하는 나라로 전환하는 근간이 될 것"이라며 "AI 인프라는 다양한 산업이 함께 성장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총 1100조원을 투자해 용인·청주·서남권을 연결하는 AI 메모리 생산벨트를 구축한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기존 계획보다 12년 앞당겨 2033년까지 4번째 팹 건설을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총 600조원이 투입된다. 청주에는 약 100조원을 투자해 낸드플래시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HBM 후공정 역량도 강화한다. 이어 서남권에는 약 400조원을 투자해 새로운 반도체 생산거점을 구축한다.

이재명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기업 투자계획 발표 후 손을 잡고 있다. [청와대]


정부 산업정책과 민간 투자 맞물려

이번 발표는 이재명 정부가 제시한 '3대 메가프로젝트'와 민간 투자가 맞물렸다는 점에서 이전의 개별 기업 투자와 성격이 다르다.

정부는 AI 데이터센터, 반도체 생산기지, 피지컬 AI를 국가 성장축으로 삼고 전력망과 에너지 인프라를 함께 확충하는 산업전략을 제시했다. 삼성은 첨단 제조와 AI 기반 생산혁신에, SK는 AI 연산 인프라와 메모리 공급망 구축에 각각 초점을 맞추면서 역할을 분담하는 형태가 됐다.

산업계에서는 두 기업의 투자 방향이 상호 보완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이 AI를 구현하는 제조기술과 첨단 산업기반을 확대한다면, SK는 AI 서비스를 가능하게 하는 데이터센터와 메모리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에는 공급망 확대 기회

이번 투자계획은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에도 새로운 사업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규모 반도체 팹과 AI데이터센터 건설이 본격화되면 반도체 소부장, AI 서버 부품, 전력설비, 변압기, 냉각장비, 공조시스템, 배터리 소재, 패키징 장비, 산업용 로봇, 스마트팩토리, 디지털트윈, 보안, 유지보수 등 연관 산업 전반의 수요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AI데이터센터는 서버·전력·냉각·통신·배관·소방 등 다양한 산업이 동시에 참여하는 복합 프로젝트인 만큼 국내 중소기업의 공급망 참여 폭도 넓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투자 규모보다 중요한 것은 실행력

다만 투자계획이 실제 산업 경쟁력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과 SK 모두 전력과 용수 확보, 신속한 인허가, 교통망 확충, 정주여건 개선, 지역 인재 확보를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특히 SK는 용인 일반산업단지에 대한 제도 개선 필요성을, 삼성은 행정절차를 전담할 조직과 전력·용수 인프라 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실제로 이번 4700조원대 투자의 성패는 실행 속도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AI 인프라 구축을 둘러싼 글로벌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정부의 제도 개선과 지역 인프라 확충이 제때 이뤄질 경우, 이번 프로젝트는 한국 산업이 AI 중심 경제로 전환하는 분기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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