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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10 무신사·지그재그, 대놓고 붙었다…패션 플랫폼 디스전의 탄생 - - “지그재그? 돌아가는 소리”vs쿠폰명 ‘무쉰사’ 대기업 관료주의 벗고 링 위 오른 플랫폼들 ‘ - - 안전한 광고’ 대신 밈과 도발로 화제성 경쟁 가격보다 ‘도파민 문법’이 승부 가르는 시대
  • 박병두 기자
  • 기사등록 2026-06-23 20: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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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와 지그재그가 공식 SNS 계정을 통해 서로를 겨냥한 콘텐츠를 잇달아 공개하며 이례적인 '맞디스전'을 벌이고 있다. 사진=ChatGPT AI 생성이미지

무신사 공식 인스타그램


무신사와 지그재그가 공식 SNS 계정을 통해 서로를 겨냥한 콘텐츠를 잇달아 공개하며 이례적인 '맞디스전'을 벌이고 있다. 단순 할인 행사 홍보를 넘어 경쟁사를 직접 언급하는 도발적 마케팅에 나선 것이다. 업계는 이번 공방을 단순 이벤트 경쟁이 아닌, 대기업 플랫폼들이 기존의 안전하고 정제된 브랜드 문법을 벗고 밈과 화제성을 무기로 소비자와 소통하는 새로운 마케팅 경쟁의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무신사는 여름 할인 행사 ‘무진장’을 앞두고 ‘지그재그? 그건 돌아가는 사람들 얘기고’라며 지그재그를 직·간접적으로 언급하며 풍자하는 게시물을 공개했다. 이어 지그재그 고객센터 문의창에 ‘무진장 언제 시작해요?’라고 적힌 이미지를 게시하며 쐐기를 박았다.


지그재그 공식 인스타그램


이에 지그재그는 곧바로 대응에 나섰다. 자사 할인 행사인 ‘직잭팟’ 메인 화면에 ‘숙녀들은 다 지그재그래’라는 문구를 노출하고, 행사 쿠폰 코드명을 무신사를 비꼬는 ‘무쉰사’로 설정하는 등 무신사를 정조준한 콘텐츠를 연이어 공개했다.

인스타그램을 중심으로 양사의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그재그는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기는 어렵다”면서도 “서로 위트 있게 대응을 이어가고 있는 단계인 만큼 재미있게 지켜봐 주시면 좋겠다”고 전했다.

무신사 공식 인스타그램


‘모범생’ 옷 벗은 대기업들…공식 계정도 가드 내렸다
해외에서는 이미 익숙한 방식이다. 삼성전자와 애플, 코카콜라와 펩시 등 글로벌 기업들은 경쟁사를 재치 있게 비트는 광고로 오랜 기간 화제성을 만들어왔다. 반면 국내에서는 경쟁사를 직접 거론하는 데 신중한 분위기가 강해, 공식 계정끼리 이처럼 공개적인 ‘맞디스’를 주고받는 사례는 흔치 않았다.

기존 플랫폼들의 할인율, 쿠폰, 배송 서비스, 입점 브랜드 확보 등 실질적인 혜택 중심으로 전개되던 경쟁 방식이 점차 다양해지며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최근에는 소비자 관심을 확보하기 위한 콘텐츠 경쟁이 중요해지면서 sns 화제성이 새로운 경쟁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단순 광고보다 소비자 사이에서 자발적으로 확산되고 공유되는 콘텐츠가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는 구조다. 이번 무신사와 지그재그의 맞대응 역시 할인 행사를 홍보하는 동시에 SNS 화제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번 신경전은 덩치가 커질 대로 커진 공룡 플랫폼들이 그동안 고수해 온 ‘모범생’ 같은 정제된 이미지를 과감히 벗어던지는 과정으로도 읽힌다. 통상 거래액 수조 원대의 대기업으로 성장하면 브랜드 메시지는 복잡한 결재 과정과 리스크 검토라는 브레이크에 걸려 무색무취해지기 쉽다. “좋은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한다”는 식의 교과서적인 문구가 반복되는 이유다.

반면 양사가 주고받은 도발은 공식 계정의 명찰을 달고도 가까운 친구끼리 은근히 신경을 긁는 듯한 즉흥성과 날것의 타격감을 그대로 살렸다. 마케팅 조직이 상부의 눈치를 보며 몸을 사리기보다, 일정한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먼저 판을 흔드는 감각을 드러낸 것이다. 대기업의 안전제일주의 마케팅에 익숙해진 시장에는 신선한 자극으로 다가왔다.

이는 소비자를 가르치거나 일방적으로 광고를 주입하던 방식에서 벗어난 변화이기도 하다. 무신사와 지그재그는 인스타그램 피드에 하나의 링을 만들고, 이용자들이 실제로 즐기는 밈의 문법에 맞춰 먼저 가드를 내렸다. 과거 TV 광고가 막대한 자본과 객관적인 스펙으로 상대를 압도하려 했다면, 이번 경쟁은 말투와 폰트, 썸네일 구성, 댓글 창의 티키타카까지 모두 전략적 무기로 활용한다.

그 결과 인스타그램 피드는 광고판이 아닌 하나의 거대한 ‘팝콘 스펙터클’로 바뀌었다. 이용자들은 흥미진진한 공방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지켜보는 관객인 동시에, 어느 쪽의 대응이 더 재치 있었는지를 가르는 심판을 자처했다.

브랜드가 판 깔고 소비자가 키운 ‘도파민 커머스’
실제로 양사의 피드에는 이용자들이 자발적으로 몰려들어 게시물을 공유하고 댓글을 남겼다. 다른 브랜드들까지 댓글 창에 등장해 자연스럽게 자사를 알리면서도, 전체 콘텐츠의 흐름에 동참하는 모습을 보였다. 경쟁 당사자만의 공방이 여러 브랜드와 소비자가 함께 참여하는 놀이판으로 확장된 것이다.

브랜드가 화제의 단서를 툭 던지자 소비자가 스스로 세계관을 넓히며 재미를 완성하는, 이른바 ‘도파민 커머스’의 전형적인 장면이다. 이 같은 판에서는 막대한 제작비를 투입한 웰메이드 광고보다 시의적절하게 다듬어진 밈 하나가 더 강한 확산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물론 아슬아슬한 줄타기이기도 하다. 한순간 선을 넘으면 유쾌한 디스는 저열한 비방으로 추락할 수 있다. 특정 이용자층을 조롱하거나 사실관계를 왜곡하는 방향으로 번질 경우 브랜드 이미지에도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

그럼에도 이번 공방이 주목받은 이유는 대기업 특유의 엄숙주의와 형식적인 태도를 깨뜨렸기 때문이다. 리스크가 두려워 한발 물러서 있는 안전주의 브랜드보다, 기꺼이 링 위에 올라 유쾌하게 공격을 주고받는 브랜드에 최근 소비자들은 더 생생한 개성과 인간적인 매력을 느낀다.

무신사와 지그재그의 맞디스전은 단순히 이번 여름 할인 행사의 매출 승자를 가리는 싸움이 아니다. 누가 이용자들의 ‘도파민 문법’을 더 빠르고 세련되게 이해하고 있는지를 겨루는 자존심 대결에 가깝다. 특히 10·20대가 콘텐츠의 소비자를 넘어 확산과 재생산의 주체로 떠오른 패션·뷰티 시장에서는 가격과 혜택뿐 아니라 트렌드를 얼마나 민감하게 포착하고, 화제성을 얼마나 정교하게 설계하는지가 새로운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Tag#지그재그#무신사#패션플랫폼#플랫폼디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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